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정보 없이 여행을 가는 게으른 버릇은 이번에도 마찬가지여서 영빈관을 돌아보면서 옛 독일 총독의 관저라는 사실 외에는 아는 것도 없이 그저 눈길을 끄는 대로 사진을 찍기에 바쁘다. 그러다보니 앞장서서 휭하니 돌아보는 가이드와도 멀어지며 관전 포인트를 놓쳐 버린다. 하긴 그래봤자지. 여행이라는 게 정해 놓은 답을 찾고 확인하는 것보다 스스로 발견하는 것이 더 큰 기쁨을 주는 것... 영빈관을 떠난 버스는 좁디좁은 골목길을 돌아 소어산(小魚山) 공원으로 향한다. 영빈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다. 버스에서 내리자 작은 광장이 나타나고 공원 꼭대기의 팔각정이 눈에 들어온다. 소어산(小鱼山)공원은 산세를 이용하여 경치를 꾸민, 중국의 고전적 풍격을 지닌 산정(山頂)공원으로 청도 해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