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백산 연꽃봉우리의 한 능선에서 금강애기나리를 만난다. 금강애기나리가 연꽃봉우리를 지키다니! 비로자나 부처님이 거하는 연화장 세계를 애기 금강역사가 지키는 것일까, 하고 엉뚱한 상상을 하며 독특한 무늬점이 새겨져 있는 앙증스런 꽃을 카메라에 담는다. 진부에서 발견되어 '진부애기나리'라 불리기도 한다. '금강'이란 이름이 붙은 것에서 알 수 있듯 강원도 등지의 깊은 산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고고한 종이다. 희귀하다고는 할 수 없을 정도로 개체수가 비교적 풍부하여 약관심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금강애기나리는 애기나리와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꽃잎에 자주색 반점이 있고 화피 끝이 뾰족하며 뒤로 젖혀지며, 열매가 붉게 익는 점이 다르다. 높은 산 능선이 숲에서 줄기 끝에 피는 연한 황백색의 꽃잎은 자주색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