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섬 여행

선유도 여행 (6) : 무녀초등학교 꼬마들과 축구 한판

모산재 2007. 10. 26. 00:54

 

선착장이 있던 진리를 지나면 산기슭으로 길은 가파르게 이어지고, 높다란 산허리에 무녀도로 이어지는 다리가 걸려 있다. 

무녀도로 이어지는 선유대교 역시 86년말 장자교와 함께 개통되었는데, 차량은 통과할 수 없는 좁은 다리이다.

 

▼ 선유대교에서 내려다 본 무녀봉과 마을

 

 

 

 

 

 

무녀도는 면적 1.75㎢에 500여 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는데, 고려 말경 이씨가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촌락이 만들어졌다고 전한다.

 

무녀도라는 섬 이름은 장구 모양의 섬과 술잔 모양의 섬 나란히 붙어 있어 무당이 상을 차려놓고 춤추는 형상 같아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옛 이름은 '서들이'였다는데, 이는 바쁜 일손을 놀려 부지런히 서둘러야 살 수 있다는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마을 주민들은 무녀1구를 '서들이' 무녀2구를 '모개미'라 부른단다.

 

 

▼ 무녀도 쪽으로 건너서 본 선유대교

 

 

 

 

▼ 무녀1구 마을로 가는 해안도로에서 바라본 선유대교

 

 

 

 

▼ 멀리 오른쪽으로 바다가 들어간 곳에 보이는 마을 너머 쪽에 옥돌해수욕장이 있다.

 

 

 

 

▼ 무녀1구 마을에서 바라본 선유대교, 그 너머 한 봉우리만 보이는 망주봉

 

 

 

 

 

무녀1구에서 2구쪽으로 가기 위해 섬을 가로지르는 들길로 들어선다. 들이라곤 보이지 않던 선유도였는데 이곳은 들판이 꽤 넓게 펼쳐진다.

 

 

 

논밭 사이로 난 길을 조금 더 지나니 초등학교가 나타난다. 분교가 아닐까 싶게 아주 작은 학교인데 이름은 무녀초등학교이다.

 

 

운동장은 천연잔디로 곱게 단장되어 있는데, 꼬마 사내 녀석 네 명이서 신나게 공을 차고 논다. 그 모습이 정다워 카메라에 담는데, 요 녀석들이 나보고 축구 한 판 하잔다.

 

 

 

 

그래 기념사진이나 먼저 한판 찍어주마 했더니, 한 녀석은 골대 주변에 머뭇거리고 섰고, 요 세 녀석은 제법 '똥폼'을 잡지 않느냐...

 

 

 

 

그리곤 네 녀석을 상대로 게임에 들어갔는데, 10분도 채 못 되게 뛰다가 아주 죽는 줄 알았다. 네 녀석이 우루루 달려드는데 어디 잠시라도 숨을 돌릴 틈이 있어야지 말이다. 결국 항복을 선언하고 줄행랑 치고 말았다. 그러잖아도 점심 시간이 훌쩍 넘겨 자전거 타고 다니며 힘을 뺄 만큼 뺐는데 아주 다리도 후둘거리지 않는가...

 

 

 

초등학교가 있는 마을을 지나니 염전이 있었던 습지가 광활하게 펼쳐지고 있다. 원래 이 섬에는 18만평에 달하는 염전이 있었지만 지금은 일부에서만 소금을 만들고 있는 모양이다. 예전의 염전은 대부분 습지로 변해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 길가에 흐드러지게 핀 참으아리꽃

 

 

 

 

 

무녀2구까지 갈까 했으나 배는 고프고 몸은 나른하여 발길을 돌린다.  다시 무녀1구 마을로 돌아와서 북쪽해안으로 빠진다.

 

 

▼ 모감주나무 자생군락지 부근의 해안

 

 

 

 

▼ 꽃며느리밥풀

 

 

 

 

▼ 조록싸리 꽃

 

 

 

 

 

선유도와 무녀도 사이에 있는 세 섬은 자그마한 무인도로 갈매기와 물오리 등 바닷새의 천국이다. 이 세 섬을 배경으로 만선을 이룬 돛배가 깃발을 휘날리며 돌아온다 하여 '삼도귀범(三島歸帆)'이라 했는데, 선유 8경의 하나다.

 

섬주민들에게 만선의 꿈을 꾸게 하는 세 섬의 줄지어 있는 풍경은 아름답다. 

 

 

선유대교에서 내려다본 '삼도귀범(三島歸帆)' 풍경

 

 

 

 

 

▼ 반대쪽에 펼쳐지는 선착장, 망주봉 풍경

 

 

 

 

 

무녀도를 벗어나 자전거는 다시 선유도의 왼쪽 해안으로 들어선다. 옥돌해수욕장으로 향하는 것인데 해안선을 따라 커브를 이룬 내리막길을 기분 좋게 달린다.

 

 

별다른 풍경일까 싶은 느낌은 없이 조약돌 가득한 아담한 해수욕장이 나타난다. 수심이 좀 되는지 해수욕장에 작은 배들이 정박하고 있다. 명사십리해수욕장과는 아주 대조적인 느낌이 드는 곳이다.

 

 

 

 

 

 

 

해수욕장 풍경만 바쁘게 훔쳐보고 돌아선다.

 

배도 고프고 목은 마르고 해서 생수라도 사서 마실까 했더니 구멍 가게들엔 생수가 없지 뭔가...

 

다시 선착장을 지나니 앞서 갔던 일행 몇 사람들이 한 식당에서 자리를 잡고 있다. 시원한 냉수부터 한잔 들이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