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애월 해안산책로 주변 길섶에는 따스한 볕을 받은 번행초가 벌써 꽃을 피웠다. 주로 5월에 핀다지만 봄부터 가을까지 꽃을 볼 수 있는 것이 번행초다. 그럼에도 겨울에 꽃을 볼 수 있는 곳은 제주도밖에 없으리라. 번행초는 우리 나라 중부 이남, 태평양 지역 따뜻한 바닷가 모래땅에 두루 자생하는 여러해살이 다육식물이다. 생명력이 강하여 자갈밭이나 바위틈 등 몹시 척박하고 물기가 없는 곳에서도 잘 자란다. 얼핏 보면 잎모양이 시금치를 닮았는데, 영어 이름도 '뉴질랜드 시금치(New Zealand spinach)'이다. 쿠크선장이 뉴질랜드에서 자생하는 것을 가져가 소개하여 붙은 이름이라 한다. 줄기는 기듯이 자라는데 가지를 많이 쳐 종종 한 아름이 되는 것도 있다. 줄기와 잎이 다육질이어서 잘 부러지고 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