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훈장을 거부한 인천대 김철홍 교수에 대한 기사를 읽으며 공감, 또 공감하는 마음이 된다. 대통령 자리만 차지하고 있지 그 동안 민주정부가 이룩한 모든 성과를 단시일에 파괴하고 있는, 대통령으로서의 자격도 없는 무식 · 무도한 사람의 이름이 박힌 훈장을 받는 기분이 얼마나 '더럽고' 떨떠름할지 십분 헤아려진다.
개인적으로도 수십 년 공직에 있었지만 상훈은 일체 받지 않았고 퇴임 훈장도 거부하였다. 국가를 위해 희생하거나 뚜렷한 공로를 세운 자에게 수여된다는 훈장이지만 실제로는 김철홍 교수가 언급한 것처럼 나 또한 "일정 시간이 지나면 받게 되는, 마치 개근상 같은 훈·포장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몇 년 전 정년 퇴임을 할 때에도 상훈을 담당하시는 분이 훈장 포상을 위한 공적서를 제출해 달라고 하였지만 받지 않겠노라는 뜻을 전달하였다. 훈장을 안 받는 데에도 또 사유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해서 "공적이라고 할 만한 해당 사항이 없습니다."라고 자필로 양식 용지에 사유를 기록하여야 했다. 그래도 그때는 훈장을 받는 것이 부끄럽지 않은 시기였던 듯... 아마도 이 정부에서 퇴임을 맞이했다면 나도 매우 괴로웠을 것 같다. 사유서에 "자격 없는 수여자의 포상이 싫습니다."라는 한 줄을 더 보태고 싶었을 것이다.
이후 정권이 바뀌고 후배들이 퇴임하면서 훈장을 받는 것에 대한 괴로움을 전한다. 김철홍 교수의 표현대로 "나라를 대표할 가치와 자격이 없는 대통령", "공포정치의 선봉대로 전락한 검찰공화국 우두머리"일 뿐인 사람 이름이 박힌 훈장을 받는다는 게 너무도 괴롭다는 것이다. 수십 년의 공직 생활이 모욕 받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바로 그러한 후배들의 마음을 이번 김철홍 교수가 아주 잘 표현하고 있는 듯하다.
"이 훈장 너나 가져!"
<김 교수의 글 전문>
이 훈장 자네나 가지게!
며칠 전 대학본부에서 정년을 앞두고 훈·포장을 수여하기 위해 교육부에 제출할 공적 조서를 작성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공적 조서 양식을 앞에 두고 여러 생각이 스쳐 갔다. 먼저 지난 시간 대학 선생으로 내가 한 일들이 어떤 가치가 있었기에 내가 훈장을 받아도 되는가를 고민하게 되었다.
훈장이란 국가를 위해 희생하거나 뚜렷한 공로를 세운 자에게 수여되며, 공로의 정도와 기준에 따라 받는 훈장이 다르다고 한다. 대학의 교수라고 하면 예전보다 사회적 위상이나 자긍심이 많이 낮아지기는 했지만, 아직은 일정 수준의 경제 사회적 기득권층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이미 사회적 기득권으로 많은 혜택을 본 사람이 일정 이상 시간이 지나면 받게 되는 마치 개근상 같은 훈·포장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훈·포장 증서에 쓰일 수여자의 이름에 강한 거부감이 들었다. 훈포장의 수여자가 왜 대한민국 또는 직책상의 대통령이 아니고 대통령 윤석렬이 되어야 하는가이다. 윤석렬은 선출된 5년짜리 정무직 공무원이다. 나는 만약에 훈·포장을 받더라도 조국 대한민국의 명의로 받고싶지, 정상적으로 나라를 대표할 가치와 자격이 없는 대통령에게 받고 싶지 않다. 무릇 훈장이나 포상을 함에는 받는 사람도 자격이 있어야 하지만, 그 상을 수여하는 사람도 충분한 자격이 있어야 한다.
노벨 문학상 수상을 제대로 축하하지도 못하는 분위기 조장은 물론, 이데올로기와 지역감정으로 매도하고, 급기야 유해도서로 지정하는 무식한 정권이다. 국가의 미래를 위한 디딤돌이 되어야 할 연구 관련 R&D 예산은 대폭 삭감하면서, 순방을 빙자한 해외여행에는 국가의 긴급예비비까지 아낌없이 쏟아붓는 무도한 정권이다. 일개 법무부 공무원인 검사들이 사법기관을 참칭하며 공포정치의 선봉대로 전락한 검찰 공화국의 우두머리인 윤석렬의 이름이 찍힌 훈장이 무슨 의미와 가치가 있을까?
나라를 양극단으로 나누어 진영 간 정치적 이득만 챙기는, 사람 세상을 동물의 왕국으로 만들어 놓고, 민중의 삶은 외면한 채 자신의 가족과 일부 지지층만 챙기는 대통령이 수여하는 훈·포장이 우리 집 거실에 놓인다고 생각하니 몸서리가 친다.
매 주말 용산과 광화문 그만 찾게 하고, 지지율 20%이면 창피한 줄 알고 스스로 정리하라. 잘할 능력도 의지도 없으면 그만 내려와서, 길지 않은 가을날에 여사님 손잡고 단풍이라도 즐기길 권한다. 훈장 안 받는 한풀이라 해도 좋고, 용기 없는 책상물림 선생의 소심한 저항이라고 해도 좋다. "옜다. 이 훈장 자네가 가지게!"
<'아시아경제'에 보도된 기사>
"나라 대표할 자격없다"…대통령이 주는 훈장 거부한 교수
"수여하는 사람도 충분한 자격 있어야"
"무식·무도한 정권" 비판
김철홍 인천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좌), 윤석열 대통령(우). [출처=인천대학교, 대통령실]
김철홍 인천대학교 산업경영공학과 교수가 퇴임식을 앞두고 대통령 훈장을 거부하며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28일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 교수는 '이 훈장 자네나 가지게'라는 제목의 글을 발표했다. 그는 "며칠 전 대학본부에서 정년을 앞두고 훈·포장을 수여하기 위해 교육부에 제출할 공적 조서를 작성해 달라는 연락을 받았다"며 "양식을 앞에 두고 여러 생각이 스쳐 갔다. 먼저 지난 시간 대학 선생으로 내가 한 일들이 어떤 가치가 있었는지, 내가 훈장을 받아도 되는지를 고민하게 됐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훈장이란 국가를 위해 희생하거나 뚜렷한 공로를 세운 자에게 수여되며, 공로의 정도와 기준에 따라 받는 훈장이 다르다고 한다"며 "대학의 교수라고 하면 예전보다 사회적 위상이나 자긍심이 많이 낮아지긴 했지만, 아직은 일정 수준의 경제 사회적 기득권층에 해당하는 사람이다. 이미 사회적 기득권으로 많은 혜택을 본 사람이 일정 시간이 지나면 받게 되는, 마치 개근상 같은 훈·포장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또한 훈·포장 증서에 쓰일 수여자의 이름에 강한 거부감이 든다"며 "수여자가 왜 대한민국 또는 직책상의 대통령이 아니고 대통령 윤석열이 되어야 하는가이다. 윤석열은 선출된 5년짜리 정무직 공무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 만약에 훈·포장을 받더라도 조국 대한민국의 명의로 받고 싶지, 정상적으로 나라를 대표할 가치와 자격이 없는 대통령에게 받고 싶지 않다"며 "무릇 훈장이나 포상을 함에는 받는 사람도 자격이 있어야 하지만, 그 상을 수여하는 사람도 충분한 자격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벨문학상 수상을 제대로 축하하지도 못하는 분위기 조장은 물론, 이데올로기와 지역감정으로 매도하고 급기야 유해도서로 지정하는 무식한 정권"이라며 "국가의 미래를 위한 디딤돌이 되어야 할 연구 관련 R&D 예산은 대폭 삭감하면서, 순방을 빙자한 해외여행에는 국가의 긴급예비비까지 아낌없이 쏟아붓는 무도한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 "일개 법무부 공무원인 검사들이 사법기관을 참칭하며 공포정치의 선봉대로 전락한 검찰 공화국의 우두머리인 윤석열의 이름이 찍힌 훈장이 무슨 의미와 가치가 있겠느냐"고 일침을 가했다.
아울러 "나라를 양극단으로 나눠 진영 간 정치적 이득만 챙기는, 사람 세상을 동물의 왕국으로 만들어 놓고 민중의 삶은 외면한 채 자신의 가족과 일부 지지층만 챙기는 대통령이 수여하는 훈·포장이 우리 집 거실에 놓인다고 생각하니 몸서리가 친다"며 "매 주말 용산과 광화문을 그만 찾게 하고, 지지율 20%면 창피한 줄 알고 스스로 정리하라"고 불쾌함을 표했다. 끝으로 그는 "잘할 능력도 의지도 없으면 그만 내려와서 길지 않은 가을날에 여사님 손잡고 단풍이라도 즐기길 권한다"면서 "훈장 안 받는 한풀이라 해도 좋고, 용기 없는 책상물림 선생의 소심한 저항이라고 해도 좋다. 옜다, 이 훈장 자네나 가지게!"라고 덧붙이며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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