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을 날리는 가을 띠풀 Imperata cylindrica var. koenigii
개울가에 솜털 보송보송한 버들개지 꽃이 피고 파릇파릇 찔레나무 새싹들이 돋아나는 봄, 아지랑이 피는 들 언덕, 찔레 싹도 훑고 뽀리뱅이도 캐서 담은 꼴망태를 멘 아이들은 양지바른 묏등 주변 언덕이나 논밭 언덕을 찾아나선다. 잔디보다 빨리 길다랗게 자란 파란 띠풀 무더기를 헤집으면 알이 통통하게 밴 늘씬한 삘기들이 반갑게 맞이한다. 부지런히 뽑아 한 손 가득 한 웅큼이 되면 절로 뿌듯해지는 마음... 아직 잎집에 싸여 있는 꽃 피지 않은 연초록 꽃이삭,그 말랑말랑한 속살을 벗겨서 입 안에 넣으면잘게 씹히는 섬유질, 혀에 닿는 그 부드러운 감촉,무엇이 이보다 달착지근하던가! 그 향수의 띠풀을이렇게 허옇게 꽃이 필 때에야 그 존재를 알아채고 대면한다. 봄의 언덕을 수차례 오르내렸건만앙증맞은 오색의 봄꽃들에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