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남한산에서 만난 여러 제비꽃들과 괭이눈들

모산재 2008. 4. 21. 23:53

 

점심 때를 훌쩍 넘기고 집을 나선다.

 

봄빛 넘실거리는 시내 거리를 지나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니 3시가 가까운 시간이 되었다.

 

주변 주점과 식당가는 하산하는 인파들로 북새통이다.

 

 

화분 몇 개를 놓고 파는 가게에서

학재스민이란 녀석과 만델리아라는 원예종 꽃을 만나 담아본다.

 

학재스민(Jasminum polyanthum)은 Winter jasmine 또는 Pink jasmine이라는 영어 이름을 가지고 있다. 

 

 

 

이것이 바로 만델리아, 아직 꽃이 피지 않아 아쉽다.

주인 아주머니는 꽃이 핀 것이 정말 아름다운데, 그 녀석은 팔리고 이것만 남았다며 사 가라고 권한다.

 

 

 

휘휘 늘어진 버들 풍경이 봄의 운치를 더한다.

더하는 운치만큼 아릿해지는 마음은 내게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 탓일 게다. 

 

 

 

이 제비꽃을 서울제비꽃으로 봐도 되는 것인지...

자꾸만 망설여지는 마음.

 

 

 

양지바른 산자락에 벌써 큰개별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계속 이어지는 제비꽃들의 퍼레이드~.

 

이 녀석은 누가 뭐래도 자주알록제비꽃으로 보인다.

 

 

 

양지꽃들이 간간이 보이는 가운데 세잎양지꽃도 어느새 무더기로 피었다.

 

 

 

이 녀석들은 털제비꽃으로 봐도 되는 걸까.

 

 

 

 

그리고 그늘진 골짜기를 따라 나타나는 이 녀석들은 태백제비꽃으로 보는 게 맞겠지.

다만 잎 뒷면이 검은 자줏빛인 것이 민둥뫼제비꽃을 닮아서 헷갈리기도...

 

 

 

 

골짜기 물가에는 아이들을 몰고 나온 상춘객들로 가득하다.

아이들이 뛰노는 곁에는 태백제비꽃들이 가득 피었는데

꽃을 꺾는 아이들이 없어 다행스럽다.

 

 

그리고 어쩜 저렇게 노랗게 골짜기를 물들이는 버들이 다 있는가.

 

 

 

자세히 들여다보니 끝의 꽃밥이 붉고 암술머리는 노란 것이 꽤 특이하고 아름답다.

 

 

 

이렇게 부실한 꽃을 피우고 있는 현호색도 반갑다.

 

 

 

큰길을 벗어나 가파른 계곡의 오르막길로 접어드는데

눈 앞에 새 한 마리 먹이를 입에 물고 한참이나 고개를 주억거린다.

 

 

 

푸른 새싹 시원스런 귀룽나무 풍경 너머로 또다른 버들이 훤하게 골짜기를 밝힌다.

호랑버들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이 골짜기에는 두 종류의 괭이눈이 같은 장소에서 동거하고 있다.

 

요 녀석은 산괭이눈인데

 

 

 

 

요 녀석은 흰괭이눈(흰털괭이눈)일까...

 

 

 

 

그리고 낙엽밟는 소리에 건너면 언덕을 바라보는데

황급히 이동하는 새 한 마리.

 

까투리일까 했는데,

벼슬 같은 것이 머리 위에 달린 것이 낯설다.

 

이 녀석이 부지런히 길 위로 올라서더니

꼼짝 않고 내가 다가서는 것을 지켜보다가

잡히지만 않는 속도로 멀어지는 방향으로 슬슬 피한다. 

 

혹시 알을 품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둥근털제비꽃은 아직은 한창인 모습이다.

 

 

 

갈림길에서 다시 노루귀 한창일 골짜기를 선택해서 부지런히 오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