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와 나방

먹그늘나비 Lethe diana

모산재 2011. 10. 15. 09:09

 

한라산 등산로에서 자주 눈에 띄었던 먹그늘나비는 네발나비과 뱀눈나비아과의 나비로 비교적 작은 편인데, 내륙지역산보다 이곳 제주도산이 더 작다. 조릿대를 좋아하는 나비라고 하는데, 적절한 그늘이 있고 조릿대가 서식하는 전국 각지의 산지에 분포하고 있다. 한라산은 특히 조릿대가 풍부하니 서식지로 최적인 듯싶다.

 

 

 

 

한라산

 

 

 

 

 

 

 

 

 

 

● 먹그늘나비 Lethe diana  ↘ 나비목 네발나비과 뱀눈나비아과

앞날개 길이 23∼30mm이다. 날개는 흑갈색으로 앞날개 바깥 반은 다소 연한 색, 뒷면도 비슷한 색이다. 앞날개 중앙의 엷은색의 비스듬한 띠는 앞면보다 뚜렷하며 전각(前角) 가까이에 작은 고리무늬가 2개 있다. 뒷날개는 바깥선두리를 따라 6개의 고리무늬가 줄지어 있다. 암컷은 수컷에 비하여 날개폭이 넓고 둥그스름하며 날개 윗면의 바탕색이 연하고 앞날개 윗면 중앙을 달리는 황백색의 띠가 뚜렷하다. 수컷은 앞날개 아랫면 후연에 성표인 검은색의 긴 털이 있다.

따뜻한 곳에서는 연 3∼4회 발생하며 4∼10월에 볼 수 있으며, 추운 곳에서는 연 1회 발생한다. 잡목림 안의 조릿대가 많은 어두운 장소에 서식하며 햇빛이 약하게 쪼이는 나뭇잎 위에 쉬는 일이 많다 그 주변을 다른 나비가 들어오면 빠르게 뒤를 쫓는 습성이 있다. 큰까치수영꽃에 잘 모여 흡밀한다. 암컷은 비교적 땅에 가까운 조릿대 잎 뒷면에 한 개씩 산란하는데 애벌레는 잎 뒷면에서 생활한다. 유충은 해장죽 ·왕대 등의 잎을 먹으며 4령으로 월동한다.

 

 

 

☞ 먹그늘나비의 속명 '레테(Lethe)'는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망각의 신의 이름. 슬픔을 관장하는 아케론, 탄식을 관장하는 코퀴토스, 증오를 관장하는 스틱스 등과 함께 죽은 자가 지하세계로 가기 위해 건너야 하는 다섯 개의 강 중 하나를 담당하는데, 죽은 자는 지하세계로 가면서 레테가 담당하는 망각의 샘물을 마시고 생전의 기억을 모두 잊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