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박근혜 정권의 전횡은 도를 넘고 있다.
일선학교에서 99.9%가 선택한 검인정교과서를 주체사상 찬양이니 좌편향이니 하는 어처구니 없는 누명을 씌워 폐기하고 역사학계 절대다수가 반대하고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국정화를 밀어부치며 스스로 극단적으로 편향된 인물임을 드러내더니, 이제는 레이저를 쏘는 듯 살벌한 눈빛으로 언론을 통하여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을 선택하고 자신과는 맞지 않는 사람을 떨어뜨려야 한다고 엄포를 놓으며 총선에 개입하고 있다. 자신은 임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장관들을 줄줄이 물갈이하며 총선에 올인하면서 자신만 민생을 챙기는 진실한 사람인 양 진실한 사람을 선택해 달라고 소리치고 있다. 자신과 맞지 않는 정치인들에 대해서는 국민으로부터 나온 세비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독선적인 발언을 내쏟고 있다. 그런 논리라면 오랜 세월 국회의원으로서 받은 자신의 세비를 다 토해내야 할 것이다. 그녀의 의정활동이 낙제점이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니까.
경향신문과 한겨레에 보도된 행정고시 사상 검증 내용은 참으로 민망하다. 면접의 질문 내용은 정권(특히 박근혜)의 생각을 대변하는 것이다.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답을 하는 응시생들은 모두 떨어뜨리겠다는 노골적인 협박이다. 사상과 양심의 자유마저 겁박하는 이런 식의 면접을 실시하고 있는 정권 자체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세력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참으로 이 나라가 어디로 가는 건지 알 수 없다. 아무리 봐도 박근혜 정부는 자신의 아버지가 통치하던 유신체제 시대로 돌아가고자 안달하는 듯하다. 무섭다.
행정고시 최종 면접서 '사상 검증'.."국정화·박정희·종북세력 질문"
경향신문 2015.11.11
지난달 말 진행된 5급 행정고시 최종 면접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이 나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면접 참가자는 ‘공무원으로서 종북세력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묻는 질문을 받기도 했다.
11일 참가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지난달 30~31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진행된 ‘2015년도 5급(행정) 국가공무원 공채 면접시험’에서 국정화를 비롯해 ‘새마을운동’, ‘경부고속도로’, ‘한강의 기적’, ‘종북세력’ 등이 언급됐다. 참가자들은 “‘올바른’ 국가관과 애국심을 강요하는 듯한 질문이 계속됐다”고 했다.
지난해 면접 때는 “의회입법과 정부입법, 기자와의 관계 속에서 알권리와 업무 연속성의 조율 등 주로 ‘업무상황에서의 딜레마’를 묻는 질문이 대부분이었다”고 당시 참가자가 전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앞장 선 역사교과서 국정화 강행이 올해 공무원 선발 과정에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면접 참가자 ㄱ씨는 “면접관이 ‘공무원으로서 종북세력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말해보라’고 질문했다.
두 팀으로 나누어 진행한 집단토론에서는 “국제개발협력사업 진행시 물적 인프라를 먼저 지원해야 하는지, 교육·사회·문화 등 의식적 측면의 인프라를 먼저 지원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토론 때 “개발도상국에 우리나라와 같은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려면 둘 중 어떤 지원을 우선 해야하는지”를 묻는 취지의 자료가 제시됐다. 또 경부고속도로와 새마을운동중앙본부가 각각 물적·의식적 인프라 사례로 등장했다.
자기기술서 주제로는 ‘우리나라가 눈부신 경제성장이 가능했던 요인’, ‘자유민주주의를 준수하는 행동과 저해할 수 있는 행동’을 제시했다.
그룹 프레젠테이션에서는 청렴문화 확산 방안, 국가상징물 홍보 방안, 존경받는 공직사회 구현 방안을 제시하도록 했다. 또 다른 참가자 ㄴ씨는 “국가상징물로 어떻게 애국심을 고취시킬 것인지 물었다”면서 “태극기 가로·세로 비율과 그리는 방법도 질문했다”고 전했다.
행정고시 최종 면접 참가자가 디시인사이드 행정갤러리에 올린 면접 내용|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행정고시 준비생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비슷한 증언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디시인사이드 행정갤러리에 “난 (면접) 이틀간 한강의 기적, 비약적인 경제발전, 새마을운동 이딴 글을 너무 많이 본 듯? 토론 주제도 개발도상국에 우리나라와 같이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려면 어떤 지원을 하는 게 좋냐 이런 거였고… 사례라고 자료로 주어진 게 새마을중앙운동본부인가 여기서 했던 거 보여주고… 자기기술서 질문에도 우리나라가 비약적인 경제발전을 할 수 있었던 이유가 뭐겠냐 물어(봤다)”면서 “지도자의 리더십 혹은 정부주도의 계획 이런 거 안 썼으면 아마 이놈은 탈락일 듯”이라고 썼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이틀 내내 애국, 청렴, 경제성장 원동력 강조하는 듯. 했던 말 또하고 또하고”라고 적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서 “그냥 반대 측에서 우려하는 바를 해결할 수 있으면 해도 된다고 (했다)”, “절반 이상의 조에서 (국정화에 관해) 물어봤다더라”는 글도 올라왔다.
행정고시 최종 면접 참가자가 디시인사이드 행정갤러리에 올린 면접 내용|인터넷 커뮤니티 갈무리
참가자 ㄱ씨는 “이틀 동안 사상 검증 당하는 줄 알았다”고 했다. 그는 “면접이 끝나고 ‘이런 거 대답하려고 면접을 준비했던 거였냐’, ‘이런 걸로 공무원 뽑아서 애국심이 고취되겠냐’는 말들이 나왔다”고 전했다. 또 “면접이 당락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평소 생각대로 이야기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도 “올해 보니 면접 강화가 아니고 머릿속에 빨간물 들은지 아닌지로 바뀐 듯”, “올해부터 면접 때 사상검증해서 애국보수우익 아니면 다 떨어뜨릴려고 하는 것 같은데”라는 글이 올라왔다.
행정고시를 주관하는 인사혁신처 복수의 관계자들은 “면접 문제는 위촉한 시험위원들이 출제한다”면서 “내일(12일)부터 국가직 7급 면접이 진행돼 위원들이 고시센터에 외부와 연락을 차단한 채로 들어가 있어 다음주 초 이들이 외부로 나와야 정확한 출제 경위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인사혁신처는 매해 말 사이버국가고시센터 홈페이지에 그해 시험위원을 공개한다. 행정고시 최종 합격자는 오는 18일 발표된다.
행정고시 면접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어떻게 생각하나”
응시생 “예전에는 정책 관련, 올해 매우 이례적”
한겨레 2015-11-11
“대한민국 국민의 자격이 없는 자는 어떤 사람인가?”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애국가를 부르지 않는 집단이 있는데, 이들에게 어떻게 국가상징물을 홍보해야 하는가?” “원전 문제 갈등을 일으키는 세력이 있는데 어떻게 보는가?”
지난달 30~31일 진행된 국가직 공무원 5급 공채(행정고시) 최종 면접에서 일부 면접관들이 응시생들에게 역사교과서 국정화 등 ‘대통령 핵심 관심사항’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정치적 중립이 중요한 공직자들을 선발하면서 이념적으로 치우친 질문을 던지거나 박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이 추진한 새마을운동 등을 주제로 한 토론을 진행하기도 했다. 면접 결과를 바탕으로 응시생 가운데 30%가 탈락하는데, 관련 질문을 받은 응시생들은 자신의 답변이 ‘적절’했는지를 두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5급 행정고시 최종 면접을 치른 한 응시생은 11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이틀에 걸쳐 면접을 봤는데 ‘대한민국 국민의 자격이 없는 자’,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생각’, ‘애국가를 부르지 않는 집단’, ‘태극기’, ‘북한 핵도발’ 등과 관련한 질문들이 나왔다”고 했다. 이 응시생은 “예전 면접 질문은 대부분 정책과 관련한 것들이었다. 올해 질문들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응시생은 면접 첫날 국가상징물 홍보 방안이 주제로 주어진 ‘그룹별 개인발표’를 하는 과정에서 “국가에 체제전복 세력이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한다. 응시생이 당황해 하자 면접관은 “체제전복 세력이 있다고 치고 그런 사람한테 국가상징물을 홍보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추가질문을 했다고 한다.
면접 직후 행정고시 준비생들이 이용하는 인터넷 카페 등에는 “면접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물어볼 때 뭐라고 답했느냐” 등의 질문이 올라오기도 했다.
면접 이튿날 집단 심화토의에서는 ‘국제개발협력사업을 할 때 물적 인프라와 의식적 측면의 교육·사회·문화 인프라 중 어느 것을 먼저 지원해야하느냐’가 주제로 주어졌다. ‘물적 인프라’로는 경부고속도로, ‘의식적 인프라’로는 새마을운동이 주어졌다. 모두 박근혜 대통령과 보수진영이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의 ‘치적’으로 높이 평가하는 것들이다.
전·현직 공무원 등 3명이 한 조를 이룬 면접관들이 응시생들을 평가했다. 면접을 치른 한 응시생은 “예년과 다른 이례적 질문이었다. 종북세력은 물론 ‘일베’ 등 좌우로 극단적인 생각을 가진 응시생들을 떨어뜨리는 취지의 질문으로 이해했다”고 했다. 응시생 가운데 30%는 떨어진다. 합격자 발표는 오는 18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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