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에는 연분홍빛 상사화밖에 몰랐는데, 선운사에서 붉은 꽃무릇(석산)을 만나고 세월이 지난 뒤에 서울 어느 생태계 공원에서 주황빛 백양꽃을 만나며 상사화속 꽃이 다양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번에는 두물리 수종사에서 샛노란 개상사화 종류를 만난다.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필 때는 꽃이 없는 것이 그대로 상사화이고 꽃잎이 한쪽으로 부채살 펼쳐지듯 피는 모습도 그대로 상사화이다. 호젓한 산사의 뜰, 한적한 정원의 그늘 속에서 사랑을 이루지 못한 마음들이 샛노란 꽃으로 피어나니, 그대로 상사화! 이 꽃 지고 난 9월이면 못다한 사랑처럼 붉은 꽃무릇 피어날 도솔산 선운사가 그리워지리라.
꽃 어디에도 붉은 기운이 없는데 이름이 붉노랑상사화라니!
알고보니, 처음으로 명명한 식물학자가 다 피지 않은 꽃봉오리 상태에서 붉은 기운이 있어 그런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이름을 그렇게 함부로 붙이다니, 참으로 어이없는 일인 듯...
민중들이 즐겨 불러왔던 개상사화라는 원래 명칭으로 돌아가는 것이 순리인 듯하다.
● 붉노랑상사화 Lycoris aurea / 수선화과의 여러해살이풀
나무껍질은 검은빛을 띤 갈색이다. 비늘줄기는 둥근 모양이고 지름 5∼6cm이다. 잎은 뭉쳐나고 넓은 줄 모양이며 끝이 뭉뚝하고 잿빛을 띤 푸른빛이다. 잎 길이 30∼60cm, 나비 12∼18mm이고 두꺼우며 앞면은 윤이 난다.
꽃은 잎이 진 뒤인 7∼8월에 꽃줄기가 나와 핀다. 빛깔은 황금색이고 산형꽃차례로서 잎 사이에서 나온 높이 60cm 정도의 꽃줄기 끝에 5∼10송이가 한쪽을 향해 핀다. 총포조각은 달걀 모양 바소꼴로 길이 12∼45mm이다. 꽃자루는 짧고 작으며 밑에 바소꼴의 포가 있다. 화피조각은 6개로서 넓은 줄 모양이며 끝이 둔하고 길이 4.5∼6cm이다.
수술은 6개이고 약간 길게 나오며 암술은 1개이다. 씨방은 하위(下位)로서 3실이고 녹색이다. 열매는 삭과로서 원기둥 모양이며 9월에 익는다.
'우리 풀꽃'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석류풀 열매 Mollugo pentaphylla (0) | 2006.09.03 |
---|---|
신감채 Ostericum koreanum (0) | 2006.09.03 |
선괴불주머니, 가는괴불주머니 (0) | 2006.09.03 |
가는장구채 Melandrium seoulensis (0) | 2006.09.03 |
누린내풀(노린재풀) Coryopteris divaricata (0) | 2006.09.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