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남산 15

경주 남산 (7) 금오산, 망산· 비파골 전설, 약수골마애대불,지바위골마애불

삼릉계곡은 상선암을 지나면서 끝나고 능선을 따라 등산로는 한없이 이어진다 능선의 바위 전망대에서 마애석가여래좌상과 그 너머 남산과 망산 사이로 환하게 열린 형산강과 경주평야의 풍경을 바라보노라면 마음이 절로 상쾌해지고 푸근해진다. 천 년 전 신라 사람들이 말을 타고 질주하는 모습이 연상되기도 하고, 고대 복장을 한 신라의 선남선녀들이 석불에 불공을 드리기 위해 남산을 오르는 모습이 등산객들의 모습에 포개져 떠오르기도 한다. 고위봉(495m)에 이어 남산에서 두번째로 높은 봉우리 금오산(468m)이 금방 나타난다. 크고작은 바위들이 많이 솟아 있는 남산인데 뜻밖에 금오산 정상은 바위가 없는 평범한 사질 흙산이다. ■ 금오산에서 만나는 두 개의 전설 금오산 정상에는 '경주 남산과 망산(望山)의 유래'를 적은..

경주 남산 (5) 삼릉계 석조여래좌상(보물 제666호)

붓으로 스케치한 듯 활달한 선의 아름다움을 보여준 선각육존불을 떠나 다시 등산로를 따라 걷는다. 등산로 위로 보이는 능선에는 크고작은 바위들이 아담하게 솟아 있는데, 그 모든 바위들에 불상들이 새겨져 있는 게 아닐까 싶은 마음에 자꾸만 그 바위들을 흘끔흘끔 살펴보게 된다. 계곡 풍경 ■ 경주 남산 삼릉계 석조여래좌상 / 보물 제666호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능선을 이룬 언덕 위에 모셔진, 커다란 광배가 도드라진 멋진 석조여래좌상을 만난다. 그런데 보물로 지정된 불상의 모습이 천년 세월이 흘렀음에도 이끼가 없이 너무도 깨끗하여 의아스럽게 한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사연이 있다. 이 불상은 마애불이 아닌 불상으로 온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불상으로서 꽤 알려진 것이다. 남산의 석불상 중 자연석에 새긴 ..

경주 남산 (3) 자비로운 미소 번지는 삼릉계곡 마애관음보살상

남산에는 유난히 마애불이 많다. 남산의 석불 80체 중에는 입체로 된 것이 29체인 데 비해 바위면에 새긴 마애불상(磨崖佛像)이 51체나 된다. 석불상이 가장 많이 분포하는 삼릉계곡에도 마애불이 많다. 마애불은 자연 그대로의 암석에 불상을 새긴 것이다. 마애불이 많다는 것은 불교가 들어오기 이전부터 믿어온 고대의 암석신앙에 불교신앙이 결합된 흔적으로 설명된다. 바위 속에 영검이 있다고 믿어온 신라 사람들은 바위 속에 부처(영검)가 있다고 믿게 되면서 많은 마애불을 만들게 된 것이다. 경주 남산의 삼릉계곡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마애불은 관음보살입상이다. 자연 암석을 그대로 살려 새긴 이름다운 노천불(露天佛)이다. ■ 삼릉계곡 마애관음보살상 / 경북 유형문화재 제19호 머리 없는 불상에서 왼쪽 산허리 쪽으로..

경주 남산 (1) 배리 삼릉, 신라 초기에서 말기로 이어지는 박씨 왕릉

경주 남산을 찾는다. 십 몇 년 전 처음 찾았을 때의 그 매혹적인 느낌을 늘 잊지 못해 아쉬워하면서도 머나먼 거리가 부담스러워 미루어 두었던 것을 ktx 노선이 개통되자마자 얼씨구나 찾은 것이다. 흔히 "남산에 오르지 않고서는 경주를 보았다고 말하지 말라." 고 한다. 남산이란 자연 자체의 아름다움에다 신라의 오랜 역사, 신라인의 미의식과 종교의식이 예술로서 승화된 곳이 바로 남산인 것이다. 경주시의 남쪽에 남북으로 8km 길이로 길게 솟은 남산은 금오봉(468m)과 고위봉(494m)의 두 봉우리에서 흘러내리는 40여 개의 계곡과 산줄기를 품고 오목조목한 타원형의 산세를 이룬다. 높지도 낮지도 않은 산에는 아담한 바위들이 기기묘묘하게 솟아 있어 등산의 묘미에 젖어들게 하고, 골짜기와 능선의 발길이 닿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