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화야산의 봄 풀꽃나무들

모산재 2008. 4. 25. 22:44

 

끝없이 이어지는 얼레지 꽃밭,

 

햇살이 더욱 환했으면 더욱 아름답게 피었으련만

아쉽게도 벌써 해는 서산으로 기울고 숲은 스산한 빛깔을 띠기 시작한다.

 

 

 

 

 

아름드리 나무가 눈앞을 가려서 한참 쳐다 본다.

저 울퉁불퉁한 수피를 살피면서도 무슨 나무인지 감이 잘 안 잡힌다.

 

혹시 피나무 종류일까...

 

 

 

 

 

가끔씩 이렇게 단발머리를 한 소녀의 모습인 양 피어 있는 얼레지도 보인다.

꽤 청초하지 않은가...

 

 

 

멀리 골짜기에 피어 있는 현호색이 눈길을 끌어 당겨 잡았는데

의외로 사진발을 잘 받았다.

 

잎을 봐서는 왜현호색처럼 보이는데

청보랏빛 꽃색이 너무도 선명하다.

 

 

 

한번도 만나지 못하여 애를 태우던 달래꽃을

엉뚱하게도 골짜기의 가장 위쪽에서 드디어 만난다.

(기온이 높은 골짜기의 아래에는 꽃봉오리조차 안 보였는데 말이다.)

 

밥알 만한 작은 꽃봉오리 속 세 갈래의 암술머리가 선명하다.

  

 

 

 

민둥뫼제비꽃이 비교적 평평하게 펼쳐진 언덕에 피어 있었다.

앞에 보이는 잎모양이 전형적이다. 

 

 

 

삿갓나물이 화살 모양의 꽃봉오리를 올리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다시 내려오는 길

눈길을 끄는 이끼의 모습을 담아 보았다.

 

우산이끼류로 보이는 것(위)과 초롱이끼류로 보이는 것(아래)

 

 

 

 

잎모양이 서로 다른 현호색

 

 

 

 

아직도 잎눈인 채로 머물고 있는 층층나무

 

 

 

길가 풀섶에 뭐가 뒹굴고 있길래 보니 쥐방울덩굴이 아닌가.

그래서 나뭇가지 위에 걸어 놓고 찍어 주었다.

 

어째 모습이 아주 자연스럽지 않은지...

 

 

 

아직도 기고 있는 벌깨덩굴엔 꽃봉오리 모양이 달렸다.

 

 

 

골짜기를 거의 내려온 곳에서 아쉬움으로 풍경을 담아본다.

 

 

 

진달래는 아주 한창이다.

 

수로부인에게 꽃을 꺾어 바치기 위해 소 끄는 노인이 오른 바위가 저런 모습이었을까.

 

 

 

갑자기 떠오른 수로부인을 생각하며 터덜터덜 내려오는 길이 유쾌해진다.

 

회리바람꽃을 한번 더 담아 봤다.  

꽃잎(사실은 꽃받침이지만)이 아름다운 여느 바람꽃과는 달리

단순하기 이를 데 없는 이 꽃이 주는 묘한 매력을 뭐라 설명할 수 있을까. 

 

 

 

이 풀의 정체는 뭐였지..

어쩐지 원예종 같기도 하고... 혹 영아자일까 싶기도 하고...

 

 

 

길가 언덕배기 위에 백선의 어린 풀이 하나만 보인다.

5월 초중순, 제때에 꽃을 피울 수 있을까.

 

 

 

지장보살이라고도 하는 풀솜대도 꽃봉오리를 내밀고 있다.

 

 

 

그리고 고깔잎들에 둘러싸여 핀 고깔제비꽃

 

 

 

다시 처음 출발했던 골짜기에서 

매화말발도리가 몇 송이 꽃을 피우고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란다.

 

많이 일러 보이는 시기인데...

 

 

 

그리고 더 아래쪽 골짜기에서 무더기로 핀 금붓꽃을 발견한다.

 

아까 골짜기를 처음 오를 때에 건너편 언덕에 양지꽃이 흐드러지게 피었구나 생각했던 것이

바로 이 금붓꽃이었음을 확인하며 오늘의 화야산 풀꽃 탐방을 마감한다.

 

 

 

어두워가는 화야산에서 벗어나

흐드러지게 핀 수양벚나무 흰 꽃이 환하게 밝히는 북한강 길을 달리는 기분이 상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