험한 시대 건너 가기

노무현 대통령님, 우리는 당신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모산재 2009. 5. 24. 18:58

 

 

 

 

 

우리는 당신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지역 감정도, 민족 대결도, 계층 대립도 없는

해맑은 아이들의 웃음 같은 

평화만 가득한 세상에서 편히 쉬소서...

 

 

 

"이쯤 되면 막 가자는 거지요?"

 

대통령 취임 후 적의에 가까운 무례한 발언을 서슴지 않는 검사들과

격의 없는 토론을 벌이면서 당신이 했던 말을 기억합니다.

 

그 뒤에 <검사스럽다>라는 유행어가 생겼던가요.

"자신의 이익을 위해 비열하게 다투거나 비신사적인 행동을 일삼는 면이 있다."

"행동이나 성격이 바람직하지 못하거나 논리없이 자기주장만 되풀이하다."라는 뜻으로

국립국어원이 펴낸 '사전에 없는 말'로 등록되기도 하였지요.

 

그런 검찰에게 당신은 검찰권을 돌려주었습니다.

 

고개 숙여 경의를 표해도 모자랄 일인데도 

터무니 없는 선민의식(엘리트 의식)으로 무장된 이들은 

이 땅의 주류 권력과 조중동 언론이 그러한 것처럼

상고 출신인 당신을 대통령으로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았지요.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자마자 이 '검사스런' 검찰은

당신이 돌려준 검찰권을 스스로 현 대통령에게 헌납하더니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초래한 촛불정국과

경제정책 실패 등으로 정치적 궁지에 몰린 현 정권을 구원하기 위해

권력을 내려놓고 고향으로 돌아가 이웃 아저씨처럼 살던 당신을 제물로 삼고자 

사나운 이빨 드러내며 으르렁 물어뜯기 시작했지요.

 

이 땅의 선량한 국민들이라면 모를까

기회주의적 보신과 비굴, 탐욕과 비리로 재력과 권력을 다 챙긴

이 정권과 그를 지탱하는 자들이 당신을 물어 뜯을 자격이나 있는지...

  

저들이 덫을 놓고 노리고 있다는 걸 당신이 모르진 않았을 텐데

저들에게 어떤 빌미도 잡히지 않게 할 수는 없었던 건지...

그 모든 걸 대통령이 챙길 수 없는 노릇임을 잘 알면서도

안타까운 마음 어찌할 수 없군요.

 

국민을 지키라고 당신이 독립시켜 준 검찰과 경찰은

철거민들을 불사르고 국민들에게 방망이를 휘두르고 방패로 찍고

헌법이 보장한 집회결사의 자유를 짓밟으며

저 캄캄한 유신시대로 되돌리려고 하는 이 때

당신은 그렇게 절망스럽게 떠나고 말았습니다.

 

이제 이 야비한 권력들에 대한 심판은

다시 국민들의 몫으로 남았군요.

 

당신이 만들어 놓은 역사는 절망을 훌쩍 넘어 서 있음을

우리 모두는 잘 알고 있습니다.

 

편히 가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