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168

타래난초, 비틀린 삶도 꽃으로 피나니…

비틀린 삶도 꽃으로 피나니… 묏등 언덕에 피는 타래난초 무덤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해바라기하는 양지바른 곳, 그 곳을 ‘묏등 언덕’이라 부릅니다. 마을에서 산으로 이어지는 곳이나 낮은 산등성이에 자리잡은 묏등 언덕은 풀꽃들의 천국이라 할 정도로 사시사철 아름다운 풀꽃들이 피고 집니다. 예전 갈 곳 없는 시골 아이들에게 풀밭이 펼쳐진 묏등 언덕은 좋은 놀이터였으니 ‘근린공원’이나 다름없는 곳입니다. 눈 내리던 날 비료 부대를 깔고 눈썰매를 타던 묏등 언덕에 봄볕이 따사롭게 찾아들면, 할미꽃, 양지꽃, 봄맞이꽃, 솜방망이, 솜나물, 금창초, 조개나물, 각시붓꽃, 애기풀 등 키 작은 꽃들이 다투듯 꽃을 피우고 서둘러 씨앗을 맺습니다. 덤불이 우거지면 큰일입니다. 봄이 멀어져 가며 덤불이 우거질 무렵부터 묏등..

자작나무 이야기, 자작나무 수꽃, 암꽃

하얀 껍질을 얇게 벗겨내어 불을 붙이면 나무껍질의 기름 성분 때문에 자작자작 소리를 내며 잘 탄다고 자작나무로 불린다. 동시베리아, 바이칼 호수 가는 길 산림지대는 하늘을 찌를 듯이 솟아 있는 하얀 자작나무들의 숲이다. 우리 민족과 혈통이 가깝다고 이야기 되는 동시베리아(바이칼 호수 주변 지역)의 원주민 브리야트족은 자작나무를 신이 강림하는 신목으로 신성시하고, 러시아인들도 사람을 보호하는 신의 선물로 여겨 집 주위에 자작나무를 심는다고 한다. 또한 새하얀 껍질을 잘 벗겨서 사랑의 편지를 보내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사랑의 나무로 알려져 있다. 꽃은 암꽃과 수꽃이 따로 있으나 한 그루에 함께 달린다. 수꽃이삭은 묵은가지 끝에 크게 달리고 암꽃이삭은 새가지 끝에 조그맣게 달린다. ● 자작나무 Betula p..

이팝나무(Chionanthus retusa) 꽃

태릉고등학교 앞 가로수에 리본 같은 꽃잎들이 바람에 나풀거리며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하얗게 피었다. 새하얀 눈이 초여름의 푸른 나무에 내린 듯한 풍경을 자아내는 이 꽃이 이팝나무 꽃이다. 고슬고슬 담긴 흰 쌀밥(이밥)처럼 풍성한 꽃으로 피어서 이팝나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지지만, 절기상 입하(立夏) 무렵에 꽃이 피어 '입하목'이라 부르던 것이 이팝나무가 되었다는 설도 있는 나무이다. 속명 'Chionanthus'는 그리스어 chion(눈)과 anthos(꽃)의 합성어로 '눈꽃'을 의미한다니 쌀밥에서 유래한 우리의 이름에 비해 감각적이고 낭만적인 이름인 듯하다. 쌀밥이든 눈이든 풍성한 순백의 미감에서는 다를 바 없을 터인데, 여름이 들어서는 6월에 피는 이팝나무 흰 꽃사태는 무성한 푸른 잎을 온통 덮어..

백당나무의 무성화, 불두화 Viburnum sargentii for. sterile

부처가 태어난 4월 초파일을 전후해 꽃이 만발하는데, 꽃의 모양이 부처의 머리처럼 곱슬곱슬하므로 불두화(佛頭花)라 부른다. 절에서 정원수로 많이 심는다. ● 불두화 Viburnum sargentii for. sterile | Snowball Tree / 꼭두서니목 인동과 산분꽃나무속r의 낙엽활엽 관목 높이 3~6m. 어린 가지는 털이 없고 붉은 빛을 띠는 녹색이나, 자라면서 회흑색으로 변한다. 줄기껍질은 코르크층이 발달하였으며 불규칙하게 갈라진다. 잎은 마주나고 길이 4~12cm의 넓은 달걀 모양이다.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고 끝이 3개로 갈라진다. 뒷면 맥 위에 털이 있다. 잎자루 끝에 2개의 꿀샘이 있고, 밑에는 턱잎이 있다. 꽃은 무성화(無性花)로 5~6월에 피며, 꽃줄기 끝에 산방꽃차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