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접이 양식 2

폐사지 여행 (2) 청룡사지의 국보 보각국사 정혜원융탑, 탑비와 석등

충주에서 여주로 이어지는 남한강 주변엔 수없이 많은 옛 절터들이 널려있다. 중원 미륵사지를 시작으로 목계나루에서 멀지 않은 청룡사지, 그리고 원주 부론의 거돈사지· 법천사지· 흥법사지, 여주 고달사지 등이 그것이다. 목계나루를 떠난 우리는 19번 국도를 따라 달리다 소태면 오량리로 향하는 길로 들어선다. 작은 고개를 하나 넘어서자마자 나타나는 평범한 산골짜기, 여기에 무슨 절이 있을까 싶은데…. 청룡사임을 알리는 안내판이 나타난다. 청룡사는 고려말 이곳 청계산 중턱에 자리잡은 암자에 보각국사(普覺國師, 1320∼1392)가 은거하자 태조(이성계)가 대사찰로 세우도록 했다고 전하지만 창건된 시기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삼국유사를 쓴 보각국사 일연과는 다른 인물이다.) 고려 말의 승려인 보각국사는 경기..

여말선초 귀접이 양식의 빗돌, 억정사 대지국사비(보물 제16호)

충주에서 19번도로 따라가다 엄정 방향으로 들어서 가다보면 산자락을 따라 자리잡은 '비석마을'이 나타난다. 마을 뒤 과수원 언덕 위에 있는 억정사(億政寺) 대지국사비 덕택에 '비석마을'이라 불린다고 한다. 이곳에서 농로를 따라 길 끝까지 오르면 경종대왕태실비와 백운암 철불좌상이 나온다. 언덕 위에 빗돌만 뎅그러니 서 있던 곳에는 단청 깨끗한 비각이 씌워졌다. 주변은 사과나무와 배나무들이 가득 들어선 과수원인데 이곳에 무슨 절이 있었을까 싶다. 그러나 억정사는 대규모 사지로 알려지고 있으며 인근 백운암(1886년 무당의 신분으로 진령군이라는 작호를 받아 여자 대감이 된 윤씨에 의하여 창건된 사찰로 전해진다.)의 철조여래좌상(보물 제1527호)이 이곳 억정사의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도 하다. 이미 폐사된 곳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