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보 4

동티베트(23) 청해호 호반길을 따라 차카염호 가는 길

2014년 8월 2일 토요일, 청해호 문성공주의 옛 이야기가 서린 일월산을 넘어 버스는 청해호를 향해 내려서며 옛 티베트 땅으로 들어섰다. 일월산에서 청해호를 향해 흘러내리는 물을 '도창하(倒淌河)'라고 하는데, 당나라의 궁궐도 고향도 잊어버리자고 일월보경을 깨뜨린 다음 가마를 버리고 말을 타고 일월산을 내려가던 문성공주가 하염없이 흘린 눈물이 도창하가 되어 거울 같은 청해호를 이루었다는 전설이 떠오르는데, 아쉽게도 도창하라는 물이 어디에 있는지 사방을 둘러보아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한 시간 가까이 지나 청해호에 거의 다다를 무렵 유채꽃이 피어 있는 곳에서 잠시 내려서 휴식을 취한다. 노란 색감이 아름답지 않은 것이 아니지만 이런 천편일률의 풍경에 그리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편인데, 여인들은 아이들마..

안동 병산서원, 병산과 낙동강을 병풍으로 두른 최고의 건축미

7년 전 겨울, 하회마을을 찾았던 나는, 30여 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강길을 따라 병산서원으로 걸어서 간 적이 있다. 마을 사람에게 물어서 가는 길이 있다는 걸 확인하고서 출발한 것이다. 화산(花山) 중턱까지 넓은 임도로 가다가 이내 가파른 산허리로 접어드는 오솔길은 강을 바라보며 ..

창덕궁 (2) 희정당, 대조전과 경훈각, 성정각·희우루와 관물헌

선정전을 바쁘게 돌아보고 나니, 나보다 앞서 갔던 일행들은 벌써 사라지고 없습니다. 후원은 3시부터 돌아보기로 예약되어 있다니 모두 그 쪽으로 이동해 간 모양입니다. 정전 옆에 자리잡고 있는 임금과 왕비의 침전이 있는 공간부터 다 둘어 보고 가는 것이 순서상 자연스럽겠지만 시간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는 일... 그러나 희정당과 대조전, 그리고 성정각 등 선정전의 동쪽에 있는 내전과 동궁 등 전각들을 먼저 소개하고자 합니다. 선정전 동쪽, 맨 앞에는 선정전과 더불어 임금의 집무 공간이자 침실이 있었던 희정당(熙政堂)이 있고, 그 뒤쪽으로는 임금과 왕비의 침전인 대조전(大造殿)이 있으며 그 뒤 북서쪽에는 대조전과 연결된 경훈각(景薰閣)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희정당 동편에는 성정각(誠正閣) 등 부속 건물이 있..

중국 산동 (5) 중국인들의 정신적 근원, '오악독존' 태산에 오르다

이위안(沂源)의 구천동 동굴을 돌아본 다음 버스는 숙소가 있는 타이안(泰安)을 향한다. 지난(濟南) 방향으로 달리다 긴 터널을 지나고 칭란고속도로(靑蘭高道)를 벗어나 봉화산(蓬花山) 풍경구 쪽 도로로 접어든다. 붉은해가 서산 너머로 숨어든다. 여행은 동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타이안까지 거의 100여분이나 달리는 동안 나와 몇몇 사람들은 한선생이 구천동에서 산 만화경(요지경)놀이에 빠져들며 지루함을 달랜다. 7시 50분쯤에 타이안시의 한국식당에 도착한다. '설악산'이란 이름의 식당에서 김치찌개로 저녁식사를 한다. 이국 땅의 한국식 음식이라 어딘지 좀 어설픈 맛이지만 늦은 저녁이라 맛있게 먹는다. 태산맥주라는 생맥주를 곁들여... 저녁을 먹고 밖으로 나오면서 보니 옆집이 발마사지하는 집이다. 가이드 봉일씨는..