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에서 여주로 이어지는 남한강 주변엔 수없이 많은 옛 절터들이 널려있다. 중원 미륵사지를 시작으로 목계나루에서 멀지 않은 청룡사지, 그리고 원주 부론의 거돈사지· 법천사지· 흥법사지, 여주 고달사지 등이 그것이다. 목계나루를 떠난 우리는 19번 국도를 따라 달리다 소태면 오량리로 향하는 길로 들어선다. 작은 고개를 하나 넘어서자마자 나타나는 평범한 산골짜기, 여기에 무슨 절이 있을까 싶은데…. 청룡사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나타난다. 청룡사는 고려말 이곳 청계산 중턱에 자리잡은 암자에 보각국사(普覺國師, 1320∼1392)가 은거하자 태조(이성계)가 대사찰로 세우도록 했다고 전하지만 창건된 시기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삼국유사를 쓴 보각국사 일연과는 다른 인물이다.) 고려 말의 승려인 보각국사는 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