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여행

'자장면' 말고 '짜장면' 먹을까, 새로 추가한 표준어 39개

모산재 2011. 8. 31. 12:49

 

 

국립국어원은 8월 31일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음에도 표준어로 인정하지 않았던 ‘짜장면, 먹거리’ 등 39개를 표준어로 인정하고 인터넷으로 제공되는 『표준국어대사전』(stdweb2.korean.go.kr)에 반영하였다고 발표하였다. (http://www.korean.go.kr/09_new/notice/korean_view.jsp?idx=374)

 

1999년『표준국어대사전』을 발간한 이후 많이 사용되지만 표준어로 인정되지 않은 단어들을 검토하는 일을 꾸준히 해왔는데, 이를 토대로 새 표준어로 인정할 수 있는 항목을 선별하여 2010년 2월 국어심의회(위원장 남기심)에 상정하고 어문규범분과 전문소위원회가 구성되어 각각의 항목에 대해 총 3회에 걸친 심층적인 논의를 통하여 총 39항목이 2011년 8월 22일 국어심의회 전체 회의에서 최종적으로 확정되었다고 한다.

 

늦게나마 언어 현실을 수용한 표준어 인정은 환영할 일이다. '만날'이라고 쓰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도 모두가 쓰는 '맨날'을 그릇된 말이라 가르치는 일은 얼마나 열쩍은 일이었던가. 국민 모두가 잘 아는 '토란대'를 두고 아는 이도 없는 '고운대'만 표준어로 고집하였던 것도 우스웠다. '허접쓰레기'라고 하지 누가 '허섭쓰레기'라고 하는가 말이다. '사랑이 뭐길래'로 익숙한 사람들에게 '사랑이 뭐기에'만 바르다고 주장해야 하는가. '우렁쉥이'와 함께 '멍게'를 복수표준어로 인정할 때 이미 이들 말들을 표준어로 인정했어야 했다.

 

 

이번에 새로 표준어로 인정한 항목은 크게 세 부류이다.

첫째, 현재 표준어로 규정된 말 이외에 같은 뜻으로 많이 쓰이는 말이 있어 이를 복수 표준어로 인정한 경우이다. 그동안 ‘간지럽히다’는 비표준어로서 ‘간질이다’로 써야 했으나 앞으로는 ‘간지럽히다’도 ‘간질이다’와 뜻이 같은 표준어로 인정된다. 이렇게 복수 표준어로 인정된 말은 ‘간지럽히다’, ‘토란대’, ‘복숭아뼈‘ 등 모두 11항목이다. 복수 표준어를 인정하는 것은 1988년에 제정된 '표준어 규정'에서 이미 허용된 원칙을 따르는 것으로 이미 써오던 것(‘간질이다’)과 추가로 인정된 것(‘간지럽히다’)을 모두 교과서나 공문서에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국민들은 새로운 표준어를 익히는 불편을 겪을 필요 없이 이전에 쓰던 것을 계속 사용해도 된다.

둘째, 현재 표준어로 규정된 말과는 뜻이나 어감 차이가 있어 이를 인정하여 별도의 표준어로 인정한 경우이다. 그동안 ’눈꼬리‘는 ’눈초리‘로 써야 했으나 ’눈꼬리‘와 ’눈초리‘는 쓰임이 다르기 때문에 ’눈꼬리‘를 별도의 표준어로 인정하였다. 이렇게 별도의 표준어로 인정된 말은 ’눈꼬리‘, ’나래‘, ’내음‘ 등 모두 25항목이다.

셋째, 표준어로 인정된 표기와 다른 표기 형태도 많이 쓰여서 두 가지 표기를 모두 표준어로 인정한 경우이다. 그동안 ‘자장면’, ‘태껸’, ‘품세’만을 표준어로 인정해 왔으나 이와 달리 널리 쓰이고 있던 ’짜장면‘, ’택견‘, ’품새‘도 이번에 인정하였다. 두 표기 형태를 모두 복수 표준어로 인정한 것으로 그 정신은 첫째의 경우와 같다.

 

 

 

 

 

 

 

■ 국립국어원이 새로 추가한 표준어

 

 

ㅇ 현재 표준어와 같은 뜻으로 추가로 표준어로 인정한 것(11개)

 

추가된 표준어 현재 표준어
간지럽히다 간질이다
남사스럽다 남우세스럽다
등물 목물
맨날 만날
묫자리 묏자리
복숭아뼈 복사뼈
세간살이 세간
쌉싸름하다 쌉싸래하다
토란대 고운대
허접쓰레기 허섭스레기
흙담 토담

 

 

 

ㅇ 현재 표준어와 별도의 표준어로 추가로 인정한 것(25개)

 

추가된 표준어 현재 표준어 뜻 차이
~길래 ~기에 ~길래 : ‘~기에’의 구어적 표현.
개발새발 괴발개발 ‘괴발개발’은 ‘고양이의 발과 개의 발’이라는 뜻이고, ‘개발새발’은 ‘개의 발과 새의 발’이라는 뜻임.
나래 날개 ‘나래’는 ‘날개’의 문학적 표현.
내음 냄새 ‘내음’은 향기롭거나 나쁘지 않은 냄새로 제한됨.
눈꼬리 눈초리 눈초리: 어떤 대상을 바라볼 때 눈에 나타나는 표정. 예) ’매서운 눈초리’
눈꼬리: 눈의 귀 쪽으로 째진 부분.
떨구다 떨어뜨리다 ‘떨구다’에 ‘시선을 아래로 향하다’라는 뜻 있음.
뜨락 ‘뜨락’에는 추상적 공간을 비유하는 뜻이 있음.
먹거리 먹을거리 먹거리: 사람이 살아가기 위하여 먹는 음식을 통틀어 이름.
메꾸다 메우다 ‘메꾸다’에 ‘무료한 시간을 적당히 또는 그럭저럭 흘러가게 하다.’라는 뜻이 있음
손주 손자(孫子) 손자: 아들의 아들. 또는 딸의 아들.
손주: 손자와 손녀를 아울러 이르는 말.
어리숙하다 어수룩하다 ‘어수룩하다’는 ‘순박함/순진함’의 뜻이 강한 반면에, ‘어리숙하다’는 ‘어리석음’의 뜻이 강함.
연신 연방 ‘연신’이 반복성을 강조한다면, ‘연방’은 연속성을 강조.
휭하니 힁허케 힁허케: ‘휭하니’의 예스러운 표현.
걸리적거리다 거치적거리다 자음 또는 모음의 차이로 인한 어감 및 뜻 차이 존재
끄적거리다 끼적거리다
두리뭉실하다 두루뭉술하다
맨숭맨숭/
맹숭맹숭
맨송맨송
바둥바둥 바동바동
새초롬하다 새치름하다
아웅다웅 아옹다옹
야멸차다 야멸치다
오손도손 오순도순
찌뿌둥하다 찌뿌듯하다
추근거리다 치근거리다

 

 

 

ㅇ 두 가지 표기를 모두 표준어로 인정한 것(3개)

 

추가된 표준어 현재 표준어
택견 태껸
품새 품세
짜장면 자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