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풀꽃

'양산같이 생긴 노란 꽃', 마타리 Patrinia scabiosaefolia

모산재 2012. 10. 14. 01:48

 

아직도 따가운 햇살이 내리는 들녁과 산길, 양산 같은 마타리 노란 꽃이 피기 시작하면 가을이 온 것이다. 코스모스나 구절초와 함께 마타리는 가을을 알리는 대표적인 꽃이다.

 

 

산이 가까워졌다. 단풍이 눈에 따가웠다.
"야아!"
소녀가 산을 향해 달려갔다. 이번은 소년이 뒤따라 달리지 않았다. 그러고도 곧 소녀보다 더 많은 꽃을 꺾었다.
"이게 들국화, 이게 싸리꽃, 이게 도라지꽃,……."
"도라지꽃이 이렇게 예쁜 줄은 몰랐네. 난 보랏빛이 좋아! …… 그런데, 이 양산 같이 생긴 노란 꽃이 뭐지?"
"마타리꽃."
소녀는 마타리꽃을 양산 받듯이 해 보인다. 약간 상기된 얼굴에 살포시 보조개를 떠올리며.
다시 소년은 꽃 한 옴큼을 꺾어 왔다. 싱싱한 꽃가지만 골라 소녀에게 건넨다.
그러나 소녀는
"하나도 버리지 마라."

 

 

 

 

황순원의 '소나기'라는 소설 속에도 마타리꽃은 소년 소녀의 풋풋한 사랑의 한 장면으로 남아 있다. 마타리의 꽃말은 '미인', '잴 수 없는 사랑'이라고 한다.

 

 

 

 

 

↓ 대암산

 

 

 

 

 

 

 

 

 

 

 

 

심산 바위지대에 사는 키 작은 돌마타리와 달리 전국의 산지에 사람 허리 높이에서 키 높이로 자라고 흰 꽃이 피고 열매에 날개가 발달한 뚝갈에 비해 노란 꽃이 피고 날개가 없다.

 

 

마타리와 유사종으로는 초여름 고산 능선에 피는 금마타리, 마타리와 함께 고산 바위지대에서 피는 돌마타리가 있다. 그리고 흰 꽃이 피는 뚝갈이 있으며, 뚝갈과의 교잡종으로 뚝마타리(또는 '긴뚝갈')가 있다. 봄에 피는 쥐오줌풀도 같은 마타리과의 풀이다.

 

 

봄에 돋아나는 어린 순은 '가얌취' 또는 '가양취'라고 부르며 다른 산나물과 데쳐서 무치거나 나물밥 등 재료로 쓰고 된장국을 끓여 먹기도 한다. 마타리의 말린 뿌리를 약으로 사용하는데, 뿌리에서는 장 썩은 냄새가 난다 하여 '패장(敗醬)'이라고 한다. 꽃이 노란 마타리를 '황화패장' 꽃이 흰 뚝갈을 '백화패장'으로 부른다. 염증과 통증을 다스리는데 장염이나 산후복통 등에 효과가 있고, 어혈을 삭히고 고름을 빼며 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작용도 한다.

 

 

 

 

 

 

 

 

 

 

 

● 마타리 Patrinia scabiosaefolia | Golden lace patrinia, dahurian-patrinia  ↘  산토끼꽃목 마타리과 마타리속 다년초

높이 60~150cm 내외이고 뿌리줄기는 굵으며 옆으로 뻗고 원줄기는 곧추 자란다. 윗부분에서 가지가 갈라지고 털이 없으나 밑부분에는 털이 약간 있으며 밑에서 새싹이 갈라져서 번식한다. 잎은 마주나며 깃꼴로 깊게 갈라지고 양면에 복모가 있고 밑부분의 것은 잎자루가 있으나 위로 올라가면서 없어진다.

꽃은 여름부터 가을에 걸쳐서 피고 노란색이며 산방꽃차례를 이룬다. 화관은 노란색으로 지름 4mm이고 5개로 갈라지며 통부가 짧고 수술은 4개, 암술은 1개이다. 씨방은 3실이지만 1개만이 성숙하여 타원형의 열매로 된다. 열매는 길이 3~4mmm로서 약간 편편하고, 배면에 맥이 있으며 뒷면에 능선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