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12

병인박해, 1천 천주교인의 비극을 간직한 해미읍성

15년만에 찾은 해미읍성, 허허벌판이던 예전과는 달리 동헌과 객사 등 많은 건물들이 복원되어 있다. 영장(營將)을 두고 서해안 방어의 임무를 담당하던 곳, 하지만 폐성된 지 오래되어 성곽이 일부 허물어지고 성 안의 건물이 철거되어 그 자리에 해미초등학교와 우체국 ·민가 등이 들어서는 등 옛 모습이 훼손되었으나, 1973년부터 민가 및 관공서가 철거되고 1974년 동문과 서문이 복원되면서 복원사업이 시작되었다. 북동쪽 낮은 구릉을 의지하여 넓은 평지를 에워싸고 있는 것으로 조선시대 읍성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 준다. 남문인 진남루는 홍예문, 동문과 서문은 사각문(四角門)인데 북문은 원래 없다. 수구문(水口門)이 서문 옆에 있고 치성(雉城)이 두 개이다. 성의 둘레에는 적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탱자나무를..

서산 상왕산 개심사, 아담하고 소박하여 편안한 절

아침부터 날씨는 흐렸고 개심사 까까운 서산나들목을 들어설 때는 금방이라도 폭우가 쏱아질 듯 하늘은 잔뜩 찌푸린 모습이다. 차창 밖에는 삭발한 스님의 머리를 닮은 구릉들이 이어지고 있다. 삼화목장이다. 1960년대 후반 권력자 김종필씨에 의해 만들어지고 쿠데타로 집권한 전두환에 의해 강제 헌납된 뒤 여러 번 주인이 바뀌어 지금은 농협의 소유가 되었다고 한다. 구릉 곳곳에서 소떼들이 어슬렁거리며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나들목을 나와 골짜기로 들어서면 신창저수지라는 제법 넓은 호수가 나타난다. 초지가 구릉을 이룬 목장과 저수지가 어울린 풍경을 바라보며 산사를 찾아가는 것은 어디에서도 맛볼 수 없는 색다른 경험이다. 차가 들어서지 못하던 십 수 년 전 이 길을 걸어서 가던 때의 여유롭던 느낌이 떠 오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