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괭이눈은 털괭이눈의 변종이다.
같은 장소에서 발견된 이 괭이눈들을 흰괭이눈으로 동정하였는데, 세째 번 괭이눈을 보면 포엽까지 노랗게 물들어 금괭이눈과의 구별이 쉽지 않아 보인다. 금괭이눈(천마괭이눈), 털괭이눈, 흰괭이눈을 구별하는 것이 종적으로 유의미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 담은 곳 : 남한산
포엽이 노랗게 물든 모습이 금괭이눈에 아주 가까운 특징을 보인다.
● 흰괭이눈 Chrysosplenium pilosum var. fulvum / 범의귀과 괭이눈속의 여러해살이풀
높이는 3~9cm이며, 줄기 하부에는 갈색 털, 상부에는 백색의 퍼진 털이 빽빽히 난다. 뿌리에는 옆으로 뻗은 줄기가 없고, 원줄기는 밑에서부터 갈라진다. 잎은 마주나기하며, 잎자루가 둥글거나 선형이다. 가장자리에 규칙적인 톱니가 있으며, 표면은 잎자루와 더불어 털이 있고 뒷면은 털이 없다.
꽃은 4~6월에 노란색으로 피고, 줄기 끝에 취산꽃차례로 달려 모여나기한다. 꽃받침조각은 4개이고 넓은 타원형으로 끝이 둥글고 곧게 서며, 길이 2.5mm, 폭 2mm로 황록색이다. 수술은 8개이고 그 중 4개는 꽃받침 밑에 붙어 있으며, 수술대는 꽃받침 길이의 절반 정도이고 꽃밥은 황색이며 둥글다. 암술대는 매우 짧으며 2개이고 끝이 바깥쪽으로 젖혀있다.
열매는 삭과로, 길이 6mm 정도이고 2개로 갈라진다. 종자는 흑색이고 길이 0.5mm, 지름 0.3mm로서 양쪽에 10개의 돌기조선이 있다.
▶ 괭이눈속(Chrysosplenium)의 분류에 대하여
- 김영동 교수(한림대학교 생명과학부)의 야사모 기고문
2002/03/28
괭이눈은 우선 잎이 마주나는 무리와 어긋나는 무리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잎이 어긋나는 무리로는 산괭이눈, 애기괭이눈이 있습니다. 이 중 산괭이눈은 전국의 낮은 산 기슭, 계곡초입의 양지바른 곳에서 흔히 볼수 있습니다. 애기괭이눈 역시 약간 깊은 산에 가면 산중턱쯤의 계곡의 물가에서 흔히 볼수 있습니다. 애기괭이눈과 산괭이눈 두 종을 구분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이창복 도감의 그림과 기재문을 참고 하시면 문제가 없습니다.
잎이 마주나는 무리에는 가지괭이눈, 선괭이눈, 털괭이눈 종류가 있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 괭이눈(도감에 Chrysosplenium grayanum으로 나와 있는 것)은 분포하지 않습니다. 그 종은 일본에 분포하지요. C. grayanum은 기본적으로 수술이 4개란 점에서 다른 종과 구분되는데 우리나라에 있는 괭이눈 종류들은 모두 수술이 8개입니다. 가지괭이눈은 그리 흔하지 않고요, 우리나라 강원지방 고산지대에 자랍니다. 오대산, 태백산, 금대봉, 발왕산, 잎이 마주나는 무리 가운데 유일하게 꽃받침(꽃잎으로 보이는)이 수평으로 퍼지는 종이라 쉽게 구분됩니다. 화기에 꽃이나 포엽이 선황색으로 되지도 않습니다.
선괭이눈은 전체에 털이 없으며 우리나라 전역, 깊은 산 계곡 주변에 자랍니다. 꽃이 필때 꽃 뿐만 아니라, 꽃 주위의 포엽이 짙은 황색으로 아름답게 변하지요. 물론 이런 특징은 털괭이눈도 나타내지만 말그대로 털괭이눈은 털이 많아 선괭이눈과 확실히 구분됩니다. 이 선괭이눈이 바로 일반인들이(혹은 전문가들도) 괭이눈으로 가장 많이 혼동하는 종입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괭이눈은 우리나라에 없습니다. 만일 본 종(선괭이눈 - C. psuedofauriei = C. trachyspermum)의 국명을 괭이눈이라고 한다면 괭이눈은 우리나라에 있는 것이 됩니다. 그러나 이창복 도감을 비롯한 모든 도감에서 괭이눈을 C. grayanum으로 했기에 그 국명을 그 학명과 같이 이해하는한 괭이눈은 우리나라에 없는 것이 됩니다. 물론 이해하시겠지요?
마지막으로 털괭이눈은 전체에 털이 많고요, 잎이 마주나는 무리중 선괭이눈과 더불어 화기에 꽃, 포엽이 선황색으로 변하는 특징이 있지요. 물론 이 두 종 모두는 수정후 황색을 점차 잃습니다. 털괭이눈은 우리나라 전역의 깊은 산 계곡 주변에서 흔히 (선괭이눈보다 더 흔히) 볼수 있지요. 이들 털괭이눈은 여러 변종이 있어 분류학적으로 다소 어려운 분류군입니다.
제가 보기에 전체적으로 꽃이 좀더 작으며 포엽 및 일반 잎의 열편수가 더 적은 것부터 시작해서 꽃과 열매가 크고 잎이나 포엽의 열편수가 많은 개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변이양상이 연속적으로 나타납니다. 물론 현미경으로 더 자세히 보면 이들 종자의 구조에서도 연속적인 변이 양상이 관찰됩니다. 이와 같은 변이 양상은 시베리아, 만주, 한반도, 일본에 이르면서 연속적으로 나타나며 따라서, 제 견해로는 이들에 대한 보다 폭넓은 연구가 더필요하다고 생각되며 현재로서는 그냥 이들을 털괭이눈complex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석사 때에 꽃과 열매가 좀더 작으며, 화기에 포엽 전체가 아주 밝은 선황색으로 변하고, 포엽, 잎의 열편수도 다소 적은 것을 C. pilosum var. valdepilosum(천마산에서 처음 채집했던터라 "천마괭이눈"이라는 국명을 사용, 그러나 본 국명의 타당성은 본 변종의 분류학적 처리와 맞물려 있어 아직 확신할 단계는 아님)으로 구분한 적이 있지만, 검토표본수의 제한으로 인해 이것이 털괭이눈complex의 다른 변종인 금괭이눈(C. pilosum var. sphaerospermum)과 어떻게 차이가 나는지 여부와 변종 혹은 종으로서의 분류학적 처리 여부는 아직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털괭이눈의 경우 남한에는 크게 두 변종(C. pilosum var.fulvum, var. valdepilosum)이 분포하는 것으로 판단되며 이 중 var.fulvum(흰털괭이눈/제주괭이눈)이 var. valdepilosum (천마괭이눈?, 금괭이눈?)에 비해 꽃이나 열매가 1.5배 가량 크며 무성지에 털도 더 많은 점이 차이점입니다. 그러나 앞으로 국내외 표본을 모두 포함하는 심도 있는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며 그전까지는 이들을 모두 털괭이눈 complex로 이해하는 것이 안전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참고로, 이창복 도감에 있는 바위괭이눈은 우리나라에 없으며(일본에 분포), 흰털괭이눈, 제주괭이눈 등은 좀전에 제가 말씀드린 털괭이눈complex에 속하는 것들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이들을 각각 별개의 종으로 보는 견해는 지금 타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오대산괭이눈이라는 것은 오대산(북대사 근처 <- 이창복도감)에 자라지 않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북한 함경북도에 자랍니다. 주로 시베리아 지역에 흔히 분포하며 따라서 시베리아괭이눈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타당합니다.
그 밖에 우리나라에만 자라는 누른괭이눈(C. flaviflorum Ohwi)은 중부 이북 즉, 북한지역에 있으며 이에 대해서는 저도 제한된 수의 표본만 본 상태입니다만, 본종은 털괭이눈(특히 var. valdepilosum)과 매우 유사하나 종자의 표면이 돌기가 없이 매끄럽다는 특징으로 한국특산이 된 종입니다.
괭이눈의 경우 시중에 나와 있는 도감들을 보면 거의 동정을 할 수 없습니다. 많은 도감들이 거의 모든 분류군에서 여러가지 오류를 지니고 있다는 점을 잘 아시리라고 믿습니다. 한국식물분류학자들은 이점을 주지하여 현재 한반도 종합식물지 사업을 10년 계획으로 추진하고 있읍니다. 따라서 이후에는 그래도 좀더 낳은 모습의 식물도감도 출판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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