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솔암 5

고창 (15) 호남의 내금강 / 선운산 용문굴, 낙조대, 천마바위

도솔천내원궁을 마지막으로 선운사와 도솔암의 문화재 관람은 모두 끝났다. 이제 등산을 할 차례. 내원궁을 내려와 다시 미륵불 앞을 지나 용문굴로 행하는 등산로로 들어선다. '호남의 내금강'이라 일컫는 선운산의 절경, 낙조대와 천마바위를 돌아 내려오는 것으로 1박 2일의 고창 여행을 모두 끝내기로 한다. 골짜기로 들어서니 사방이 절벽으로 에워싼다. 그곳을 지나 산등성이를 향해 얼마쯤 오르니 금방 나타나는 용문굴(龍門窟). 커다란 바위가 사람이 지나기에 딱 알맞을 만큼의 문을 이루고 있다. 용문굴은 검단선사가 절을 짓기 위해서 도솔암 서쪽 용태에 살고 있던 용을 몰아낼 때 용이 가로놓인 바위를 뚫고 나간 구멍이라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또한 조선시대에는 용문굴에 이무기가 살았는데, 주민들을 괴롭히므로 이를 ..

고창 (14) 미륵보살의 정토 도솔암 도솔천내원궁, 금동미륵보살좌상(보물 제280호)

미륵불이 거처하시는 도솔천 내원궁(內院宮) 오르는 길은 가파르다. 까마득한 절벽에 걸려 있는 굽이 도는 돌계단길을 오르노라니, 천상 정토를 찾아가는 산객은 가쁜 호흡 속에서도 가슴은 설렌다. 계단을 다 올라왔을 무렵 두 개의 바위 사이로 하늘로 이어지는 길이 열린다. 바로 그곳에 미륵보살이 거처하시는 천상 세계 도솔천내원궁이 있다. 돌아서 내려다보는 돌계단길이 장관이다. 천인암 암반 위에 앉은 도솔암 내원궁(문화재자료 제125호)은 아주 작은 전각이다. 예전엔 상도솔암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원래 도솔암은 상도솔암 하도솔암 외에 동, 서, 남, 북으로 여섯 도솔이 있었다고 하는데, 바로 이 도솔천 내원궁이 상도솔, 마애불이 있는 곳이 하도솔, 그리고 주법당인 극락전 자리가 북도솔이었다고 한다. 도솔천은 장..

고창(13) 선운산 도솔암 나한전 /내원궁 오르는 계단 절벽의 암각서

우람하고 씩씩한 도솔암 미륵마애불을 돌아본 다음 이제, 마애불 위쪽에 있는 도솔천내원궁(兜率天內院宮)으로 향한다. 내원궁으로 오르기 전 잠시 도솔암 나한전(문화재 자료 제110호)을 들여다 본다. 조선 말기에 세워진 것으로 보이는 나한전 내부에는 흙으로 빚은 석가모니불을 모셨는데, 가섭과 아난존자가 협시하고 있다. 삼존상 주변에는 16나한상을 모시고 있어 나한전이라 불리는데, 1910년 용문암에서 옮겨온 것이라 한다. 그런데, 여기에는 용문굴과 얽혀진 전설이 전하고 있다. 용문굴에 사는 이무기가 주민들을 괴롭히므로 이를 쫓아내기 위해 인도에서 나한상을 모셔오자 이무기가 사라졌다. 그리하여 이무기가 뚫고 간 바위 위에 나한전을 건립하였다고 한다. 용문굴은 낙조대로 오르는 기슭에 있다. 내원궁 가는 길은 나..

고창 (12) 선운사 도솔암과 미륵마애불

장사송을 지나자마자 길은 오른쪽 산길로 급하게 꺾어지며 도솔암(兜率庵)으로 오른다. 도솔암은 선운사 남서쪽 약 2.5㎞ 지점, 바위 절벽이 병풍처럼 두르고 소나무가 숲을 이룬 산 중턱에 자리잡고 있다. 앞산은 험준한 산이 두르고 있고, 멀리 서쪽으로 암자 건너편에는 까마득한 절벽을 이룬 거대한 천마바위가 천공에 걸려 있다. '호남의 내금강'이라더니 가히 미륵불이 거처할 도솔천궁이 자리잡을 만한 풍경이 펼쳐진다. 도솔암은 선운사와 함께 백제 때 창건되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다. 미륵삼존의 현몽으로 신라 진흥왕이 창건하였다는 전설이 전해지기는 하지만, 백제에 대해 공세적이고 성왕을 사로잡아 죽이기까지 했던 그가 백제 영토 깊숙이 들어와 머물렀다는 것은 어불성설로 보인다. 창건에 대해 구체적인 사실은 확인할..

고창 (11) 선운산의 천연기념물, 장사송 / 진흥왕의 전설이 담긴 진흥굴

선운사를 나와 도솔암으로 향한다. 장사송과 진흥굴, 도솔암과 마애불을 돌아보고 낙조대와 천마바위를 돌아서 내려올 예정이다. 산 골짜기를 따라 걷는 길 주변은 차나무와 꽃무릇 천지인데, 혹독한 한파를 견디느라 생기를 잃어버린 차나무잎과 골짜기를 파밭처럼 덮고 있는 꽃무릇 푸른 잎들이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맑고 따스한 기운 풍성히 머금은 햇살이 내리는 일요일이라 무리를 지어 산을 찾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볕이 잘 들어 눈과 얼음이 녹아 사라진 개울은 거꾸로 선 나무들 모습을 비추고 있다. 길을 따라 얼마간 걷다보면 나타나는 아담한 돌부처. 연꽃 대좌 위에 앉은 불상을 깊게 돋을새김하여 자연스럽게 감실 속에 자리잡은 모습이 되었다. 길가에 앉은 부처님을 보며 지나는 산객들은 더러 합장하고 잠시 불심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