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이작도 5

대이작도 여행 (5) / 노거수 살구나무, 이작분교, 오형제바위, 손가락바위

우리가 묵었던 집 마당에는 아름드리 살구나무 두 그루가 자라고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한 그루는 수 년 전 벼락을 맞아 죽었다 하고 한 그루는 여전히 정정한 줄기에 하늘을 덮을 듯 푸른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죽은 나무에는 능소화 덩굴을 올려 놓았다. 주인분 이야기로는 10대조가 들어와 살면서 심은 나무라니까, 200살은 훌쩍 넘은 나무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천연기념물감이다 싶은데, 그래서 살구나무에 대해 알아보니 은평구 응암동(이상길)의 180년짜리 살구나무가 2006년 문화재청 우수 유실수 노거수로 선정되고 천연기념물 지정 대상으로 이야기된 적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보다 더 오래된 살아남은 이 살구나무를 천연기념물, 아니면 적어도 보호수로 지정되어야 하는 게 아닐까…. 능소화 덩굴을 올린 벼락맞..

우리 섬 여행 2009.11.16

대이작도 여행 (4) / 이고들빼기, 광대노린재, 털장구채, 고구마꽃, 투구꽃, 해국

이튿날 아침 해가 뜰 무렵, 어제 내려왔던 길과 반대쪽으로 난 부아산 서북쪽 산허리의 임도를 따라 산책을 나섰다. 부아산 정상으로 길은 연결되는 길은 기대만큼 괜찮은 경관이나 볼 만한 풀꽃나무들을 보여 주지 않는다. 늘어선 나무에 가려 바다도 잘 보이지 않고 임도도 그저 밋밋하게 계속 이어질 뿐이다. 아침결 차분한 대기 속에 핀 이고들빼기꽃의 색감이 좋아서 담아 본다. 잎자루에는 잎이 흐르듯이 날개가 되었는데, 꽃 필 무렵 줄기를 감싸는 모습이 흔한데, 그러지 않은 모습에 이 아이가 산씀바귀 흉내를 내나 싶다. 흰 줄무늬가 있는 벌레 한 마리가 병꽃나무 잎에 앉아 있어 담아 본다. 풍뎅이나 딱정벌레 종류라고 생각했는데, 두산백과사전에서 노린재 이미지를 검색하다가 광대노린재에 똑 같은 이미지가 보이잖는가...

우리 섬 여행 2009.11.16

대이작도 여행 (3) / 서해 최고의 전망소 부아산의 일몰, 감국, 노간주나무, 대나물

서해 섬들을 조망하기에 최고의 장소, 아기를 업은 형상의 산이라는 부아산(負兒山) 정상에는 두 개의 정자와 두 개의 전망데크가 설치되어 있다. 선착장에서부터 계남마을까지 섬을 횡단하는 도보 여행에서는 아기자기한 해안 풍경만 볼 수 있을 뿐인데, 사방으로 트인 부아산 정상의 전망대와 능선에 올라서 서해의 섬과 바다를 바라보는 전망은 일품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부아산을 오르다 가파른 비탈길에 작은 벌집이 떨어져 있다. 어리별쌍살벌집이 아닐까 싶다. 벌은 떠나고 없고 벌집만 남았다. 숲 변두리 관목의 잎 뒷면에 집을 짓는다는데 벌치곤 10~30마리 정도로 단촐한 식구를 이루며 사는 녀석들이라 집도 아주 작은 편이다. 부아산 전망대에 올라 바라보는 대이작도 최고봉 송이산(188m). 부아산(163m)은 송이..

우리 섬 여행 2009.11.12

대이작도 여행 (2) / 사승봉도, 계남분교, 가막살나무·분꽃나무·만주고로쇠·갯사상자 열매, 보리밥나무

배에선 꼬르륵 소리를 내는데 길은 다시 오르막 고개, 그러나 짧다. 금방 섬의 동쪽 끝에 계남마을이 나타난다. 큰말 다음으로 이 섬에서 제법 마을다운 모습을 하고 있다. 마을로 내려서기 전에 오른쪽(남쪽)으로 보이는 사승봉도에 먼저 눈길이 간다. 인공의 때가 많이 묻은 승봉도와는 달리 자연 그대로의 섬이어서 매니어들이 찾는 섬이라고 한다. 멀리서 보아도 백사장과 야산이 있는 풍경이 무인도와 다름없는 체험을 하기에 안성맞춤일 듯하다. 게다가 풀등으로 이어지는 모래톱은 갯벌 생태 체험에 더할 나위 없는 장소로 보인다. 서쪽 멀리 풀등(풀치)이 보이고 바로 아래에는 작은 떼넘어해수욕장이 고운 금빛 모랫마당을 드러내고 있다. 마을로 내려서니 민박집들이 몇 보이는데, 점심을 해결하고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물어보..

우리 섬 여행 2009.11.12

대이작도 여행 (1) / 작은풀안·큰풀안해변, 목장불해수욕장, 신감채, 큰여우콩, 조밥나물

감기를 안고 지리산을 다녀온 뒤 한 주는 집에서 쉬면서 피곤한 몸 챙겨 주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던 참인데, 주초에 바로 메시지가 날아든다. 주말에 이작도를 가니 연락바란다고... 무슨, 가까운 굴업도 보고온 지도 얼마되지 않았는데! 어쨌든 쉬기로 작정하고 응답하지 않기로 했는데 재촉하는 전화를 받으며 못 가겠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는 거다. 이렇게 맺고 끊는 걸 못 하는 물렁물렁한 내 성격. 그러니 "결국은 갈 거면서 괜히 빼고 튕긴다."는 핀잔이나 듣게 된다. 그렇게 해서 대이작도를 가게 된 거다. 인천연안부두에서 한 시간 좀 더 달려서 도착한 섬, 숙소에 짐을 들여 놓은 다음 몇 사람은 낚시를 떠나고, 또 몇 사람은 바로 섬 트레킹에 나섰다. ▲ 에서 인용함 섬의 끝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는 상태에서 ..

우리 섬 여행 2009.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