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새와 물새 43

검은 줄 댕기깃의 긴 목 텃새, 왜가리(Ardea cinerea | gray heron)

바위 위에 우두커니 서서 호수를 바라보고 있는 서울대공원의 왜가리. 회색 등에 눈에서 뒷머리까지 검은 줄이 이어진 댕기깃이 눈에 띄는, 몸 길이가 무려 1m에 달하는 대형 조류이다. 주로 어류나 개구리·뱀·들쥐·작은새·새우·곤충 등을 사냥해 먹이로 삼지만, 토끼를 잡아 통째로 삼키는 '터프'한 장면이 목격되기도 한다. 흔한 여름새로 겨울을 나기도 하는 텃새인데, 물가에서 단독 또는 2∼3마리씩 무리를 지어 행동한다. 천적이 가까이 다가오면 반쯤 소화된 먹이를 토하여 악취를 풍겨서 퇴치하기도 하는 재미있는 버릇을 가졌다고 한다. ● 왜가리 Ardea cinerea | gray heron / 황새목 왜가리과 몸길이 91∼102cm이다. 한국에서 보는 왜가리과에서 가장 큰 종이다. 등은 회색이고 아랫면은 흰색..

산새와 물새 2009.06.07

'쀼우 쀼우' 휘파람 소리 내는 까마귀과의 텃새, 어치(Garrulus glandarius)

어치는 마을 주변 숲가에서도 흔히 발견되는 텃새다. 도시 주변 산길을 오르다보면 흔히 사람들이 다니는 길가 나뭇가지에 날아들어 에서 보란듯이 얼쩡거린다. 어치는 까마귀과이지만 갈색 머리와 청색띠의 날개깃 등으로 우아하면서도 화려한 패션을 자랑하는 텃새이다. 참나무 열매..

산새와 물새 2009.05.07

'꼇 꼇 꼇' 우는 분홍색 겨울 텃새, 양진이(양지니, Carpodacus roseus)

남한산성 숲길에서 우리 나라에서 흔한 겨울새라고 하는 양진이를 처음으로 만난다. 몸 전체가 진한 붉은 색을 띠는 것이 양진이 수컷이라는데, 옛 노래에서 '산진이', '수진이'라는 매 이름은 들어보았지만 '양진이'는 처음 듣는 이름인지라 이 녀석도 매의 일종인가 싶었다. ↓ 이하 남한산성 바람도 쉬어 넘는 고개 구름이라도 쉬어 넘는 고개 산진(山眞)이 수진(水眞)이 해동청(海東靑) 보라매라도 다 쉬어 넘는 고봉(孤峰) 장성령 고개 그 너머 님이 왔다 하면 나는 아니 한 번도 쉬어 넘으리라. 임을 애타게 그리는 마음을 진솔하게 노래한 이 해학적인 이 사설시조에는 여러 가지 매가 열거되어 있다. 산에서 자라 해가 묵은 새가 '산진이'라면 손으로 길들인 매는 '수진이'요, 푸른 매가 '해동청'이라면 낳은 지 얼..

산새와 물새 2009.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