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 카페지기 님이 진주바위솔 보러 가자는 전화 연락에 두 말하지 않고 그러자고 답한다. 오랜만의 들꽃 기행도 좋지만 남쪽의 가을 정취도 느껴보고 싶었던 터... 단풍철이지만 수요일이라 도로 사정이 좋아 오전 10시 조금 넘긴 시간에 바위솔 자생지에 도착한다.
2024. 11. 06. 진주, 사천, 고성
도착한 곳은 진주 집현면 덕오리. 아직 가을걷이도 하지 않고 벼가 들어선 논 건너 아담한 산에 안겨 있는 작은 바위 절벽이 진주바위솔 자생지란다.
따스한 가을볕을 받으며 아름답게 물든 참느릅나무 열매
우후죽순처럼 자란다는 진주바위솔은, 그러나 눈을 씻고 찾아야 겨우 몇 개체만 보일 뿐이다. 그나마 꽃을 피운 것은 없고 꽃대가 올라오지 않은 유묘 두어 개체와 꽃망울만 달린 두 개체밖에 없다.
지난 여름의 무더위 때문에 저러지 못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알 수 없다. 어쩌면 벼가 익어가는 계절에 몰려드는 탐사자들 때문에 벼가 짓밟히는 수난을 해마다 반복하게 되는 논 주인이 제거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층꽃나무
수로에 자라는 드렁새
새로운 진주바위솔을 찾아 진양호변에 있는 우약정(雨若亭)으로 향한다.
그러나 이곳에서도 진주바위솔의 흔적을 찾지 못하고, 일행이 찾아다니는 사이에 잡초에 눈길을 주며 한가로이 시간을 즐긴다.
털새
큰기름새
나도솔새의 첫 대면
쥐꼬리새풀
실새풀
계요등 열매
종가시나무(?)
삼천포로 가던 길, 앞들식당에서 재첩해장국으로 점심 식사. 해장국은 깔끔한 맛이지만 재첩 양이 빈약하다. 고등어구이와 계란말이가 나오긴 하지만 식사라기보다는 간식을 먹은 듯 허전한 느낌이 아쉽다.
식당 앞 정원에 핀 핫립세이지
삼천포항 근처 바위솔 자생지에 도착한다.
댕댕이덩굴 열매
수까치깨 열매
해국
남구절초
둥근바위솔
다북바위솔
천선과나무 열매
자주강아지풀
큰비쑥
삼천포화력발전소
다시 자리를 옮겨 고성군 상리면 동산리로 향한다. 자줏빛이 도는 비진도콩 열매를 만나러 간 것인데, 빈약한 덩굴들이 곳곳에 보이긴 했지만 콩 열매가 달린 모습은 하나도 만나지 못한다.
처진물봉선도 흔적 같은 열매만 보일 뿐이다.
참나물 열매
귀경길, 어둠에 잠긴 간이휴게소 부근에서 뜻밖에 열매를 주렁주렁 달고 있는 긴뚝갈(뚝마타리) 한 무리를 만난다. 전라남도에서 만나던 종이 수도권에까지 널리 퍼지고 있음을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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