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13

소매물도(3) 남매바위 전설, 기타 풍경

등대섬을 돌아나오면서 소매물도 최고봉 망태봉(152m) 정상을 넘는다. 개동백이나 윤노리나무, 굴피나무 등이 키 낮은 숲을 이루고 있지만 몇 걸음씩 비켜서면 사방의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다시 폐교된 분교를 지나 섬의 북쪽에 있는 동백나무 군락지와 후박나무 군락지를 돌아보기로 한다. 마을로 내려서는 길로 내려오다 멀리 상록수림이 보이는 곳에서 마을 뒤 밭길 따라 숲으로 들어선다. 그러나 기대와는 달리 숲의 나무들이 높고 어두워 볼 것이 별로 없다. 할수없이 다시 섬의 북서쪽 능선을 따라 내려가니 바다가 보이는 산허리로 새로이 닦은 흙길이 나타난다. 길을 따라 가니 얼마 가지 않아 끝이다. ▼ 소매물도 북쪽에서 건너다본 대매물도. 왼쪽 섬은 어유도 길이 끝나는 그 골짜기에 근친상간의 슬픈 사랑이 전설로 전해..

우리 섬 여행 2009.02.18

소매물도(2) 어둠의 바다를 밝히는 해안절벽 등대섬

동백 등 상록수가 울창한 숲을 이룬 소매물도 본섬과는 달리 등대섬은 섬 전체가 풀밭으로 된 아담한 구릉이다. 그 아담한 구릉 위 가장 높이 솟은 곳은 바위 절벽을 이루고 그 절벽 위에는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하얀 등대가 섰다. '가장 아름다운 등대가 있는 등대섬', 이 등대섬이 있어서 사람들은 소매물도를 찾는다.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오는 초원의 길을 걸어 하늘을 향해 언덕을 오르다보면 등대가 맞이한다. 등대 위에 올라서 망망대해를 둘러보다 문득 고개를 숙이고 발밑을 보면 천길 낭떠러지. 그곳이 바로 등대섬이다. 등대섬은 본섬(소매물도)의 4분의 1 정도로 2,000여 평의 작은 섬이다. 본래 이름은 해금도(海金島)로 등대와 어우러진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등대섬이라 불리지만 공식 명칭은 등대도이다. ▼..

우리 섬 여행 2009.02.17

소매물도(1) 절벽이 되어 파도를 맞이하는 섬

섬이 되어 살다가 섬이 그리워져 남해의 외로운 섬, 소매물도를 찾는다. 누님 저 혼자 섬에 와 있습니다. 섬에는 누님처럼 절벽이 많습니다. 푸른 비단을 펼쳐놓은 해안가를 거닐다가 소매물도 다솔커피숍에 철없이 앉아 풀을 뜯고 있는 흑염소들의 뿔 사이로 지는 저녁해를 바라봅니다. 누님이 왜 섬이 되셨는지 이제야 알겠습니다. 하룻밤 묵고 갈 작정입니다. 정호승 시인이 썼다는 소매물도 문 닫은 분교에 남긴 '소매물도에서 쓴 엽서'라는 시 한토막이다. 욕망과 욕망이 거센 파도가 되어 부딪치는 도시에서 외로운 섬이 되었다가 파도가 버거워진 사람들이 도시를 떠나 섬으로 찾아든다. 서울을 떠나 육지의 끝을 향해 달려서 닿은 육지의 끝 통영, 다시 그곳에서 배를 타고 한 시간 바닷길을 달려서 닿는 곳이 매물도다. 거제도..

우리 섬 여행 2009.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