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애불 13

경주 남산 (7) 금오산, 망산· 비파골 전설, 약수골마애대불,지바위골마애불

삼릉계곡은 상선암을 지나면서 끝나고 능선을 따라 등산로는 한없이 이어진다 능선의 바위 전망대에서 마애석가여래좌상과 그 너머 남산과 망산 사이로 환하게 열린 형산강과 경주평야의 풍경을 바라보노라면 마음이 절로 상쾌해지고 푸근해진다. 천 년 전 신라 사람들이 말을 타고 질주하는 모습이 연상되기도 하고, 고대 복장을 한 신라의 선남선녀들이 석불에 불공을 드리기 위해 남산을 오르는 모습이 등산객들의 모습에 포개져 떠오르기도 한다. 고위봉(495m)에 이어 남산에서 두번째로 높은 봉우리 금오산(468m)이 금방 나타난다. 크고작은 바위들이 많이 솟아 있는 남산인데 뜻밖에 금오산 정상은 바위가 없는 평범한 사질 흙산이다. ■ 금오산에서 만나는 두 개의 전설 금오산 정상에는 '경주 남산과 망산(望山)의 유래'를 적은..

경주 남산 (6) 상선암 선각보살입상, 마애석가여래좌상

복원한 보물 666호 석조여래좌상을 돌아본 다음 다시 등산로를 따라 오른다.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남산은 참 편하다. 단조로운 흙산도 아니고 험준한 암릉이 늘어선 악산도 아닌데 아기자기한 바위들이 곳곳에 솟아 있어 변화가 있으면서도 길은 힘들지 않다. 숲은 너무 어둡지도 않고 밝지도 않고 적당히 깊다. 갑자기 길섶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 살펴보니... 들꿩 한 마리가 마치 닭처럼 슬슬 돌아다니며 먹이를 찾고 있다. 길가에서 불과 몇 m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불국토 경주 남산에서는 꿩까지도 불심을 가지셨나. 사람을 통 신경 쓰는 눈치가 아니다. 카메라를 들이대건 말건 한번 흘낏 쳐다보곤 딴전이다. 꿩고기 맛을 아는 사람 만나면 안 되는데... 남산이 그런 살생의 욕망을 막아 주려나.....

경주 남산 (3) 자비로운 미소 번지는 삼릉계곡 마애관음보살상

남산에는 유난히 마애불이 많다. 남산의 석불 80체 중에는 입체로 된 것이 29체인 데 비해 바위면에 새긴 마애불상(磨崖佛像)이 51체나 된다. 석불상이 가장 많이 분포하는 삼릉계곡에도 마애불이 많다. 마애불은 자연 그대로의 암석에 불상을 새긴 것이다. 마애불이 많다는 것은 불교가 들어오기 이전부터 믿어온 고대의 암석신앙에 불교신앙이 결합된 흔적으로 설명된다. 바위 속에 영검이 있다고 믿어온 신라 사람들은 바위 속에 부처(영검)가 있다고 믿게 되면서 많은 마애불을 만들게 된 것이다. 경주 남산의 삼릉계곡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마애불은 관음보살입상이다. 자연 암석을 그대로 살려 새긴 이름다운 노천불(露天佛)이다. ■ 삼릉계곡 마애관음보살상 / 경북 유형문화재 제19호 머리 없는 불상에서 왼쪽 산허리 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