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각마애불 2

경주 남산 (11) 선방곡 선각여래입상, 배동 석조여래삼존입상, 망월사

신선암의 마애보살반가상과 칠불암의 마애불상군을 보기 위해 점심도 굶은 채 금오산을 넘고 봉화대 능선을 타는 강행군을 했는데, 역시 고생은 보람 있었다. 보람보다도 더 큰 말할 수 없는 행복감이 밀려온다. 십수 년 전에 남산을 찾을 때는 이곳을 왜 찾지 않았을까. 남산의 진짜 최고 보물을 빼 놓다니... 벅찬 감격을 안고 다시 왔던 길을 되돌아가기로 한다. 남산 안내도를 보니 삼릉계곡의 북쪽 능선과 골짜기에 배리 삼존불과 삼층석탑 등 많은 문화재들이 표기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냥 봉화골로 내려가서는 별로 볼 것도 없고 고위산 넘어서 천룡사 삼층탑을 보러갈 수도 있겠지만 그 하나만 보기에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에서다. 그런데 나중에서야 탐방 코스를 잘못 잡았고 판단도 좋지 않았음을 깨닫는다. 실제로 다시 금..

경주 남산 (4) 삼릉계곡 선각육존불, 선각여래좌상

자연 암석 기둥이 배경을 이룬 아름다운 마애관음보살입상을 뒤로 하고 다시 계곡을 따라 등산로를 오른다. 아늑한 솔숲 솔향기가 상쾌하게 폐부를 찌른다. 등산객들이 점차로 눈에 많이 띄기 시작한다. 계곡 남쪽으로 커다란 바위 절벽이 있어 그곳에도 불상이 있나 했는데 그냥 치성을 드리는 바위인 모양. 바위 절벽 아래쪽에 넓은 공간이 패어 있고 그곳엔 촛불이 타오르고 있다. 바위의 위엄이 대단하니 바위신앙의 대상이 될 만하다. 아마도 바위면이 고르기만 했더라면 저곳에도 자비로운 마애불상이 아로새겨졌으리라. 그리고 몇 분쯤 더 올랐을까. '삼릉계곡 선각육존불'이라는 표지가 나타난다. 왼쪽 산허리쪽을 가리키는 표지를 따라 비탈을 올라서니 마당처럼 넓은 공터가 나타나고 거기에 검은 돌이끼를 입은 ㄴ자형의 자연 암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