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풀꽃

고산 산등성이 가을의 '추억', 산비장이(Serratula coronata var. insularis)

모산재 2011. 11. 1. 13:27

 

오뉴월에 피는 엉겅퀴나 뻐꾹채를 닮은 꽃이 선들선들한 바람이 부는 높은 산 양지쪽 풀밭에 피었다. 그러나 엉겅퀴처럼 날카로운 가시가 없고 풀잎과 나뭇잎들이 시들어가는 가을날 꽃다발처럼 환하게 무리지어 피는 산비장이 붉은 꽃은 보기만 하여도 금방 마음이 화사해진다.

 

파란 하늘 아래 피는 코스모스, 그리고 쑥부쟁이나 구절초가 그렇듯 가을꽃은 그리움을 자아낸다. 가을 산등성이에서 유난히 껑충한 키에 그리움을 송이송이 숯불처럼 피워내며 추억처럼 서 있는 꽃, 그것이 산비장이다. 그래서 산비장이의 꽃말은 '추억'이다.

 

 

 

황매산

 

 

 

 

 

 

 

● 산비장이 Serratula coronata var. insularis /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

 

높이 30∼140cm이다. 세로줄이 있고 뿌리줄기가 나무처럼 단단하며 줄기는 곧게 선다. 뿌리에서 나는 잎은 꽃이 필 때 없어지거나 남아 있고 계란 모양의 타원형으로서 끝이 뾰족하며 가장자리가 날개 모양으로 완전히 갈라진다. 잎 조각은 6~7쌍의 긴 타원형으로 끝이 뾰족하고 흰 털이 약간 있으며 불규칙한 톱니가 있다. 잎자루는 길이 11∼30cm이다. 줄기에 달린 잎은 뿌리에 달린 잎과 비슷하지만 위로 갈수록 크기가 작아진다.

 

꽃은 7∼10월에 연한 붉은 자줏빛으로 피고 두화(頭花)는 지름 3∼4cm이며 가지 끝과 줄기 끝에 1개씩 달린다. 총포는 종 모양이고 노란빛을 띠는 녹색이다. 포 조각은 6줄로 늘어서는데, 바깥조각과 가운뎃조각은 끝이 뾰족하고 겉에 거미줄 같은 털이 약간 난다.

 

 

 

 

산비장이란 이름의 유래는 무엇일까. 근거 있는 설은 확인되지 않는다. 

 

어떤 이는 껑충 서 있는 모습이 조선 시대에 변방의 하급 무관인 비장(裨將)을 닮은 것에 유래하였다고도 하고, 또 어떤 이는 꽃 모양이 비장이 쓰는 전립에 다는 장식물과 닮은 것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하는데 그리 설득력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큰산나물이라는 딴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봄철 어린순을 나물로 먹는다. 염료로 쓰이기도 하며, 풀 전체는 약용으로 민간에서 월경통, 치질 등에 쓰인다. 

 

 

한라산 고산지대에 키 작은 산비장이인 한라산비장이(Serratula coronata for. alpina)가 자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