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주 12

영주 소수서원, 숙수사 절터에 세운 조선 최초의 사립대학

봉도각을 돌아보고 난 뒤 소수서원을 향해 걷는다. 부석사 방향 931번 지방도를 따라 10분 정도 거리... 사과 묘목 밭에 상큼한 향기를 풍기는 때 아닌 사과꽃이 피어 있다. 광장이라 해도 좋을 넓은 주차장, 소수서원이 더 이상 한적한 관광지가 아님을 증명한다. 그 너머로 보이는 솔숲은 소수서원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소수서원 선비촌 안내도 선비촌이 들어서면서 소수서원은 관광지로 북적이게 되었다. 선비촌은 2004년에 영주시가 건설한 일종의 테마파크. 조선시대 전통가옥을 복원하여 유교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조성한 관광단지다. 소수서원 들어서는 길, 수백 년 수령의 낙락장송 숲을 걷는 상쾌함은 최고다. 겉과 속이 모두 붉은 이 적송으로 일본 국보인 코류지(廣隆寺)의 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을..

영주 순흥 봉도각(최고의 경로 정원), 사현정(안축의 세거 유적)

어둠이 깃드는 순흥. 비로봉 산행을 마치고 도착한 순흥은 생각보다도 작은 '동네'였다. 한 때는 도호부가 있었던 큰 고을이 지금은 외진 '면'소재지, 쓸쓸한 시골마을로 남아 있으니 세월이 무상하다. 그래도 소수서원과 선비촌이 있고 멀지 않은 곳에 부석사가 있으니 오고가는 차량의 행렬로 한적하지는 않다. 작은 동네지만 길거리에는 식당도 있고 여관도 있다. 겉으로는 멀쩡하지만 속은 허름한 여관 수준인 한 모텔에서 하룻밤을 보낸다. 다음날 아침 부근 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소수서원으로 가는 길, 면사무소 앞을 지난다. 수백 년 노거수가 그늘을 드리운 넓은 대지에 팔작지붕을 얹은 퓨전 2층 건물인 관청의 모습이 이채로운데, 면사무소 건물치고 이처럼 폼나는 건물도 드물 듯하다. 느티나무 아래엔 '읍내리 문화마을'이..

소백산 국망봉 남쪽 초암사, 죽계구곡과 죽계별곡

국망봉 아래 골짜기를 거의 벗어날 무렵 개활지가 열리고 거기에서 지은 지 얼마되지 않은 아담하면서도 기품 있는 절을 만난다. 초암사(草庵寺)다. 영주에는 소백산 품에 안긴 절이 셋 있다. 비로봉(1,440m)과 국망봉(1,421m), 연화봉(1,394m)을 소백삼봉이라 하는데, 비로봉 아래에는 비로사, 연화봉 아래에는 희방사, 국망봉 아래에는 초암사가 있다. 초암사는 소백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남쪽 골짜기, 국망봉에서 흘러내리는 죽계천에 자리잡고 있는 아담한 절이다. 의상대사는 호국사찰 자리를 찾기 위하여 이곳에 초막을 짓고 기거하였는데, 멀지 않은 곳에 터를 잡고 창건한 것이 부석사이다. 부석사를 창건한 뒤에 이곳 초막 자리에 절을 지어 초암사라 하였다. 초암사 앞 죽계1교. 국망봉에서 내린 물이 이곳을..

소백산 비로봉-국망봉-초암사/ 모시대, 참나물, 말나리, 중나리, 쥐털이슬, 네잎꽃갈퀴

고요함 속에서 우주를 비추는 진리의 빛을 적광(寂光)이라 한다. 그 빛은 세속의 욕망에 사로잡혀 사는 번뇌를 끊고 절대 정적의 세계로 안내한다. 비로봉은 그 빛의 주인인 비로자나불의 응신인 듯 자비로운 모습으로 솟아 있다. 비로자나 부처님에게로 가는 길인 듯 그림처럼 펼쳐진 비..

풀꽃나무 일기 2012.09.23

소백산의 개갈퀴, 그물버섯들, 며느리밥풀꽃, 잔대, 단풍취, 말나리, 동자꽃, 큰산꼬리풀

비로사를 지나 비로봉에 오른다. 비로봉 오르는 길은 적광(적광)의 법신불 비로자나불을 만나는 길일까. 비로사 맞은편 산허리를 오르다보면 금방 능선길로 접어들고, 거기엔 달밭골이란 이름이 붙어 있다. 달처럼 작은 밭뙈기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달밭골이라고 한다는데 지금은 한 ..

풀꽃나무 일기 2012.09.14

소백산 비로봉 아래에는 비로사가 있다

지난 5월 소백산 산행 때 연화봉에서 최고봉인 아름다운 비로봉(1440m)을 바라만 보고 내려온 것이 못내 아쉬워, 8월 한여름에 비로봉을 찾았다. 영주에서 시내버스를 타고 삼가리 종점에 도착한다. 삼가리 종점은 소백산 깊숙한 골짜기에 자리잡고 있다. 몇 집 보이지 않는 작은 마을... 한여름 소백산을 찾는 사람은 별로 없다. 종점을 지나 한동안 포장도로가 이어지는데, 중간에 소백산자락길 홍보관이 자리잡고 있다. 오늘 일정은 삼가리에서 비로사를 지나 달밭골을 거쳐 비로봉을 오르고, 국망봉까지 능선길을 걷다 초암사로 하산하는 것. 소백산 자락길 홍보관을 지나면서 단정하게 블록을 깐 등산로가 이어진다. 그렇게 2km쯤 걸어 올라가노라니 왼쪽 산 비탈에 비로사(毘盧寺) 일주문이 나타난다. 비로사는 조계종 사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