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에서 처음 발견된 청사초롱을 닮은 꽃, 그래서 금강초롱꽃이라 부른다. 초롱꽃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에만 자생하는 한국 특산종이다. 명지산 이북에 분포하는 북방계 풀꽃이다.
대암산
● 금강초롱 Hanabusaya asiatica / 초롱꽃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30∼90cm이며 뿌리는 굵고 갈라진다. 잎은 줄기 중간에서 4∼6개가 어긋나고 윗부분의 것은 마디사이가 좁아서 뭉쳐난 것같이 보인다. 길이 5.5∼15cm, 너비 2.5∼7cm이다.잎자루가 길고 긴 달걀모양 타원형이며 끝이 뾰족하고 밑은 뭉툭하거나 둥글며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고 윤기가 돈다.
꽃은 8∼9월에 자주색으로 피는데 종(鐘) 모양이고 줄기 위에 1∼2개가 붙거나 또는 짧은 가지 끝에 붙으며 원추꽃차례를 이룬다. 화관(花冠)은 얕게 갈라지고 길이 4cm 정도, 너비 2cm 정도이다. 꽃받침조각은 5개이고 좁은 바소꼴이다. 수술은 5개이고 수술대의 밑부분이 넓으며 가장자리에 털이 있고 꽃밥은 길이 8~9mm이다. 암술대는 3개로 갈라져서 말리며 화관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열매는 삭과(蒴果)이며 9∼10월에 익는다.
금강초롱꽃을 꽃의 색깔에 따라 순백색인 것을 흰금강초롱, 흰바탕에 자주빛이 도는 것은 설악초롱, 붉은빛이 도는 것은 오색금강초롱, 붉은빛이 도는 자주빛인 것은 붉은금강초롱이라 세분하기도 한다. 설악초롱은 설악산 화채봉 능선을 따라 대청봉으로 오르는 능선상에서 흔히 자라는 있다. 흰금강초롱(for. alba)만 따로 종으로 등재되어 있다.
초가을에 고산 능선에 하늘빛보다 더 고운 빛깔로 피는 우리 나라 특산 풀꽃인 금강초롱은 불행하게도 학명을 우리 근대사에 치욕을 안겨준 일본인 이름에 내주고 있다.
금강초롱꽃의 학명은 Hanabusaya asiatica Nakai.
하나부사는 1875년 운양호를 타고 강화도를 침입한 운양호 사건의 주역으로 강화도 조약을 맺게 했고 일본의 초대 대리공사를 지내며 조선 병합의 토대를 닦은 사람이다. 그런데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에 파견된 식물분류학자 나카이는 금강초롱에다 자신을 촉탁교수로 임명하고 우리나라 식물을 조사하도록 지원해준 하나부사의 이름을 학명으로 헌정하여 보은한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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