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티베트 35

동티베트(8) 눈 시리게 푸른 하늘 아래, 랑무스 천장터

● 2014년 7월 28일 월요일 오전, 랑무스(郞木寺) 천장터 자고 일어난 새벽, 창을 여니 서늘한 공기가 기분 좋게 얼굴을 어루만지며 매캐한 연기가 코끝을 간질인다. 민가 여기저기서 아침 짓는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나무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 아마도 말린 소똥을 연료로 쓰겠지... 하늘은 눈이 시리게 푸르고, 투명한 햇살은 사원과 바위봉우리와 초원을 따뜻이 어루만지고 있다. 아침 식사(쌀죽, 짠지, 만두, 삶은 달걀)를 마치고 천장터(天葬垈)로 출발한다. 주검을 독수리에게 먹게 하는 티베트 사람들! 티베트 사람들은 새에게 몸을 먹힘으로써 땅, 물, 불, 바람이라는 우주의 근원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는다. '신의 사자'라고 믿는 독수리에게 육신을 보시하는 이 장례의식을, 그래서 조장(鳥葬)이라 일컫..

동티베트(7) '중국의 알프스', 랑무스!

● 2014년 7월 27일 일요일 오후, 랑무스(郞木寺) 저녁 6시. 거세게 내리는 비를 뚫고 랑무스에 도착하였는데, 숙소에 이르자 거짓말처럼 비는 그치고 점차 하늘이 맑게 개기 시작한다. 숙소에 들어가 짐을 내려 놓고 창 밖을 내다보니 어느 새 햇살이 환하게 빛나고 하늘은 파란 얼굴을 드러내고 있다. 사천 랑무스 사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씻은 듯 투명한 풍경! 사천 랑무스의 중심 전각, 문사학원(聞思學院) 사찰 주변으로 보이는 집들은 전부 승려들이 거주하는 곳! 미륵해탈탑. 오래된 목제탑이다. 저녁 식사 시간까지 한 시간이나 남아 있어 그냥 시간을 보내기 아까워 룸메이트 홍식 씨와 주변 산책을 나섰다. 숙소에서 바라보았던 사원 뒷산 언덕 쪽으로 올라가 보기로 한다. 사원 뒤 초원의 언덕으로 올라서자마자..

동티베트(6) 허쭤에서 랑무스 가는 길

● 2014년 7월 27일 일요일 오후, 허쭤에서 랑무스 가는 길 점심 식사 후 랑무스를 향하여 출발. 허쭤에서 랑무스까지는 162km. 구글맵에서는 자동차로 3시간 40분 걸린다고 나온다. 시속 40km 정도로 달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구글맵으로 오늘의 여정을 확인해 본다. 오전에 샤허에서 허쭤까지 올 때에는 하천을 끼고 들판이 제법 넓게 보이기도 했지만, 허쭤에서부터는 경작지가 보이지 않고 오로지 초원만 펼쳐질 뿐이다. 간혹 숲을 이룬 곳이 없진 않지만 높이 솟은 산들조차 온통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초원이다. 산의 능선에도, 낮은 평원에도, 곳곳에 유목민들의 여름 천막이 자리잡고 주변에는 오색의 타르촉이 만국기처럼 펄럭이고 있다. 유목민들의 땅, 티베트인들의 삶의 터전에 들어섰다는 것을 실감한다. ..

동티베트(5) 허쭤, 티베트의 최고 성자 밀라레빠 불각(佛閣)

● 2014년 7월 27일 일요일 오전, 허쭤 밀라레빠불각 고산 속에 자리잡은 동티베트, 샤허의 하룻밤은 길었다. 긴 밤 새벽녘에 눈이 뜨이더니 더는 잠이 오지 않고 많은 상념에 잠기며 아침을 맞이한다. 햇살이 비쳐드는 아침, 창문을 열고 밖을 보니 마을 곳곳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오른다. 어릴 때 보았던 정겨운 풍경, 가슴이 뭉클해진다. 샤허와 라부렁스는 몇 년 전만 해도 찾아가는 길조차 편안하지 않는 외진 시골이었다고 한다. 최근 랑무스와 함께 이름이 알려지며 급속히 관광지로 변모되고 있긴 하지만 조금만 벗어나면 태고적 고산 초원이 펼쳐지는 티베트의 풍경이 펼쳐지는 곳이다. 하지만 호텔 바로 앞에는 대형 크레인이 동원되어 신축 건물을 짓는 공사 중이다. 라부렁스는 티베트인들의 것이지만 이 거리를 ..

동티베트(4) 샤허 라부렁스(라브랑스) 공당보탑

● 2014년 7월 26일 토요일 오후, 샤허 라부렁스 공당보탑은 라부렁스 사원 남쪽, 다샤허(大夏河) 강변에 자리잡고 있다. 공당보탑의 '공당(궁탕, 贡唐)'은 '공당창활불(贡唐仓活佛)'에서 나온 말로 라부렁스에 주석하는 겔룩파 활불의 수장을 가리키는 명칭이다. 청나라 때는 '贡唐呼图克图'라 불렀는데, 이는 '장생불로하는 사람', 또는 성자(聖者)를 뜻한다. 지금은 공당창활불(贡唐仓活佛)'이라 부른다. (원래 '궁탕'은 네팔 국경 지역에 있는 지역으로 카규파의 성자인 밀라레빠의 출생지이기도 한데, 밀라레빠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거나 아니면 이 지역과 관련이 있는 명칭이 아닐까 싶다. 공당보탑을 조성할 때 네팔인들이 참여하였다는 것이 그런 추측을 가능케 하는데, 이를 뒷받침할 만한 정보를 찾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