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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예 조경종

수국 Hydrangea macrophylla for. otaksa

by 모산재 2007. 6. 27.

 

수국의 원종(Hydrangea macrophylla)은 중국 원산으로 한자 이름은 '수구화(繡毬花)'인데, '비단으로 수를 놓은 것 같은 둥근 꽃'이란 의미다. '수구화'에서 '수국화'를 거쳐 '수국'으로 이름이 변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 원예 품종으로 개발되었다. 서양으로 간 것은 꽃이 보다 크고 연한 홍색, 짙은 홍색, 짙은 하늘색 등 화려하게 발전시켰다.

 

꽃이 달리는 화서가 공 모양의 구형인 것이 특징이며, 정원에서 재배하는 수국 종류 중에서 가장 널리 심는 품종이다. 산수국(H. serrata)과 달리 자생하지 않고 재배하며, 꽃은 모두 중성꽃으로만 되어 있다.

 

 

 

 

 

 

 

 

 

 

 

● 수국 Hydrangea macrophylla for. otaksa | Bigleaf hydrangea   /  장미목 범의귀과(수국과) 수국속의 낙엽관목

잎은 마주나고 달걀 모양인데, 두껍고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다.

꽃은 중성화로 6∼7월에 피며 10∼15cm 크기이고 산방꽃차례로 달린다. 꽃받침조각은 꽃잎처럼 생겼고 4∼5개이며, 처음에는 연한 자주색이던 것이 하늘색으로 되었다가 다시 연한 홍색이 된다. 꽃잎은 작으며 4∼5개이고, 수술은 10개 정도이며 암술은 퇴화하고 암술대는 3∼4개이다.

 

 

 

 

 

 

☞ 수국의 학명에 얽힌 이야기

 

학명에 일본 냄새가 나는 ‘otaksa’란 단어가 포함되어 있다. 18세기 초 서양의 문물이 동양으로 들어오면서 약용식물에 관심이 많은 의사 겸 식물학자들은 앞다투어 동양으로 진출했다. 오늘날 학명에 식물이름을 붙인 명명자(命名者)로 흔히 만나게 되는 네덜란드인 주카르느(Zucarnii)는 당시 약관 28세의 나이에 식물조사단의 일원으로 일본에 와 있다가 오타키라는 기생과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지우개로 지워버릴 수 있도록 ‘사랑은 연필로 쓰라’는 노래가 한때 유행한 것처럼 사랑은 변하기 마련이다. 오래지 않아 변심한 그녀는 다른 남자에게 가 버렸다. 가슴앓이를 하던 주카르느 는 수국의 학명에 오타키의 높임말을 서양식으로 표기한 otaksa를 넣어 변심한 애인의 이름을 만세에 전해지게 했다. 아마도 변심한 애인처럼 수국의 꽃은 처음 필 때는 연한 보라색이던 것이 푸른색으로 변했다가 다시 연분홍빛으로, 피는 시기에 따라 색깔을 달리하기 때문이리라. 사랑의 배신자에 대한 복수로는 멋있고 낭만적인지, 아니면 조금은 악의적인 보복인지 가늠하기가 어렵다.   - 박상진, <우리 나무의 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