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 조경종

왜성정향나무 Syringa velutina var. kamibayashii

모산재 2007. 5. 28. 02:17


아담한 키에 향기가 뛰어난 우리의 토종 라일락인 정향나무(Syringa patula var. kamibayshii)이다. 털개회나무의 변종으로 나무의 높이나 잎과 꽃이 작아서 왜성정향나무라고 부른다.


1948년 미국인 매더가 북한산 백운대 부근에서 채종 반출하여 '미스킴 라일락'으로 상품화하여 세계적으로 알려진 원예화이다.  70년대 중반 국내의 한 조경업자가 원산지가 어딘지 모르고 이를 수입해 지금은 전국에 퍼져 있다.






 

   

 

  


 

● 정향나무 Syringa velutina var. kamibayashii / 물푸레나무과의 관목

 

높이 3m 내외로 자라고 가지가 많으며 피목이 있다. 잎은 마주나고 타원형이나 달걀을 거꾸로 세운 듯한 모양 또는 거의 둥글며 가장자리가 밋밋하다. 잎 표면은 맥이 약간 들어가고, 뒷면 맥 위에는 털이 빽빽이 난다.

꽃은 5월에 피고 원추꽃차례에 달리며 꽃이삭은 묵은 가지에 달린다. 꽃받침은 자줏빛이 돌고 꽃부리는 붉은빛을 띤 자주색 또는 연한 보라색이며 가장자리가 4개로 갈라져 옆으로 퍼진다. 열매는 삭과로서 끝이 둔한 타원형이며 피목이 있다.







토종 식물도 술술 샌다

 

지난 85년의 한 여름. 한 무리의 미국인과 이들을 안내하는 한국인들이 우리 서해안과 남해안의 숲속을 누비고 뒤진 적이 있다.

 

이들은 배낭과 조그만 채집용 삽으로 「무장」한 채 눈에 익은 식물이든, 낯선 식물이든 닥치 는대로 채집했다. 이들은 바로 미국국립식물 원의 「아시안컬렉션 큐레이터」인 B R 잉거 박사가 이끄는 「식물사냥꾼」들이었다.  잉거 박사 일행이 약 100일 동안 서해안과 남해안에서 채집한 식물은 무려 900여종. 그럼에도 관계 당국은 이들의 내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미국국립식물원에서 채집목 록집을 발간하고 이 자료집이 국내 일부 학 자들 손에 들어오기까지, 산림청과 환경부는 외국 「식물사냥꾼」의 입국 목적은 물론 어떤 종을 얼마나 「사냥」했는지 전혀 몰랐다. 「식물사냥꾼」들은 3년 뒤에 다시 내한해 이전처 럼 마음껏 식물들을 채집해 갔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식물학자나 육종학자들은 미국에서 이처럼 자유롭게 「식물사냥」을 할 수 있을까? 어림없는 일이다. 「식물사냥」허용은커녕 우리나라에서 가져간 식물조차 보 여주지 않는 게 현실이다. 실제 1924년경 우 리나라 중부지방에서 채집해 간 한국특산 원추리 「Hemerocallis Koreanum」에 대해서는 아예 질문조차 받지 않을 정도다.

 

이처럼 우리가 생물자원의 주권을 지키지 못 한 사례와 역사는 의외로 많고 오래됐다. 우 리나라에서 식물자원이 유출되기 시작한 것은 1800년대 중반부터.

 

한국을 넘나들던 외국 배들의 함장이나 이 배를 타고 채집여행을 온 식물학자들에 의해 다양한 식물들이 바다를 건너갔다. 예를 들어 20세기초 선교 명목으로 들어온 프랑스 태생 포리에 선교사나 같은 국적인 다케 신부는 적잖은 식물종자나 표본을 프랑스 독일 일본 등으로 반출했다.

 

유럽의 경우 꽃피는 식물이 모두 2000여종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자생종만 4000종이 넘는다. 그러니 선진국에서 「식물 사냥터」로 눈독을 들일 수밖에. 지금까지 외국에서 반출해간 국내 식물자원이 몇 종인지 정확하게 확인할 길은 없지만 전문가들은 거의 모든 식물이 반출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식물종자의 반출은 단순한 학문적 관심에서 비롯된 것도 있지만, 식물자원의 확보를 위해 계획적으로 이루어진 것도 적지 않다. 외국인들이 반출한 식물들은 단순히 자신들의 정원과 식물원에 전시용만으로 이용되지 않았다. 식물 자원, 유식하게 말해서 유전자 자원으로 이용하고 있다. 물론 원종 자체를 판매하기도 하고 육종으로 개발해 신품종으로 상품화하기도 한다.

 

최근 미국의 종묘상들이 출간한 판매목록을 살펴보면 320여종(나무 170여종, 풀 150여종) 의 한국 자생식물이 판매목록에 올라있을 정도다. 이 목록에 올라있는 식물은 자생종 그대로 판매되는 것이다. 그러나 가져간 식물을 선발(選拔), 육종하거나 고부가가치 신품종으로 개발해 세계 식물시장을 상대로 수출 하는 경우도 의외로 적지 않다.

 

미국의 E H 윌슨이 1905년에, 유럽의 포리에 신부가 1908년에 반출해간 구상나무는 한라산과 지리산, 그리고 덕유산에서만 자생하는 한국특산식물이다. 지구촌에서 자생지가 오로지 우리나라뿐인 이 나무를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가져가 현재 22개 품종으로 육종, 고부가가치인 관상수로 개발해 놓았다. 유럽에서는 고급 정원수나 최고가의 크리스마스 트리로 팔리고 있다.

 

흔히 「미스킴 라일락」이라고 불리는 「왜성 정향나무」는 미국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각광받는 라일락의 하나인데 이것은 바로 1948 년 미국의 매더라는 사람이 북한산 백운대 부근에서 채종, 반출한 식물이다. 키도 아담해 정원에 심기 안성맞춤이고 향기 또한 뛰어나 서양인들이 사랑하는 꽃이다. 이를 국내의 한 조경업자가 지난 70년대 중반 원산지가 어딘지 모르고 수입해 지금은 전국에 퍼져있다. 「김치」가 「기무치」로 포장돼 역수입되는 꼴이다.

 

우리 농민들이 길러 수출하는 꽃 가운데 85.6%를 차지하는 「백합」의 경우는 더욱 기가 막힌다. 「아시아틱 그룹」에 속하는 백합 품종은 유전자 종주국이 바로 우리나라다. 전세계 「아시아틱 그룹」 백합 기본종 10종 가운데 8종이 우리나라에서 자생하고 있는 것을 감안한다면 이 그룹 백합의 종주국이라고 해도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니다.

 

백합의 일종인 하늘나리 땅나리 솔나리 참나리 중나리 털중나리 큰솔나리 날개하늘나리 등 우리 산하를 장식하던 나리꽃들은 100여 년 전 유럽으로 반출됐다. 외국은 이들 나리를 유전자원으로 개량에 개량을 거듭, 화려한 신품종을 만들어 역수출하고 있다. 이제 우리가 이 품종을 길러 국내외 시장에 팔려면 비싼 로열티를 물어야 한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유행에 뒤떨어지고 경쟁력 없는 품종의 종자를 얻을 수 있을 뿐이다.

 

「김치」 종주국이 「기무치」를 로열티 물고 먹는 셈이다. 이렇게 된 원인은 생물(식물) 자원의 주권적 권리를 스스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96년 화훼류 무역수지가 3645만 1000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것도 근원을 따지면 바로 식물자원의 주권을 지키지 못한 데서 연유한 것이다.

 

하지만 소 잃는 사람이 외양간인들 제대로 고칠 수 있으랴. 식물종자가 유출되는지조차 모르는 나라가 식물종자의 이용이나 개발인들 제대로 할 수 있겠는가.

 

우리 밥상에 가장 많이 오르는 채소를 한번 들여다보자. 한국은 1인당 연간 채소 섭취량 이 161.4kg으로, 채소 소비량 순위에서 세계에서 첫 손가락에 꼽힌다. 그러나 한국인이 좋아하는 채소, 이를테면 상추 파 시금치 당근 무의 경우 말이 좋아 「신토불이」지 종자를 거의 외국에서 들여와 생산만 우리 땅에서 한 「가짜 신토불이」다. 예를 들어 상추 (결구품종)의 경우 100%, 시금치는 93%, 당근은 63%를 수입에 의존한다. 작년 종자 수출액도 1275만 9000달러지만 수입은 2547만 6000달러로 1271만 7000달러의 무역역조를 보이고 있다.

 

채소 최대소비국이면서 채소 종자조차 자급자족하지 못하는 것이다. 결국 흥농종묘 등 주요 종자회사들이 외국종묘회사에 흡수된 것도 남의 탓으로 돌릴 일이 아니다.

 

「씨앗을 베고 굶어 죽는다」는 말이 있다. 한 마디로 굶어 죽어가면서도 종자는 남겨놓는다는 얘기다. 이처럼 우리 조상들은 종자를 목숨과 같이 여겼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조상들이 생명처럼 떠받들던 종자를 남의 나라에 자루 채로 내맡기고 있는 것이다. (노영대 http://210.115.150.1/docs/magazine/news_plus/news143/np143aa040.html에서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