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 조경종

독일앵초, 앵초꽃 이야기

모산재 2011. 3. 1. 21:05

 

독일앵초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는 앵초가 겨울 온실에서 꽃을 피웠다. 겨울이라선지 지면에 바빡 붙은 낮은 꽃대에 달린 꽃들이 더욱 앙증스럽고 탐스럽다.

 

인터넷에 게시된 독일앵초는 우리의 자생 앵초와는 달리 꽃무늬가 참으로 다양하다. 깔때기 모양의 밝은 노란색 꽃이 핀다는 카우슬립(베리스앵초)과는 꽃 모양이나 꽃색이 다른데, 학명이 무엇인지 정보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학명은 Primula obconica. 피부 알러지를 일으켜 Poison primrose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고 한다. 중국 호북성 원산이라는데 어째서 독일앵초라 불리게 되었는지... )

 

 

 

 

 

 

 

 

 

 

 

 

 

 

 

※ 앵초(櫻草) 이야기

 

앵초의 학명인 프리물라 베리스(Purimula veris)는 라틴어로서 '첫째'를 의미하는 프리무스(primus)와 '봄'을 뜻하는 베리스에서 유래하는 것으로 앵초가 가장 이른봄에 자라나 꽃을 피우는 것에서 붙은 이름으로 보인다.

영국에서는 처녀들이 앵초꽃으로 언제 신랑을 만나 결혼할 수 있는지 점을 치기도 했고 사랑의 묘약을 만드는 재료로 인기가 높았다고 한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열린다고 하여 꽃 향기가 담긴 물을 사랑하는 사람의 베개에 뿌리기도 하고, 연인들끼리 앵초꽃을 서로 선물하기도 하였다.

북유럽에서는 사랑의 여신인 프레이야(Freya)에게 앵초꽃을 바쳤다고 하는데, 앵초꽃이 보물이 많은 프레이야 궁전의 자물쇠를 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프레이야 여신은 운명과 하늘 그리고 별의 지배자였고 동시에 육감적 사랑의 상징이기도 하였다. 그래서 앵초는 독일어로 '열쇠꽃' 이라는 뜻의 '슐리셀블루메(Schlusselblume)' 라 불린다. 그러나 기독교의 영향으로 앵초는 프레이야 여신 대신 성모 마리아에게 바쳐졌고 '성모 마리아의 열쇠'라는 뜻의 '마리엔슐리셀(Marienschlussel)'이라고 불렀다. 앵초의 꽃으로 천국의 문을 열 수 있다고 믿었다. 비슷한 이유로 '성 베드로의 열쇠(Petersschlussel)', '성 베드로의 꽃(Petersblume)' 그리고 '천국의 열쇠(Himmelsblume)'라고 부르기도 하였는데, 이는 성 베드로가 예수에게 천국으로 들어갈 수 있는 열쇠를 약속한 데서 비롯되었다.

앵초(櫻草)는 '살구꽃을 닯은 풀'이라는 뜻의 사랑스러운 이름을 가졌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앵초의 영어 이름은 뜻밖에도  '소의 똥'이라는 뜻을 가진  '카우슬립(Cowslip)이니 민망스럽기만하다. 소(Cow)가 똥(Slip)을 싸 놓은 곳에 앵초가 잘 자라기 때문에 생겨났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해도 이름으로까지 굳어진 것은 좀 너무 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