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관악산의 돌양지꽃, 나나벌이난초, 병아리난초, 털중나리 등

모산재 2017. 7. 5. 00:30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극심한 가뭄이 두 달 이상 이어지더니 장마전선이 드디어 서울에도 입성했다. 내일부터 거의 매일 같이 비가 올 거라고 예보하고 있다.


만항재의 난초류들(흰제비난, 넓은잎잠자리난, 키다리난, 구름제비난, 계우옥잠난초 등) 탐사는 포기해야 할 듯.. 지난 주일요일 비 소식이 있어 못 갔는데 내일은 하루 종일 비가 온다니 틀린 듯하다.



늦잠을 즐기다 점심 시간이 가까운 늦은 시각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선다. 비 소식이 없는 오늘, 나나벌이난초와 병아리난초를 만나러 관악산으로 간다.




낙성대역 마을버스 타는 곳, 작은 김밥집에서 김밥 한 줄 사렸더니 턱짓으로 표를 먼저 사란다. 표 파는 장소도 사람도 안 보이는데 일하는 아줌마 셋, 즤들끼리 떠들며 바쁘다. 표를 어디서 파느냐고 물어도 본체만체... 불친절 그자체... 작은 김밥집 장사가 정말 잘 되나 보다. 그냥 나와 버린다. 점심은 비상 식량으로 해결하기로 한다.





서울대에서 연주암으로 직행하는 가파른 등산로로 오른다.


날씨가 흐릿하다.




능선의 키 작은 소나무 아래에 가는흰털이끼가 군락을 이루며 자라고 있다.





여름을 알리는 돌양지꽃





노간주 나무 열매





능선을 오르다 보니 바로 오른쪽 골짜기로 예전에 보았던 수영장이 내려다보인다.




등산로를 잘못 선택했나 싶어 길을 되짚어 내려가는데, 연세가 좀 있어 보이는 아저씨 한 분이 올라오다 나를 보고 꽃을 만났느냐고 묻는다. 이분 덕에 길을 잘못 들어선 것이 아님을 확인하고 함께 산을 오른다. 5년 전부터 이곳의 나나벌이난초와 병아리난초를 만나왔다는데, 아주 친절하게 위치를 알려 주신다.




그리고 만난 나나벌이난초









제법 대군락을 이루고 있었지만 극심한 가뭄으로 잘 자라지 못하고 꽃대를 올리지 못한 개체들이 많다.




털중나리





돌양지꽃





홀로 자라고 있는 병아리난초는 이제 작은 꽃대를 내민 모습...





그리고 얼마간 오른 곳에서 또 꽃봉오리를 단 외톨이 병아리를 만난다.


꽃봉오리로 보아 흰 꽃을 피울 듯~.





오르는 등로 주변에서 종종 만나지는 나나벌이난초, 꽃대만 올린 모습...





돌양지꽃





멀리 보이는 전차바위





병아리난초








암릉 능선으로 올라서면서부터는 하늘이 맑아지고 햇볕이 쨍쨍하다.




암릉 풍경





돌양지꽃





이미 굵은 솔방울이 달려 있는 계절, 이 나무는 이제야 암꽃에서 열매로 변신 중





내려다보는 등산로의 암릉,


바위 위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이 동행했던 분...





털중나리





나나벌이난초





배가 고파서 잠시 능선에서 빠져 나와 전망 좋은 바위 위에서 간단한 간식을 한다.



돌아보니 바위 뒤 노간주나무 아래에 나나벌이난초가 자라고 있다.





털중나리





서울대학교 캠퍼스 전경. 추억의 버들골 야외무대는 현대식 무대로 변모했다.





나나벌이난초





지나온 암릉. 뒤에서 천천히 오고 있는 이 분과는 인사도 못하고 멀어졌다.





무성하게 자란 솔이끼류





산앵도나무. 관악산에도 존재하는 걸 처음 확인한다.





이내 연주암 정상 아래에 도착. 건너다보는 지도바위와 통천문~.





연주대로 오르는 마지막 암벽 급경사





굵은 열매를 단 팥배나무





포아풀





연주대 정상(629m). 관악산 정상(632m)은 건너편 레이더 기지.





기린초





바위채송화





산일엽초





팔봉능선으로 하려고 했던 산길, 깃대봉 능선으로 내려서 본다.




암벽에서 자라는 ? 이끼





수골무꽃





포아풀






정상의 바위





털중나리





깃대봉






건너편으로 좀 전에 올라왔던 암릉길이 훤하게 보인다.





암릉길이 많아 곳곳에 흐드러지게 핀 돌양지꽃





두 난초도 이미 만나봤겠다, 하는 마음에 팔봉능선길이 아득해 보여 귀가하기에 좋은 사당능선으로 가기로 한다.




비늘털 많은 잔고사리





열매를 단 김의털





넓은잎외잎쑥. 그늘쑥은 어떤 모습일까?





전망대에서 바라본 연주대






복원 공사 중인 관악사





우드풀






어지럽게 공사중인 관악사터를 지나다 어이없게 사당능선 길을 놓쳐 버리고 과천으로 내려서는 길로 빠져 버린다.




진홍색간버섯. 수피가 벗겨진 신갈나무 표면을 붉은 페인트 칠한 듯한 모습이다.






갑자기 후두둑 쏟아지는 비. 우산을 펴들자 이내 그친다.




작살나무 꽃





댕댕이덩굴도 꽃이 한창~.





오랜 가뭄으로 계곡은 거의 말라붙은 상태. 그래도 샘터에는 물이 솟아나고 있다.




익어가는 산딸기 열매





이끼조차 이리 생기가 없다.





과천향교를 지나 시청사역으로 가는 길. 계획도시인 이곳에서도 아파트 재건축 공사가 한창이다.




아파트 내부 도로변 화단에서 핀 초롱꽃






장마 전선이 당도한 듯 잔뜩 찌푸린 날씨, 수서역에 도착하여 내리니 비가 흠뻑 쏟아지고 있다. 반가운 단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