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 여름꽃 가을꽃 함께 피는 대모산의 늦가을
2007. 11. 03
햇살 밝은 늦은 오후 집을 나서 대모산으로 향한다.
오후 세 시가 지나 벌서 산그늘이 느껴질 정도로 해가 짧아졌다.
조금 빨리 나섰더라면 산 너머 따스한 남쪽 동네 옛골로도 넘어가 봤을 텐데...
먼저 전에도 종종 들렀던 어느 학교 교정을 찾는다.
좀개미취,
여름에 피어야 할 꽃이 입동 가까운 지금에까지 남았다.
미국산사나무의 아름다운 열매,
그냥 산사나무에 비해 열매가 훨씬 잘아 꼭 찔레열매처럼 보인다.
미국산사나무의 가시
황금불로 타오르는 은행나무 단풍
대모산 등산로로 접어들며
늦은 계절에 피어난 싸리꽃을 만난다.
늘 다녔던 길에 처음으로 그 존재를 보여 준 용담,
하지만 핀 꽃은 시들었고,
추위를 타는 잎겨드랑이의 봉오리는 피어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해마다 그 자리에서 자라나면서도
꽃을 피우지 못하고 뿌리잎의 모습만 보여주고 마는 버들분취
해마다 보면서도 그 이름을 몰라 궁금한 벼과의 식물
콩과의 싸리와는 혈통이 다른 대극과의 광대싸리 열매
말라붙은 선밀나물 열매
등산로 주변에 자라난 양다래, 키위 덩굴
작살나무 열매는 이렇게 몇 알 정도밖에 달리지 않을 정도로 빈약하다.
이에 비해 좀작살나무는 조랑조랑 얼마나 많이 달리는가 말이다.
공원관리소엔 몇 종의 국화가 환하니 피었다.
비비추는 이렇게 씨방을 터뜨리고 검은 씨앗을 내놓고 섰다.
오후 늦은 햇살에 모습을 드러낸 애기똥풀 꽃을 오랜만에 담아 본다.
별꽃은 봄에 흔하게 보이는데
쇠별꽃은 이렇게 가을에 눈에 자주 띈다.
암술머리가 3갈래인 별꽃과는 달리 쇠별꽃은 5갈래이다.
미국산사나무보다는 열매가 크고 성기게 달린 산사나무
다시 아파트 단지를 지나며 만난 여주 열매
그리고 아파트단지를 지나 묏등 언덕을 오른다.
겨울에 들어서기 전 한번 더 꽃을 피우는 노랑선씀바귀
그리고 왕고들빼기도 꽃을 피우고...
늦가을 황급히 꽃을 피운 뒤 씨앗을 내보낸 제비꽃 씨방 아래에
괭이밥이 줄기를 벋으며 더 늦은 노란 꽃들을 피웠다.
개망초도 덩달아 키낮게 자라며 계란꽃을 피웠다.
모닥불처럼 따스하고 환하게 지펴 오른 조밥나물꽃
해마다 피던 용담꽃들이 올해엔 보이지 않아
찾아보니 겨우 이 한 개체만이 겨우 생명을 부지하고 있다.
꽃을 피울 수 있을 것 같지도 않는 모습인데
내년에는 영영 용담꽃을 볼 수 없을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다시 조밥나물
유난히 암술이 긴 잔대
길쭉한 줄기잎과는 달리 뿌리잎은 둥글고 잎자루도 길다.
저 뿌리잎만 난 모습을 보면은 잔대인 줄 모르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좀꿩의다리 열매가 요렇게 정말 꿩의다리처럼 생겼다말씨...
꽃은 보아도 열매를 보기는 쉽지 않은 녀석이다.
그냥 무슨 열매려니 하고 넘기기 쉬운 오이풀 꽃,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렇게 환상적인 꽃송이들이 뭉쳐져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키 작은 미국까마중은 군락을 지어 자라는데
보랏빛 꽃 서너 송이가 산형으로 아름답게 피었다.
바로 옆 그냥 까마중은 흰 꽃이 산형과는 다른 모습으로 7~8송이 피었는데
미국까마중에 비해 키가 배 이상으로 크다.
장구채 너머로 보는 대모산과 아파트들
장구채에 앉은 부전나비
2cm도 안 되는 키에 꽃을 피운 쥐꼬리망초
그리고 피장파장인 꼬마 주름잎
여름에 피는 제비꿀도
찬 바람 불기 전에 퍼뜩 꽃을 피운다.
다시 장구채
묏등을 환히 밝히던 미역취꽃이 올해엔 휑하리만큼 줄었다.
언제 보아도 우아한 털복숭이 개쑥부쟁이꽃
양지바른 언덕에
이른 봄에 피어야 할 조개나물 한 포기가 보랏빛 꽃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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