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설산 2

운남 여행 (13) 더친, 비래사(페이라이스)와 매리설산의 일몰

백마설산(白馬雪山=白芒雪山) 고개를 넘어서자 더친으로 이어지는 내리막길이다. 얼마쯤 달리다 보니 서쪽 멀리 아까 보지 못했던 설산이 저녁 햇살을 배경으로 환하게 모습을 드러낸다.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매리설산(梅里雪山)이라는 걸 직감한다. 옥룡설산이나 백마설산과는 느낌부터 다르다. 환호성을 지르며 카메라를 차창에다 대고 사진을 찍고 있는데, 차는 멈춰선다. 매리설산 전망대에 이른 것이다. 운남에서 가장 높다는 매리설산(梅里雪山), 최고봉 카와보그봉(卡瓦博格峰)은 해발 6,740m라고 한다. 구름에 덮여 있는 봉우리로부터 만년설이 빙하가 되어 흘러내린 모습이 이 먼 곳에서도 또렷이 보일 정도로 장관이다. 티베트인들이 일생에 한번은 반드시 다녀오고 싶어하는 성지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6000m 급 봉..

운남 여행 (12) 금사강제일만-동죽림사, 4292m 백마설산을 넘다

번쯔란(奔子栏=奔子欗)은 티벳어로서 '아름다운 강둑'을 의미한다고 한다. 번쯔란은 남쪽으로 금사강을 따라 비옥한 농지가 펼쳐지는 일종의 오아시스 마을이다. 북쪽으로는 메마른 고산지대로 이어지니 일종의 곡구 취락으로 평지와 산지의 생산물이 거래되는 중심지 역할을 하며 발달한 마을이다. 그리 멀지 않은 고개 위에 있는 동죽림사(东竹林寺)와의 관계를 본다면 사하촌이라 할 만하다. 차마고도의 마방들은 이곳에서 묵으며 험준한 백마설산을 넘을 채비를 단단히 했을 것이다. 번쯔란에서 더친까지는 102 km. 백마설산을 넘는 차마고도의 가장 험한 산길이다. 금사강을 따라 비교적 평탄하게 달려오던 길이 번쯔란(奔子栏)을 지나면서 다시 오르막길로 접어든다. 길고 긴 오르막길은 설악산을 넘는 한계령을 연상시킨다. 길 곳곳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