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 나선 길인데 갑자기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등산로 옆 드러누운 참나무 줄기에 비를 머금고 싱싱한 모습으로 나풀거리고 있는 꽃흰목이를 들여다보는데 뜻밖에 바로 옆에 물결 모양의 적갈색 꽃구름버섯이 얼굴을 내민다. 작은 갓 아래로 넓은 갈색 배착면이 펼쳐져 있다. 흰테꽃구름버섯~. 유혈꽃구름버섯과 함께 자실층에 상처를 주면 붉은 액체를 분비하는 꽃구름버섯이다. 조덕현은 '피즙꽃구름버섯'이라는 이름을 쓰고 영명도 '참나무 피딱지'라는 뜻의 'bleeding oak crust'이다. 유혈꽃구름버섯(S. sanguinolentum)이 침엽수가 기주인 데 비하여 이 버섯은 주로 참나무류의 죽은 줄기나 가지 등 껍질의 틈새에 군집하여 배착하며 백색 부후를 일으킨다. 2023. 09. 03. 서울 꽃흰목이 ● 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