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완도수목원의 소귀나무, 황칠나무, 구슬꽃나무, 채진목, 송양나무, 매화오리나무, 암끝검은표범나비

모산재 2011. 9. 7. 13:36

 

제주도 가는 길목 망망대해 위에 떠 있는 추자도.

 

태풍 무이파가 군산을 지나 인천을 향해 거세게 북상하던 8월 8일 아침 추자도 여행을 위해 목포행 고속버스에 몸을 실었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릴 때쯤 태풍이 스쳐 지나가지 않았을까 싶다.

 

가거도 방파제가 유실될 정도로 무이파의 위력이 대단했는데, 여진이 가시지 않은 지금 추자도로 가는 배가 뜰 수 있을까... 하는데 배가 뜨지 않는다는 문자 메시지가 온다. 고속버스를 유턴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고...

 

목포에서 점심을 먹고서 배가 뜨지 않음을 확인하고 일단 완도로 가기로 한다. 내일 아침 완도에서 출발하는 제주행 배가 있으니...

 

완도행 버스가 자주 있는 것이 아니어서 해남을 경유해야 했다. 오후에 어중간하게 남은 시간은 완도수목원을 돌아보기로 하고 완도대교를 건너자마자 원동에서 내려 택시를 탄다. 붙임성 좋은 택시 기사가 들려주는 완도 이야기(화흥포항 건설에 대한 정치적 비사 등...)를 들으며 커다란 골짜기의 저수지를 돌아 수목원에 들어섰다.   

  

 

완도수목원 입구에서 본 수목원 풍경.

 

전라남도 산림자원연구소 완도수목원은 희귀 난대식물 700여 종이 자생하는 국내 최대의 천연 수목원이다.

 

 

 

입구의 저수지

 

 

 

교육관리동

 

 

 

입구에는 제주도에 자생하는 취약종인 소귀나무가 서 있어 눈길을 끈다. 

 

소귀나무는 암수딴그루인데 딸기 같은 붉은 열매가 달려 있지 않은 걸로 보아 수나무인 모양이다. 딸기처럼 달리는 검붉은 소귀 열매는 달콤한 맛으로 골다공증에 좋다고 하는데, 중국 이름으로는 '양매(楊梅)'라고 한다.

 

 

 

이것이 바로 소귀나무의 열매. 참으로 먹음직스럽지 않은가...

 

 

 

소귀나무 곁에는 두릅나무과의 상록수인 황칠나무가 같은 두릅나무과인 오갈피를 닮은 꽃차례를 달고 있다.

 

 

 

 

저수지 위쪽 난대림의 보고인 계곡 풍경

 

 

 

길가에 물결 모양의 긴 잎을 달고 낮게 가지를 늘어뜨린 이것은 무슨 나무인가...

 

장미과의 상록소교목인 주름잎홍가시(Photinia davidiana)라고 한다. 원산지는 중국이라고 한다. 

 

Stranvaesia in Spring

 

꽃은 이런 모습이다.

http://www.paghat.com/stranvaesia.html

 

 

 

그리고 이건 후피향나무던가...

 

 

 

 

아열대 온실 

 

 

 

희귀식물이 자라는 계곡

 

 

 

중대가리나무로 더 잘 알려져 있는 구슬꽃나무.


제주도에 자생하는 희귀종으로 꼭두서니과 나무이다. 잎과 열매 모양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제주도 돈네코 계곡 표고 400m 이상에 분포한다고 한다.

 

 

 

 

큰여우콩이 노란 꽃차례를 달았다.

 

 

 

제주도에 자생하는 장미과의 멸종위기종인 채진목은 엉성한 열매를 달고 있다.

 

 

 

지난 겨울의 극심한 한파 때문인지 갯대추는 잎 하나 달지 못하고 고사한 모습이다.

 

제주도에 자생하는 희귀종인 갯대추는 대추나무와 마찬가지로 갈매나무과의 나무이지만 꽃과 반구형의 열매 모양이 대추나무와는 사뭇 다른 특이한 모습이라는데 안타까운 일이다. 

 

 

 

좀 떨어진 곳에는 묏대추가 보이는데, 아래쪽은 거의 죽은 모습인데 줄기 끝으로 드문드문 푸른 잎을 달고 있어 동사를 면한 모양이다.

 

 

 

오갈피나무

 

 

 

근처에는 제주도 산기슭에 자생하는 지치과의 교목 송양나무가 구부정하게 자라고 있다.

 

 

 

 

좀고추나물이라기보다는 애기고추나물이 아닐까...

 

 

 

꼬리진달래를 닮은 꽃을 피운 나무가 눈에 띈다. 

 

매화오리나무라는 독특한 이름의 이 나무는 진달래목이지만 진달래과가 아닌 매화오리나무과로 독립된 과명을 가진 나무이다. 한라산에서 자생하는데 수염꽃나무 또는 까치수염꽃나무라고도 한다.

 

 

 


갑자기 날아든 나비 한 마리.

 

얼핏 화려한 날개 무늬로 큰멋쟁이나비인가 했는데, 살금살금 다가서 보니 무늬가 다르다. 날개 무늬의 모양이 암붉은오색나비 비슷하긴 하지만  날개 안쪽 갈색바탕에 검은 점들이 있는 것이 다르다.

 

알아보니 이 녀석의 이름은 암끝검은표범나비의 암컷이란다. 수컷은 날개 끝의 저 화려한 무늬가 없다.

 

 

 

 

그리고 털매화오리나무라는 이름표를 단 녀석은 아직 꽃을 달지 않고 있다. 매화오리나무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기가 쉽지 않다. 

 

 

 

위쪽 골짜기의 약초식물원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다가 손에 든 카메라에 뭔가 허전함이 느껴져 쳐다보니 100밀리 렌즈 후드가 사라지고 없다.

 

어찌된 일일까. 나비를 찍느라 허겁지겁하다가 잃어버린 것일까 하여 왔던 숲길을 되짚어 가 살펴보지만 그 커다란 렌즈 후드는 종내 흔적조차 찾지 못하고 만다. 다시 한번 더 돌아보아도...

 

 

이제 여행을 시작하는 마당에 후드를 잃어 버렸으니 원...  

 

그래도 어쩔 수 있나!

 

 


져 가고 있는 부들레이아 꽃을 후드 없이 담아보고...

 

 

 

큰가시나무라고 적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는 이 참나무과의 상록수는 가장자리가 밋밋한 것으로 보아 아무래도 붉가시나무가 아닐까 싶다. 도토리가 성숙하고 있는 중이다.

 

 

 

꽃차례가 빈약한 이 녀석은 도깨비엉겅퀴로 봐도 되겠지.

 

 

 

땀 삐질, 헉헉대며 올라간 약초식물원은 별 볼 것이 없어 그냥 발길을 돌리고 만다..

 

 

되내려오는 길 바위벽엔 민달팽이 한 마리가 붙어 있다.

 

 

 

젖꼭지나무라는 별명을 가진 천선과나무 열매가 정말 젖꼭지처럼 익어가고 있다. 하늘의 선녀가 먹는 과실인지, 선녀의 젖꼭지인지... 어떻게 생각해도 아름답지 않은가.

 

 

 

수생식물원으로 내려설 때는 해가 많이 기울어 관람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암술머리가 붉으니 남개연이겠지 싶은 꽃들은 해가 기운 탓인지 수면 위로 꽃대를 누이기 시작했고,

 

 

 

 

부처꽃은 여전히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기대에 비해 그리 볼 것이 많지 않아 아쉬움이 크다. 좀더 일찍 찾았거나 좀더 늦게 왔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대중교통이 없어 다시 택시를 불러 원동으로 나간다.  

 

버스를 기다리고 있으니 산 너머로 장엄한 일몰이 진행되고 있다.

 

 

 

■ 완도수목원 위치도(완도수목원 홈페이지 인용)

 

약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