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 식물

서양등골나물 Eupatorium rugosum

모산재 2009. 10. 25. 23:00

 

북아메리카 원산의 국화과 귀화식물로 1978년 서울의 워커힐 주변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1978년 이우철에 의하여 '서양등골나물'이란 이름으로 소개되었으며, 지금은 서울 전 지역과 경기도 일대에 광범하게 퍼져 있는 상태이다.

 

 

이 땅에 자생하는 등골나무류보다 키가 약간 작지만 한 군데에서 많은 대가 모여서 자라는 특성이 있다.

 

 

 

 

↓ 남한산

 

 

 

 

 

서양등골나물 Eupatorium rugosum | White Snakeroot, White Sanicle / 국화과(Compositae)의 여러해살이풀

 

줄기의 높이 30-130㎝, 거의 털이 없으며 위쪽에만 털이 있다. 짧은 뿌리줄기가 있다. 잎은 마주나며 2-6㎝의 잎자루가 있고, 잎새는 달걀형으로 길이 2-15㎝ 폭 1.5-9㎝이며 끝이 점첨두(漸尖頭)이고 밑부분은 예저(銳底) 또는 원저(圓底)다. 잎 가장자리에는 거칠고 뾰족한 톱니가 있다.

 

꽃은 8-10월에 피며, 두화(頭花)는 백색, 폭 7-8㎜, 15-25개의 통상화(筒狀花)로만 이루어지며 산방꽃차례를 만든다. 총포는 원통형으로 길이 4-5.5㎜, 총포조각은 1열로 배열되고 10개 내외로 같은 크기이며, 좁은 장타원형이고 등쪽에 털이 있다. 통상화는 백색, 끝이 5갈래로 갈라지며, 암술머리는 실모양이며 둘로 깊게 갈라지고 화관(花冠) 밖으로 나온다. 수과(瘦果)는 길이 2㎜, 4-5능(稜), 흑색이며 광택이 있다.

 

 

 

그늘진 숲 속에서도 잘 자랄 정도로 번식력이 좋아 자생식물생태계를 잠식하고 있는 생태계 교란 식물이다. 귀화식물들이 대개 번식력과 생명력이 뛰어나 사람의 발길이 잘 닿는 땅이나 햇볕이 잘 드는 열린 땅에는 확산이 빠르지만 천연의 울창한 숲 속에는 침범하지 못하는데, 서양등골나물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무서운 속도로 숲을 점령하고 있다.

 

수도권의 높고 낮은 가을 산들은 산책로나 등산로 주변은 물론 숲속 골짜기까지 서양등골나물들이 흰 꽃을 무더기로 피우고 진을 치고 들어선다. 그리고 꽃이 진 자리에는 솜뭉치처럼 엄청난 열매들이 달려 낙엽이 지고 난 휑한 숲을 가득 채운다. 겨울이 깊어지고 다시 봄이 돌아오면 씨앗들은 숲 곳곳으로 날아가서 싹을 틔우고 자라나 다른 생명들의 터전을 빼앗아 버리게 된다.

 

자생식물들이 살고 있던 터전을 침범하여 마침내 스크럼 짜듯이 세력을 확산하여 자생식물들이 살 수 있는 공간을 전혀 내주지 않는 모습이 점령군처럼 난폭하게 보인다.

 

 

하지만 이런 점을 떠나 꽃만 본다면 무리지어 핀 하얀 꽃이 아름답다고 느낄 만한 구석이 없지 않다.

 

 

뿌리가 흰 뱀처럼 생겼다고 하여 서양에서는 White snakeroot 라고 부른다고 하는데, 이를 우리말로 사근초(蛇根草)라고 부르기도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