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제천 명암리 개울가의 늦가을 풀꽃나무들

모산재 2007. 11. 7. 21:44


제천 명암리 개울가의 늦가을 풀꽃나무들


2007. 10. 27

 


 

절벽처럼 솟아있는 앞산 산그늘이 과수원 입구로 다가설 무렵

나는 슬그머니 카메라를 메고 산 아래로 흐르는 개울로 내려선다.

 

손목이 얼얼할 정도로 종일 사과 따기에 열중하였으니

이제는 잠시 노동의 대열에서 빠져 나와서 내 시간을 즐긴다 해서

그렇게 미안해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언제 보아도 꽃이 아름다운 큰엉겅퀴, 

오늘 만난 이 꽃의 색감은 황홀할 지경이다. 

 

그런데, 깃꼴로 갈라진 잎끝에 가시가 달려 있는 모양이

큰엉겅퀴가 아니라 도깨비엉겅퀴로 보는 게 맞을 듯하다.

 


 

 

 

남쪽을 절벽처럼 가린 산 아래 햇살이 잘 들지 않는 개울인지라

늦은 오후인데도 쇠뜨기엔 아침이슬이 그대로 남았다.

 

 

 


산형과로 보이는 이 풀이 무엇인지 자꾸만 아리송해지는데,

묏미나리일까...

 

 

 


그냥 층층이인지, 아니면 두메층층이인지...

이 즈음의 풀꽃들은 애매한 모습을 보여서 동정이 쉽지 않다.

 

 


 

궁궁이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은데,

꽃과 열매를 함께 달고 있는 모습이 특이하다.

 

  

 

 

 


갈퀴나물인가 했는데, 벌완두란다. 벌써 갈색 열매를 달고 있다.

 

 

 


산의 나무들은 단풍을 지나 이미 퇴색해 버렸는데,

이렇게 단풍나무 단풍들이 군데군데 불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산물통이는 저렇게 꽃대를 치켜들고 있는 게 특징인데,

벌써 까만 열매를 달고선 겨울 대비에 들어선 느낌이다.

 

 

 

 


거미고사리(거미일엽초)가 습기 진 바위에 자생하고 있다.

 

 

 

잎을 뒤집어 살펴본 거미고사리 포자 모습

 

 

 


이번에는 양치식물.


광택이 나는 짙은 녹색 고사리는 산족제비고사리, 연두색 고사리는 십자고사리이다.

 

 

 


그리고 이 이끼는 애기패랭이이끼일까...

 

 

 


조랑조랑 열매를 단 이 녀석은 묏미나리가 아닐까 싶고...

 

 

 

 


병조희풀일까,

열매의 모양이 자주조희풀에 비해선 단순해 보인다.

 

 

 


이것은 그냥 투구꽃으로 봐도 될지...

 

 

  


작고 어린 풀들이 귀여워 담아보는데

노루오줌 어린풀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이 녀석은 또 무엇일까.

바위떡풀로 보기에는 잎 패임과 톱니가 좀 다른 듯하고...

 

 

 


나를 당황하게 만드는 이 풀, 산형과임은 분명해 보이는데,

긴사상자 같기도 하고 그냥 궁궁이 같기도 하고...

 

 

 


잎과 줄기가 말라버린 천남성의 아름다운 열매

 

 

 

 


솔이끼 종류

 

 


 

또 한 쪽에서는 꽃을 활짝 피운 묏미나리

 

 

 

 

이 아름다운 붉은 열매들은 괴불나무

인 듯...

 

 

 

 


아직도 꽃을 달고 있는 투구꽃 식구

 

 

 

그리고 이것은 무엇?


네 개의 종자가 안긴 열매 모양이 개차즈기를 떠올리게 하는데 열매가 크다. 아마도 누린내풀인 듯하다.

 

 

 

 


이것은 설상화가 많이 긴 모습으로 산국보다는 감국이지 싶다.

 

 

 


밭에는 늦가을 햇살을 받고 벼룩나물이 꽃을 피웠는데

세 갈래로 갈라져야 할 암술머리가 네 갈래로 갈라져 나를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꽈리 열매가 등황색 주머니 속에서 익었다.

 

 

 

주머니를 갈라서 보면 이렇게 구슬만한 붉은 열매가 나타나는데,

빨갛게 익은 열매는 장과로 먹을 수 있다.

 

옛날 아이들은 씨를 빼낸 열매를 입에 넣고 공기를 채웠다가

아랫입술과 윗니로 지긋이 눌러 소리를 내며 놀기도 했지.

 

 

 


메밀 열매는 이렇게 모난 모습으로 까맣게 익어간다.

 

 

 

어느 새 산그림자는 사과농장을 덮고 있었고,

해 떨어지기 전 부지런히 사과를  따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