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풀꽃

불암초(Melochia corchorifolia) 는 왜 귀할까

모산재 2009. 9. 25. 22:57

 

작년 가을 뒤늦게야 발견한 불암초는 맨눈으로 잘 보이지 않는 깨알만 한 꽃이 몇 개만 남기고 종자만 가득 달고 있었다. 근무하는 곳에서 멀지 않은 공터를 찾았다가 우연히 만난 녀석은 희한하게도 한 개체뿐이었다. 다행히도 워낙 가지를 많이 치고 열매도 다닥다닥 엄청나게 달려서 그 자리에서 올해에는 많은 꽃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기대가 부풀었다. 그런데 올 봄에 찾았더니 그 자리엔 거리에서 쓸어온 낙엽더미와 베어낸 가로수 나뭇가지 등의 쓰레기들로 가득 덮였다.

 

혹시나 싶어 받아둔 씨앗을 근무지 뒷뜰에 뿌려 두었는데 늦은 탓인지 발아율이 좋지 않았다. 겨우 5개체가 싹이 나서 자라 주었다. 그런데 토양이 거칠어서인지 제대로 자라지 못하는 모습인데 그나마 한뼘 정도 자란 튼실한 놈은 잡초인 줄 알고 누군가가 매어 버려 연약한 놈 세 놈만 화를 면했다. 튼실하게 자라지 못했지만 꽃을 피우기는 했는데, 종자를 제대로 받을 수 있을는지 걱정스러울 정도이다.

 

그나저나 불암산에서 발견되어 이름조차 불암초로 지었다지만 여전히 이 녀석을 발견한 사람은 드문 모양이다. 온갖 진귀한 풀꽃들을 도시락 싸들고 찾아다니는 분들 눈길을 피해 불암초는 머리카락조차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어찌된 일인지 국립수목원의 도감에는 불암초 대신에 엉뚱한 뽕모시풀을 올려 놓았다. (이를 지적하는 댓글을 달아 놓았는데도 여태 아무런 조치도 없다.)

 

 

 


↓ 태릉

 

 

 

 

 

  

 

 

 

 

 

 

 

↓ 탄천에서 처음으로 만났던 불암초, 누구의 손을 탄 것인지 얼마 뒤 흔적없이 사라져버려 꽃을 보지 못했다.

 

 

 

● 불암초 Melochia corchorifolia | Juteleaf Melochia / 아욱목 벽오동과의 한해살이풀

 

줄기의 높이 30-60cm이고 밑에서부터 가지가 갈라지며 별 모양의 털이 있다. 잎은 어긋나고 달걀형이며 흔히 3개로 얕게 갈라지고 길이 2.5~6cm, 나비 1.5~5cm 정도이다. 잎의 표면, 특히 중륵과 뒷면 맥 위에 털이 있으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고 턱잎은 작으며 바늘형이다.

 

꽃은 7-9월에 연한 홍색으로 피고 주로 가지 끝에 모여 달린다. 꽃받침, 꽃잎, 수술은 각 5개이고 꽃잎의 길이는 7mm이다. 작은포는 꽃받침과 비슷하며 4개로 줄 모양이고 부드러운 털이 있다. 열매는 삭과로 편구형이며 지름 5mm로서 털이 있다. 5개의 회갈색 씨앗이 들어 있으며 검은 무늬점이 있으며 길이 2.5mm이다. <국립수목원 식물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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