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도토라지라는 이름으로 불렀던 명아주, 어린 잎을 나물로 먹었던 기억이 선하다.
영명으로는 Goosefoot이라 하는데 아마도 잎이 거위발을 닮았다고 붙인 이름인 듯하다. 백과사전의 설명으로는 키가 1m까지 자란다고 되어 있지만, 양지바른 곳에서 자란 녀석들은 사람의 키를 훌쩍 넘게 자라는 것도 더러 보인다. 말린 명아주 대로 만든 지팡이를 청려장(靑藜杖)이라 하는데, 아주 가볍고 단단하여 노인의 지팡이로 최고품이라 한다.
꽃이든 열매든 눈에 잘 띄지도 않는 명아주, 자세히 들여다보니 열매가 참 아름답다.
2006. 11. 04 양재천
명아주 꽃
명아주 열매
● 명아주 Chenopodium album var. centrorubrum | Goosefoot / 중심자목 명아주과의 한해살이풀
높이 1m, 지름 3cm에 달하며 녹색줄이 있다. 잎은 어긋나고 삼각상 달걀모양이며, 어릴 때 중심부에 붉은빛이 돌고 가장자리에 물결 모양의 톱니가 있다.
꽃은 양성(兩性)이고 황록색이며 수상꽃차례에 밀착하여 전체적으로 원추꽃차례가 된다. 꽃잎이 없고 꽃받침은 5개로 갈라지며 5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이 있다. 열매는 꽃받침으로 싸인 포과(胞果)이고 검은 종자가 들어 있다.
어린잎에 붉은 부분이 없는 명아주를 흰명아주(C. album)라고 한다.
※ 명아주와 청려장
잘 자란 명아주의 줄기를 말려 만든 지팡이가 청려장인데, 가볍고 단단하며 기품이 있어서 최고의 지팡이로 친다. 민간신앙에서도 신경통에 좋다고 하여 귀한 지팡이로 여겼고, 또 <본초강목>에도 "청려장을 짚고 다니면 중풍에 걸리지 않는다"는 기록이 있어 예로부터 환갑을 맞은 노인의 선물용품으로 널리 이용되었고, 통일신라시대부터 장수 노인에게 왕이 직접 청려장을 하사했다고 전해진다. 조선시대에는 나이 50세가 되었을 때 자식이 아버지에게 바치는 청려장을 가장(家杖)이라 하고, 60세가 되었을 때 마을에서 주는 것을 향장(鄕杖), 70세가 되었을 때 나라에서 주는 것을 국장(國杖), 80세가 되었을 때 임금이 내리는 것을 조장(朝杖)이라고 하여 장수한 노인의 상징으로 여기기도 했다.
또 1992년부터는 '노인의 날'에 100세를 맞은 노인들에게 대통령 명의로 청려장이 주어지는 등 전통 장수 지팡이이자 민속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데, 경상북도 문경 호계면은 청려장의 대표적인 산지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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