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무

자귀나무(Albizzia julibrissin |silk tree), 사랑의 환희와 두근거림

모산재 2009. 7. 31. 16:21

 

합환목, 야합수, 유정목이라는 다른 이름으로도 알 수 있듯이 자귀나무는 남녀의 사랑을 상징하는 나무라고 할 수 있다. 새의 깃처런 생긴 잎에는 15~30쌍의 작은잎이 마주나 있다.

 

그런데 이 잎이 낮에는 펼쳐진 모습이지만 밤에는 마주하는 잎이 오므라들며 합쳐져서 야합수(夜合樹)라고 부르게 되었다. 또 그 모습이 정인이 다정히 마주안고 잠자는 자태를 연상케 하여 합환목(合歡木)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자귀나무의 꽃말도 '환희, 두근거림'이며, 부부금실을 좋게 해 준다고 하여 정원수로 심는다. 영명으로는 'silk tree'라고 하는데 이는 분홍빛 수술이 아름답게 펼쳐진 꽃이 비단처럼 고와서 붙여진 이름이다. 또한' mimosa tree' 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는데 이는 미모사와 닮은 데서 생긴 이름이다.

 

 

 

↓ 경남 합천 가회

 

 

 

한 송이로 보이는 꽃은 실은 15~20개가 우산꼴로 모여 달린 것이고, 각 꽃에는 25개 정도의 긴 수술이 있다.

 

 

 

깃털같은 잎은 15~30쌍의 작은잎이 마주난 모습인데, 밤이면 오므라들며 포개진다.

 

 

 

 

자귀나무 Albizzia julibrissin |silk tree

쌍떡잎식물 장미목 콩과의 낙엽소교목

 

합환목·합혼수·야합수·유정수라고도 한다. 산과 들에서 자란다. 줄기가 굽거나 약간 드러눕는다. 높이 3∼5m이고 큰 가지가 드문드문 퍼지며 작은 가지에는 능선이 있다.

잎은 어긋나고 2회깃꼴겹잎이다. 작은잎은 낫같이 굽으며 좌우가 같지 않은 긴 타원형이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작은잎의 길이는 6∼15mm, 나비는 2.5∼4.0mm 정도로서 양면에 털이 없거나 뒷면의 맥 위에 털이 있다.

꽃은 연분홍색으로 6∼7월에 피고 작은 가지 끝에 15∼20개씩 산형()으로 달린다. 꽃받침과 화관은 얕게 5개로 갈라지고 녹색이 돈다. 수술은 25개 정도로서 길게 밖으로 나오고 윗부분이 홍색이다. 꽃이 홍색으로 보이는 것은 수술의 빛깔 때문이다. 열매는 9∼10월에 익으며 편평한 꼬투리이고 길이 15cm 내외로서 5∼6개의 종자가 들어 있다.

밤중에 잎이 접혀지기 때문에 자귀나무라고 하며 소가 잘 먹는다고 소쌀나무라고 부르는 곳도 있다. 한방에서는 나무껍질을 신경쇠약·불면증에 약용한다. 한국(황해도 이남)·일본·이란·남아시아에 걸쳐 분포한다. 작은잎이 길이 2∼4.5cm, 나비 5∼20mm인 것을 왕자귀나무(A. coreana)라고 하며 목포 유달산에서 자란다. <두산백과사전>

 

 

 

자귀나무 이야기

 

 

<이야기 1> 옛날 중국에 '두양'이라는 사람이 조씨 부인과 살았다. 조씨 부인은 단오 무렵이면 자귀나무의 꽃을 땄고 이를 말려서 베개 속에 넣어 두었다. 그런데 남편이 우울해하거나 불쾌해 하는 기색이 보이면 말린 꽃잎을 조금씩 꺼내 술에 넣어 마시게 했다. 그러자 그 술을 마신 남편은 곧 예전처럼 밝은 모습을 되찾았다고 한다.

 

<이야기 2> 옛날 어느 마을에 황소처럼 부지런하고 힘 센 '장고'라는 청년이 살았다. 중매가 많았지만 마음에 드는 여자가 없어 결혼을 못하고 있었다. 어느 날 장고가 언덕을 넘다가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한 집을 발견하고 이에 이끌려 집 뜰 안으로 들어갔다가 부엌문을 열고 나오는 어여쁜 처녀와 눈길이 마주쳤다. 그 순간 두 사람은 서로에게 첫눈에 반했다. 장고는 꽃 한 송이를 꺾어서 처녀에게 주며 청혼을 했고, 그 뒤 둘은 결혼하여 행복하게 살았다. 

 

세월이 흐른 어느 날 읍내로 장을 보러 갔던 장고가 그만 술집 여인에게 빠져 집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자 장고의 아내는 남편의 마음을 다시 돌리기 위해 백일기도를 시작했다. 백일 째 되던 날 밤 신령이 꿈에 나타나서, "언덕 위에 피어 있는 자귀나무 꽃을 꺾어다가 방안에 꽂아 두어라." 하여,  다음날 아침 언덕에 올라가 꽃을 꺾어다 방안에 꽂아 두었다. 밤늦게 돌아온 장고는 아내를 얻기 위해 꺾어 바쳤던 자귀나무 꽃을 발견하고 옛 추억에 잠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