장수말벌은 이 땅에서 사는 벌 중 가장 큰 벌이다. 몸길이는 대략 5 cm 정도, 새끼엄지손가락만 할 정도이니 말벌에 비해서도 엄청 크다. 대개 땅속이나 나무의 빈 구멍 등에 집을 짓고 살며 꿀벌을 먹이로 하기도 하고 참나무 수액도 좋아한다.
여느 벌처럼 노동을 맡은 일벌과 알을 낳는 여왕벌 그리고 이들의 짝인 수펄이 있다. 나이 많은 벌은 벌집 입구를 지키는 파수꾼 역할을 한다. 시간당 40km를 나는데, 날아가는 모습을 보면 마치 작은 새를 보는 듯하다.
↓ 풍도에서. 장수말벌이 큰멋쟁이나비와 함께 수액을 섭취하고 있다.
장수말벌은 매우 공격적이며 독성이 강하여 쏘이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을 정도로 위험하다고 한다. 털보말벌, 쌍생벌, 꿀벌 등 다른 벌들의 집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저장된 먹이나 알 등을 약탈해 간다.
하지만 꿀벌의 저항도 대단해 침입자를 꿀벌 수십 마리가 달려들어 에워싸고 질식시켜 죽인다고 한다. 장수말벌에게 열과 이산화탄소가 매우 치명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많은 꿀벌들이 장수말벌을 애워싸서 날개근육을 진동시켜 발생시키는 열을 봉구열(蜂球熱)이라고 하는데, 46도까지 오른 봉구열은 장수말벌을 질식시켜 죽이게 된다고 한다. 꿀벌은 50도까지 견디지만 장수말벌은 44~46℃에서 죽는다고 한다. 하지만 토종벌과는 달리 양봉 꿀벌은 이런 능력이 없다고 한다.
천하무적 장수말벌에게도 천적이 있는데 개미핥기, 오소리, 곰, 때까치, 직박구리 등이다. 그 중 가장 위협적인 천적은 바로 오소리라고 한다. 오소리는 두꺼운 피부로 장수말벌의 독침을 견뎌내며 장수말벌집을 공격해서 벌집을 차지한다고 한다.
장수말벌은 다른 벌, 말벌, 사마귀 등 큰 곤충류를 잡아먹는다. 침은 물론 턱이 강력하여 30 마리 정도의 말벌은 세 시간 정도면 3만 마리 이상으로 이루어진 꿀벌집을 초토화시켜버릴 수 있다. 장수말벌 한 마리는 일 분에 최대 40 마리의 꿀벌을 죽일 수 있는데, 강력한 턱으로 목을 잘라버린다. 방어하는 꿀벌을 모두 해치우고 나면 벌집의 꿀을 먹고 애벌레는 자신의 집으로 가져가 먹이를 잘게 씹은 후 자신의 애벌레에게 먹인다.
장수말벌의 독성은 대단해서 한번 쏘이면 "달군 못에 찔린 듯한 고통"을 겪는다고 한다. 실제로 쏘인 경험으로는 혈관이 펄뜩거리는 듯 온 몸이 욱신욱신 아파온다. 장수말벌의 침 길이는 약 6mm 인데, 만다라톡신이라는 강력한 신경 독액이 나온다.
장수말벌의 독성은 일반 벌의 500~600배나 된다고 하는데, 쏘이면 과민성 쇼크와 신부전증으로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장수말벌은 야산 기슭이나 낮은 지대 땅속에 집을 짓는다. 설치류나 뱀이 만든 땅굴을 활용하기도 하는데, 둥지의 깊이는 대개 50cm 이내이다. 여왕벌은 좁은 공간을 선호한다. 둥지 중심에는 나무 뿌리 등으로 된 기둥이 있고 4-7개로 층층이 만들어진 벌집들을 서로 연결되어 지탱한다. 가장 큰 벌집은 중간 이하 하부 쪽에 있다. 꼭대기층의 벌집은 여름이 지나면 버려저 썩게 된다.
2013년 여름, 벌초를 하다 장수말벌에 두 차례 쏘인 적이 있다. 산소 아래 덤불 속 땅이 패여진 구멍 속에 있던 벌에게 쏘인 것이다. 보통 말벌의 몇 배의 몸집을 가진 이 벌을 왕벌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는데, 과연 왕벌에 쏘인 통증은 굉장했다. 처음은 어깨에 두 방을 쏘였는데, 쏘였다기보다는 물어 뜯긴 것처럼 아팠고, 시간이 지나면서 쏘인 부위 주변이 부어오르며 살갗이 붉게 변하고 욱신거렸다. 치료를 하지 않고 두었는데 두 주일이 지나서야 부기가 빠졌다. 두번째 쏘인 것은 한달 뒤인데, 머리 윗부분에 한 방 만 쏘였을 뿐인데 통증은 훨씬 극심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부기가 얼굴 전체로 번져 벌겋게 부어 올랐다. 그리고 거칠게 뛰는 맥박 소리가 귀에 들릴 정도였고 온몸이 욱신거렸다. 병원에 가서 해독 주사를 맞고서 몇 시간이 지나서야 부기가 가라 앉았다.
다른 작은 벌들은 몰라도 장수말벌에 쏘였다면 즉시 병원에 가서 해독제를 맞는 게 안전할 듯하다. 노약자 등 심신이 약한 사람들이 장수말벌에 쏘여 죽었다는 기사가 종종 보도되기도 한다.
● 장수말벌 Vespa mandarina | Asian giant hornet ↘ 벌목 말벌과 말벌속 곤충
한국산 벌 중에서 최대종이다. 몸길이 여왕벌 37~48mm, 수펄 37~44mm, 일벌 25~37mm이다. 몸빛깔은 흑색과 등황색으로 이루어지며 머리는 황적갈색이다. 가슴은 흑갈색이고 작은방패판에 1쌍의 작은 황색 무늬가 있다. 앞가슴등판에 황색의 가는 가로선이 있다. 배마디는 황색이고 각 마디에 1개의 흑색 띠가 있다. 몸에 갈색 또는 황갈색 털이 밀생하고, 표면은 갈색이지만 배 부분에는 황갈색의 긴 털이 나 있다.
머리는 크고 뺨이 발달하여 겹눈의 2배가 된다. 뒷머리는 안으로 패어 있다. 암컷은 일벌보다 통통하며 몸길이도 일벌보다 길다. 수컷은 대체로 일벌보다 크다. 땅속이나 나무의 공동 등에 큰 집을 짓고 집의 외벽의 밑부는 완전하게 싸여 있지 않다. 꿀벌의 대적이다.
4~10월에 출현한다. 한국·일본·중국·타이완·인도·동시베리아·유럽 등지에 분포한다. <두산백과사전, 국립수목원 곤충도감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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