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량금(百兩金)은 자금우과의 상록 관목으로, 광택이 있는 푸른 잎에 빨갛게 익은 매혹적인 열매가 가을부터 이듬해 봄까지 오래도록 매달려 있어 관상용으로 기른다.
원예화로 널리 유통되고 있지만 우리나라 제주도와 남서해안 섬 지역에 엄연히 자생하고 있는 고유 식물이다.
● 백량금(百兩金) Ardisia crenata / 앵초목 자금우과의 상록 소관목
한국, 일본, 중국, 타이완, 인도까지 분포하는 늘푸른 떨기나무이다. 높이 약 1m이며 줄기 윗부분에서 가지가 갈라진다. 잎은 어긋나며 길이 20cm의 타원처럼 생긴 창 모양 또는 거꾸로 선 창 모양 등이다. 잎 가장자리는 둥근 톱니로 물결 모양을 이루고 살이 도톰하다.
양성화로서 6∼8월에 가지와 줄기 끝에 산형꽃차례로 피는 꽃은 흰색 바탕에 검은색 점이 있다. 꽃받침은 5개로 갈라지고 갈라진 조각은 각각 달걀 모양이다. 화관도 5갈래로 갈라진다. 열매는 크고 둥글게 9월에 붉게 익으며 다음해 새로 꽃이 필 때까지 달려 있다.
높이 약 2m, 잎 길이 약 12cm이고 물결 모양의 톱니가 있는 것을 왕백량금(var. toquetii)이라고 하며 제주도에서 자란다. <두산백과사전 발췌>
지금 우리가 말하는 백량금은 뿌리를 자르면 붉은 점이 있다고 하여 중국에서는 ‘주사근(朱砂根)’이라 했다. 한편 주사근과 비슷하고 학명이 ‘Ardisia crispa’라는 나무가 있는데, 이 나무의 원래 중국 이름이 백량금이었다. 학자들이 중국 이름을 빌려다 붙이면서 주사근이라고 해야 할 것을 착오로 유사 종류인 백량금이라고 해버린 것이다. 진짜 중국 백량금은 주사근보다 잎이 조금 더 가늘고 긴 것 외에는 너무 비슷한데다, 우리나라에서는 자라지 않는 탓에 전문 학자들도 이런 실수를 한 것이다. 참고문헌으로 쓴 중국 원예서 《본초강목》의 설명이 좀 헷갈리게 기술된 것도 착오 이유라 할 수 있다.
똑같은 일이 일본에서도 벌어졌다. 중국 백량금을 가져다 처음 정원수로 개발할 때 그들은 엉뚱하게 ‘당귤(唐橘)’이라 하고 우리가 말하는 백량금은 ‘만량(萬兩)’이라는 다른 이름을 붙였다. 같은 식물을 두고 중국에서는 주사근, 우리나라에서는 백량금, 일본에서는 만량이 된 셈이다. 액수로 따져 백량보다 100배가 많다는 뜻의 일본 이름은, 이 나무가 처음 알려진 에도시대에는 비싼 값이 아니면 살 수 없었던 탓이라는 것이다. 일본인들은 자금우를 십량(十兩), 중국 백량금은 백량, 열매가 비슷한 죽절초를 천량, 백량금은 만량이란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 붉은 과실은 큰돈을 가져온다는 믿음 때문에 이렇게 돈으로 이름을 지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 박상진 <우리 나무의 세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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