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 20

제주도 (7) 아름다운 해안 산책길, 함덕 서우봉(망오름, 서모봉)

김녕을 지나 조천읍 함덕에 이른다. 동승한 사내들이 함덕해안에서 막걸리나 한 잔 하고 있겠다 하여 함덕해수욕장에 떨어뜨려 주어 홀로 서우봉을 오르기로 한다. 거센 바람이 소리를 내며 불어대는데, 좁은 함덕해수욕장 백사장으로 바다는 연신 흰 파랑을 일으키며 달려든다. 백사장을 건너 서우봉 길로 접어들자 모래바람이 귀를 따끔하게 때리며 빠르게 지나간다. 서우봉(犀牛峰)은 함덕해수욕장 동쪽에 바다를 끼고 솟아 있는 오름이다. 제주올레길 19코스가 바로 이 서우봉 해안으로 통과한다. 완만한 등성이에는 두 개의 봉우리가 남북으로 나란히 솟아 있는데, 남사면은 완만하고 북사면은 바다쪽으로 절벽에 가까운 가파른 지형을 형성하고 있다. 북쪽 봉우리를 '망오름'이라 하고 남쪽 봉우리를 '서모봉'이라 하며 둘을 합쳐 '서..

제주도 여행 2012.04.09

제주도 (5) 성산 일출봉, 섭지코지 붉은오름과 선돌바위

따라비오름 산책을 마친 뒤 신산리포구에서 점심 식사를 하고 제주도 동쪽해안을 드라이브하며 공항으로 가기로 한다. 성산 일출봉 전망이 좋다고 하여 섭지코지 선돌바위로 향한다. 일출봉이 보이는 북쪽 해안길은 입장료도 없단다. ※ 성산 일출봉 높이 182m의 성산 일출봉은 2000년에 천연기념물 제420호로 지정되었고, 2007년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성을 연상시키는 산 모양으로 성산봉이라 하고, 제주도의 가장 동쪽에 자리잡은 지형에서 최고의 일출 장관을 자랑하여 일출봉이라 하였다. 약 5천 년 전 얕은 수심의 해저에서 마그마가 분출하여 형성된 화산이다. 분화구 직경 약 600m, 분화구 바닥의 해발고도 90m이다. 산 전체가 그대로 정상으로 큰 분화구를 형성하고 분화구 주위에는 99개의 기암이 절경을..

제주도 여행 2012.04.06

제주도 (4) 따라비오름, 수많은 오름을 조망하는 오름의 여왕

제주도의 둘쨋날, 이 선생님은 표선면 가시리의 따라비오름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1136번 도로를 타고 가시리 마을 방향으로 가다보면 성읍리와 서귀포 방향을 표시한 가시리 사거리가 나온다. 이곳에서 성읍리 방향으로 약 100여m쯤 가면 왼쪽으로 난 시멘트 포장길이 나타난다. 그 길을 따라 가면 정면에 따라비 오름이 나타난다. 가시리 마을 북서쪽 약 3㎞ 떨어진 지점에 있다. 출처 : 다음 지도 가시리마을은 4.3의 아픔을 간직한 마을이다. 1948년 11월 중순 오순도순 살아가던 500여 명의 주민이 느닷없이 들이닥친 군경과 서북청년단에 의해 떼죽음을 당한... 가시리 마을을 지나는 마음은 착잡하다. 오름 앞 좀 떨어진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오름 산행은 시작된다. 방목하는 말들이 통과하지 못하도록 입구는 ..

제주도 여행 2012.04.05

제주도 (2) 제주올레 제1코스 두산봉(말미오름, 알오름) 트레킹

두산봉(斗山峰=말미오름)에서 바라본 성산 일출봉 오전에 원시의 숲 이승악오름을 돌아본 다음, 오후에는 제주올레 1코스 중 두산봉(말미오름)과 알오름을 걷기로 한다. ※ 제주올레1코스(두산봉과 알오름-광치기해변) 안내도 말미오름이라고도 불리는 두산봉은 성산읍 시흥리와 구좌읍 종달리 사이에 있는 오름이다. 두산봉(斗山峰)이란 이름은 '말뫼오름'이라 불리던 것을 한자말로 직역한 것이 아닐까 싶은데, 오름의 생긴 모양이 됫박 같이 생겼다 하여 붙은 이름이라고 한다. 말미오름이란 이름은 제주도의 동쪽 끝에 위치하고 있다 하여 유래된 것이라고도 하고, 말을 많이 방목하던 곳이라 몰미오름이라 불리던 것에서 유래된 것이라고도 한다. 시흥초등학교 앞으로 난 길을 따라가다 보면 들판 너머로 길게 누워 있는 말미오름이 보인..

제주도 여행 2012.04.03

제주도 (1) 환상의 숲길, 이승악오름 산책

제주도로 삶터를 옮긴 두 분 덕택에 제주도를 자주 찾게 된다. 비가 내리는 금요일 저녁, 김포에서 15년 지기 일곱 사내가 이스타 항공에 몸을 실었다. 공항으로 마중나온 이 선생님 커플이 안내한 노형오거리 '우리집'이란 횟집에서 신선한 회와 한라산 소주로 맘껏 주말의 해방감을 즐긴다. 그리고 숙소인 애월의 중산간에 위치한 솔베이지펜션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이튿날 아침, 은정 씨가 마음 써서 특별히 챙겨온 황태국과 밥, 김치로 행복한 아침 식사를 한다. 제주에서의 첫 여행은 표선의 신 선생님이 안내해 주기로 약속된 모양이다. 걱정과는 달리 눈부신 햇살이 넘칠 만큼 쏟아져 내리고 있다. 환하게 모습을 드러낸 한라산과 서귀포 앞바다가 보이는 1115번 중산간도로를 달리는 기분은 최고다. 돈네코를 지날 무렵부터..

제주도 여행 2012.04.02

한라산 (1) 아름다운 산정호수를 거느린 소백록담, 사라오름(사라악)

맑은 물이 거울처럼 비치는 사라오름, 그리고 몇 년 전에 그 모습을 보지 못한 백록담을 이번에는 꼭 보리라. 거기에다 늦여름의 야생화 몇이라도 볼 수 있으면 더욱 좋으리라. 새벽 같이 일어나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성판악으로 간다. 교래리였던가 말들이 풀을 뜯는 아름다운 목장을 지나 성판악휴게소에 이른다. 흔히 '성판악(城板岳)'이라고 부르는 곳은 한라산 동쪽 능선의 성판악 휴게소(750m)를 가리킨다. 그러나 '성판악'(1,215m)은 '성널오름'으로 불리기도 하는 오름의 하나, 성판악 휴게소 서쪽 3 km쯤 거리에 우뚝 솟은 큰 오름이다. 분화구가 없는 특이한 오름... 백록담까지 9.6km를 오르고 다시 관음사까지 8.7km를 내려가야 하는 긴 여정. 이른 아침햇살이 푸른 숲속으로 명랑하게 비쳐드는..

제주도 여행 2011.10.11

4.3의 비극을 지켜본 다랑쉬오름, 아끈다랑쉬오름, 다랑쉬동굴

2월 중순에 찾았던 제주도를 3월에 다시 찾았다. 그 때처럼 제주도로 학교를 옮긴 이 선생님 격려 방문이라는 명목인데, 일행은 15년 전 학교에서 인연을 맺은 7명의 사내들이다. 금요일 저녁 제주항공으로 제주도에 도착하니 어둠이 깃들고 있다. 이 선생님 커플이 마중나와 있다. 지난번에 먹었던 노형사거리에 있는 횟집 '우리집'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두 분이 보금자리를 마련한 하귀로 향한다. 아름다운 해안선과 멋진 전망을 자랑하는 펜션이다. 느지막한 나이에 인연을 맺은 이분들이 서로 "자기야~!" 하고 부르는 소리에 몸서리를 치면서도, 행복해 하는 모습에 모두들 즐거워한다. 격려 방문이라 했지만, 모처럼 내려온 제주도에서 '격려'보다는 '여행'이 더 큰 목적이 될 수밖에 없잖은가. 이튿날 아침, 이 선생님은..

제주도 여행 2010.03.29

용처럼 누워 일출봉 바라보는 용눈이오름

▼ 다랑쉬오름에서 바라본 용눈이오름 제주 사람은 오름에서 태어나 오름으로 돌아간다고 할 만큼 오름은 제주 사람들의 삶이요 혼이다. 그러나 오름은 제주 사람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 근대사의 비극이 서린 곳이기도 하다. 해방 후 남한단독정부가 수립되는 과정에서 수만 명의 양민이 빨갱이로 몰려 무참히 학살당한 곳, '잠들지 않는 남도' 제주도 곳곳에서 만나는 오름들은 학살당한 수만 원혼들의 절규인 듯하다. 빨갱이로 몰린 청년들이 군경에 쫓겨 숨어들고 은신처를 없애기 위해 마을은 불태워진다. 갑자기 들이닥친 외지인에 의해 영문도 모르는 아녀자 노인 들이 떼로 죽임을 당한다. 바로 그 곳이 중산간 오름 아니던가.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 아부오름의 동쪽에 자리잡은 용눈이오름으로 가는 길에도 수없이 많은 오..

제주도 여행 2010.03.01

이재수의 난 촬영지, 제주도 아부오름(앞오름)

엊저녁 술을 자제하느라 일찍 잠자리에 든 덕택에 가뿐하다. 게다가 몇 분들이 수고를 아끼지 않고 밥을 짓고 시원한 매운탕까지 끓여서 대령해 놓으니 잘 차려 놓은 밥상 숟가락만 든다. 미안스럽고 황송한 마음으로 맛나게 먹는다. 2박3일의 짧은 여행 마지막날, 우리 여행의 컨덕터 김 선생님이 챙겨주는 대로 오름 트레킹에 나선다. 제주도에는 몇 번 와 보지 못한지라 이름도 낯선 아부오름과 용눈이오름을 행해 다시 성산 방향으로 길을 잡는다. 구름이 없지 않지만 어제와 달리 날씨가 많이 환해졌다. 제주도에는 360여 개의 오름이 있다고 하는데, 오름의 기원에 대한 재미있는 전설이 내려오고 있다. 탐라섬을 창조한 설문대할망은 제주 앞 바다가 무릎에서 찰랑거릴 만큼 큰 신이었다고 한다. 설문대할망이 제주바다에 와서 ..

제주도 여행 2010.03.01

눈내리는 절물자연휴양림, 절물오름, 절물약수터

제주시 봉개동에 있다. 만장굴, 산굼부리, 비자림, 성판악 등의 관광지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11번 국도에서도 멀지 않고 동부산업도로를 따라 봉개동을 바로 벗어나 오른쪽으로 돌아 10여 분 거리에 있다. 밤늦게 놀다 콘도에서 아침까지 먹고 휴양림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10시가 넘었다. 성판악 가까운 중산간지역으로 들어서니 눈발이 거세지기 시작한다. 아침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고 하지만 눈덮인 휴양림을 찾은 사람은 거의 없어 적막하다. 차에서 내린 일행들의 다수가 눈발을 피해 입구에 있는 가게로 들어가 버린다. 밤새 술을 마셨는데도 또 막걸리를 찾으며 자리에 앉는다. 그래도 이곳까지 와서 그럴 수야 있나, 하고 몇몇은 눈 내리는 휴양림 속으로 들어선다. 국유림에 조성된 휴양림은 대부분이 삼..

제주도 여행 2010.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