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얼음 덮인 천마산 골짜기에 핀 복수초, 너도바람꽃

모산재 2012. 3. 18. 22:59

 

너도바람꽃과 복수초를 만나러 천마산을 찾았다.

 

 

 

비가 올 거라 예보되었던 날씨는 화창한 편인데 산길을 오르느라니 덥기까지 하다. 산을 찾는 사람들은 많고 발걸음에는 발랄한 봄기운이 담겼다.

 

 

 

 

 

 

잣나무 숲의 쉼터

 

 

 

한쪽에서는 돼지머리를 차려 놓고 시산제를 하는 사람들

 

 

 

 

아직도 녹지 않은 얼음 골짜기, 딱새 한 마리 날아 앉아 먹이를 찾으며 뭐라 지저귀고 있다.

 

 

 

봄기운이 후끈하게 느껴지면서도 산허리 위로는 아직도 서늘한 바람이 예사롭지 않다. 골짜기의 얼음은 3월까지는 버틸지도 모른다.

 

 

고개를 드니 멀리 천마산 정상이 흐릿하게 보인다.

 

 

 

너도바람곷과 복수초가 피어 있을 골짜기로 향하는 길, 따스한 볕살에 눈과 얼음이 녹아 내려 길은 곤죽이 되어 질퍽거린다. 

 

신갈나무 허리에 매달린 버섯 하나. 잔나비걸상버섯이지 싶다. 잔나비가 살지 않는 땅인데...

 

 

 

그 골짜기에 들어서니 과연 너도바람꽃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새해 숲속에서 만나는 최초의 꽃은 이렇게 수줍게 고개 숙이고 있다.

 

 

 

 

그리고 복수초도 곳곳에서 고개를 내밀고 그 중 몇 송이는 보석 같은 꽃술을 담고 금빛 꽃잎을 열었다.

 

 

 

 

 

 

 

 

 

 

 

 

꽃이 피어 있는 계곡은 꽁꽁 얼어 붙어 있지만 얼음 아래로 흐르는 물소리가 요란한 걸 보면 겨울은 이미 쫓겨난 듯 싶다.

 

 

 

혹시나 만주바람꽃과 꿩의바람꽃을 만날 수 있을까 싶어 골짜기를 따라 내려간다. 길게 이어지는 골짜기 주변 언덕엔 너도바람꽃이 지천으로 피어나고 있다.

 

 

 

 

 

 

 

 

 

 

꽃보다도 더 아름다운 간절한 바람...

 

 

 

 

 

햇살이 들지 않는 곳엔 아직도 두터운 얼음

 

 

 

는쟁이냉이도 꽃맹아리를 가득 달았다.

 

 

 

붉나무 뿌리에 달린 끈적한 분비물

 

 

 

겹꽃처럼 여러 갈래의 꽃잎(실은 꽃받침)을 단 특이한 너도바람꽃

 

 

 

일렬로 서서 춤추듯 하는 너도바람꽃

 

 

 

기대했던 만주바람꽃을 만나지 못해 실망... 아직은 때가 이른 듯하다.

 

꿩의바람꽃은 딱 이 한 개체만 만났을 뿐...

 

 

 

꿈을 꾸는 듯 피고 있는 버들개지 꽃이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