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과 사초과 골풀과

씨앗을 날리는 가을 띠풀 Imperata cylindrica var. koenigii

모산재 2006. 11. 18. 21:04

 

 

개울가에 솜털 보송보송한 버들개지 꽃이 피고 파릇파릇 찔레나무 새싹들이 돋아나는 봄, 아지랑이 피는 들 언덕, 찔레 싹도 훑고 뽀리뱅이도 캐서 담은 꼴망태를 멘 아이들은 양지바른 묏등 주변 언덕이나 논밭 언덕을 찾아나선다.

 

잔디보다 빨리 길다랗게 자란 파란 띠풀 무더기를 헤집으면 알이 통통하게 밴 늘씬한 삘기들이 반갑게 맞이한다. 부지런히 뽑아 한 손 가득 한 웅큼이 되면 절로 뿌듯해지는 마음... 아직 잎집에 싸여 있는 꽃 피지 않은 연초록 꽃이삭,그 말랑말랑한 속살을 벗겨서 입 안에 넣으면잘게 씹히는 섬유질, 혀에 닿는 그 부드러운 감촉,무엇이 이보다 달착지근하던가!

 

그 향수의 띠풀을이렇게 허옇게 꽃이 필 때에야 그 존재를 알아채고 대면한다. 봄의 언덕을 수차례 오르내렸건만앙증맞은 오색의 봄꽃들에 시선을 빼앗긴 채쉽게 존재를 드러내지 않는 삘기는 기억에도 지워진 듯이...

 

 

 

 

 

 

 

띠 잎은 넓고 길어서 도롱이를 만들거나 지붕을 이는 데 이용했다.

 

늦가을에 울긋불긋 드는 단풍이 아름답기로도 띠만 한 것이 없다.

 

 

 

 

 

 

Imperata cylindrica var. koenigii | cogongrass / 벼과의 여러해살이풀

단단한 비늘조각이 덮인 뿌리줄기가 옆으로 길게 벋는다. 줄기는 뿌리줄기의 마디에서 나와 곧게 서며 높이가 30∼80cm이고 마디에 털이 있다. 잎은 주로 뿌리에서 나오고 편평하며 줄 모양이고 길이가 20∼50cm, 폭이 7∼12mm이며 끝이 뾰족하고 밑 부분이 좁아져 줄기를 감싸는 잎집이 된다.

꽃은 5∼6월에 흰색으로 피고 줄기 끝에 수상꽃차례 모양의 원추꽃차례를 이루며 달린다. 꽃차례는 길이가 10∼20cm이고 은백색의 긴 털로 덮인다. 작은이삭은 긴 타원 모양이고 길이가 3.5∼4.5mm이며 밑 부분이 길이 12mm의 긴 털에 둘러싸이고 자루가 긴 것과 짧은 것이 쌍을 이루며 마주난다. 포영(:작은이삭의 밑에 난 한 쌍의 포)은 막질(:얇은 종이처럼 반투명한 것)이고 바소 모양이며 끝이 뾰족하고 맥이 약간 있으며, 호영(:벼 식물 꽃의 맨 밑을 받치고 있는 조각)은 퇴화하여 매우 작은 비늘 조각으로 된다. 까끄라기는 없다. 수술은 2개이고 길이가 2.5∼3mm이다. 암술머리는 2개이고 길며 짙은 보라색이다.

 

 

 

한방에서 뿌리줄기를 백모근()이라는 약재로 쓰는데, 열을 내리고 소변을 잘 보게 하며 황달에 물을 넣고 달여서 복용한다.  잎은 지붕을 덮거나 도롱이를 만드는 데 사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