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무

바다를 향한 '그리움', 순비기나무(Vitex rotundifolia)

모산재 2010. 8. 26. 21:57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를 바라보는 모래언덕에는 어김없이 무성한 덩굴을 벋은 순비기나무들이 덮고 있다. 순비기나무는 바다를 그리워하며 바다를 닮은 푸른 보랏빛 꽃을 피운다. 그래서인지 꽃말은 '그리움'이다. 

 

순비기나무는 마편초과의 관목으로 황해도와 경상북도 이남의 바닷가 모래땅에 비스듬히 누워 자란다. 염분을 잘 견뎌 바닷물에도 죽지 않는다.

 

 

 

↓ 청산도

 

 

  

 

 

 

순비기나무 Vitex rotundifolia / 마편초과의 관목 

 

전체에 회백색의 잔털이 있으며 줄기는 약간 네모지고 흰색을 띤다. 잎두꺼운 가죽질의 잎은 긴 달걀형이며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푸른 자주색의 꽃은 겉에 흰색 털을 가지는데 7~9월에 총상꽃차례를 이루어 핀다. 수술은 4개로 이중 2개가 길어 꽃잎 밖으로 나와 있다. 열매는 9~10월에 검붉은색으로 둥글고 단단하게 익는다. 과실을 만형자라 한다.

 

 

많은 사람들은 순비기나무 꽃을 그냥 '숨비기꽃'으로 부른다. '순비기'라는 이름은 해녀가 물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뜻하는 '숨비기'라는 제주도 방언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예전에는 해녀들이 물 속에 들 때 이 나무의 이파리나  꽃잎을 따서 귀를 막았다고 한다. 그러면 아무리 깊은 바닷속으로 잠수를 하여도 멀미를 하지 않았다 한다. 물질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서도 머리맡에 숨비기 꽃 열매를 두어 머리를 맑게 다스렸다고 한다. 

 

열매는 약용으로 쓰고 잎과 가지는 향기가 있어 목욕물에 향료로 넣어 쓰기도 한다. 가을이면 검붉게 익은 열매를 따 시집가는 딸의 베개 속에 넣어주기도 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